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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선 비보에 연예계 애도 물결...부친의 '지식인' 답변과 자신의 '행복론' 재조명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20.11.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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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개그우먼 박지선이 향년 36세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에 소셜미디어에는 충격에 휩싸인 연예인과 팬들의 애도 물결이 너울지고 빈소에는 슬픔에 잠긴 동료들의 추모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지선은 2일 오후 1시 44분께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박지선의 부친이 모녀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이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두 사람 모두 숨진 상태였다. 

박지선 씨가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 관계자가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선 씨가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 관계자가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현장에선 박지선의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노트 1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족의 뜻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을 예정이다.

경찰은 극단적인 선택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박지선은 평소 지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최근 모친이 상경해 함께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외부침입 흔적이 없고 유서성 메모가 발견된 점 등으로 보아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의 의사를 존중해 부검을 실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개그맨 안영미는 이날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를 진행하던 도중 비보를 접하고 "네? 네?"라고 되묻더니 급히 자리를 비워 대신 뮤지와 송진우가 방송을 마무리했다. 

KBS 22기 공채 개그맨 김원효는 소셜미디어에 "아니길 바랐지만…지선이를 위해 기도해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기도하는 사진을 올렸다. 오지헌도 SNS에 기도하는 손 사진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옥동자' 정종철은 흑색의 사진을 게재하며 각각 "꿈이었음 좋겠다. 지선아…"라고 애도했다.

방송인 허지웅은 "책에서 발췌한 구절이다. 책은 읽지 않아도 된다. 주변의 힘든 이웃들에게 공유해 달라"며 "박지선과 어머니의 명복을 빈다"고 SNS 애도에 동참했다.

개그우먼 박지선과 그의 모친의 빈소가 2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연합뉴스]

배우 박정민은 조문객을 받기도 전에 빈소인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고인과 고려대학교 동문이자 절친한 사이인 그는 빈소 앞에 붙은 박지선과 박지선 어머니의 사진을 보고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KBS 2TV에서 박지선과 '개그콘서트'에 함께 출연한 개그맨 박성광과 김민경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외에도 2PM 준호, 영화평론가 겸 작가 허지웅, 펭수, 배우 백진희, 가수 신지, 슈퍼주니어 이특, 방송인 홍석천, 장성규 등 많은 연예인들이 박지선을 추모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딸을 향한 사랑이 느껴지는 박지선 부친의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박지선의 부친은 2008년 9월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인'에 남겨진 '박지선은 진짜 여자냐'는 장난스러운 질문에 고인의 생년월일과 한자 이름, 태어난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쓴 뒤 초·중·고 시절의 우수한 성적, 원만한 교우 관계 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버스 기사님께 인사하는 개그맨, KBS 경비 아저씨께 인사 잘하는 개그맨, 박지선은 개그맨 선후배 사이에서도 좋게 평가받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박지선은 속이 깊고 겸손하고 남을 많이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라며 "내 딸 박지선의 건강과 무궁한 발전이 함께하길 바란다. 아픔을 겪고도 좋은 대학교에 갔던 것처럼 어떤 역경이 닥쳐온다고 해도 박지선은 헤쳐나가리라 본다"고 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코미디언 김원효 인스타그램, 영화평론가 겸 작가 허지웅 인스타그램 게시물 [사진=김원효, 허지웅 인스타그램 캡처]
코미디언 김원효 인스타그램, 영화평론가 겸 작가 허지웅 인스타그램 게시물 [사진=김원효, 허지웅 인스타그램 캡처]

박지선은 고려대 교육학과(국어교육) 4학년에 재학중이던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방송계에 들어섰다. 2012년 인터뷰에 따르면 당시 노량진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그는 “한달 지나니 답답해 미쳐버릴 것 같아서” 개그맨 시험에 응시했는데 단번에 합격했다. KBS 연예대상 신인상을 시작으로 이후 우수상, 최우수상까지 모두 휩쓸어 차세대 개그우먼으로 떠올랐다.

"참 쉽죠잉~?" 같은 유행어도 다수 남겼던 박지선은 햇빛 알레르기가 있어 화장을 아예 못한다는 사실을 숨기기보다 오히려 개그 요소로 활용했는데, "분장으로 더 많은 개그를 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한 천상 희극인이었다.

"저는 남을 웃길 수 있다는 게 제일 행복해요. 앞으로도 어떤 선택을 하든 저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겁니다."

소속사나 매니저 없이도 꿋꿋하게 지성과 재능을 겸비한 팔색 매력으로 팬들에게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하던 2015년 2월 EBS '지식채널e'와 인터뷰에서 이같은 자신만의 행복론을 펼쳤던 터라 그가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비보는 연예계와 팬들에 먹먹함을 남긴다.

[그래픽=연합뉴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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