[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한 고(故)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일생을 한진그룹의 성패와 함께했다. 대한항공 입사 후 45년간 영욕의 세월을 보냈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이 이날 새벽 0시 16분 LA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사인은 폐질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구 및 장례 일정과 절차는 추후 결정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했다.

조 회장은 LA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으며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1949년 3월 8일 인천에서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조 회장은 . 경복고와 인하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한 그는 1989년 한진정보통신의 사장에 올랐고, 1992년에는 대한항공 사장이 됐다. 1996년에는 한진그룹 부회장, 1999년에는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거쳐 2003년에는 한진그룹 2대 회장을 맡아 계속 경영으나, 지난 3월 27일자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되면서 20년 만에 경영권을 놓게 됐다.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 입사 이래 항공·운송사업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전문가로 업계 안팎에서 평가받는다.

1980년 2차 오일쇼크 당시에 항공기 구매를 계획대로 진행하고, 1997년 외환위기에 따른 영향에도 유리한 조건으로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대한항공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전 세계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들이 회원인 국제협력기구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집행위원회(BOG) 위원, 31명의 집행위원회 위원 중 별도 선출된 11명의 전략정책위원회(SPC) 위원으로 활동하며 올해 서울에서 열리는 IATA 총회 개최에도 기여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한진그룹을 재계 14위로 끌어올린 조 회장이지만, 마지막은 좋지 않았다. 부정 청탁, 뇌물 수수,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부인 이명희 이사장을 비롯해 1남 2녀의 자녀들이 불법 행위를 저지르거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땅콩 회항’으로, 차녀인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은 ‘물벼락 갑질’로 논란을 빚었다.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노인 폭행에 난폭운전 전적이 있다. 이명희 이사장은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등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비판을 받았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조양호 회장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 재판 일정은 피고인의 사망으로 ‘공소 기각’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