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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얻지 못한 별명 '우승택'…박용택, 무관으로 19년 현역 마감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20.11.0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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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끝내 ‘우승택’이란 별명을 얻진 못했다. ‘별명 부자’ 박용택(41·LG 트윈스)이 무관으로 19년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박용택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0 KBO리그(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3전 2승제) 2차전서 팀이 7-8로 따라붙은 8회말 무사 1루서 유강남의 대타로 타석에 등장했다.

적시타 한 방이 절실했던 순간, 박용택은 두산 우완 투수 이영하의 초구 높은 속구에 배트를 휘둘렀다가 3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돌아섰다. 두산 3루수 허경민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 불펜 근처까지 뛰어가 타구를 잡아냈다.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무사 주자 1루 상황에서 LG 박용택이 3루 방면 파울 플라이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가 9회초 추가점을 내주고 7-9로 져 시리즈 전적 2패로 탈락하면서 박용택의 프로 생활도 막을 내렸다.

2002년 4월 16일 인천 문학구장(현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프로 첫 경기에 출장한 이래 한국시리즈 우승만을 위해 달려온 장기 레이스를 만 19시즌, 날짜로는 6778일 만에 끝냈다.

박용택은 LG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올 시즌 후 은퇴하겠다고 예고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식장이 은퇴 무대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 하나로 2년을 버텼다.

그러나 우승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LG는 7년 전 플레이오프 때처럼 ‘가을 두산’을 넘어서지 못했다.

박용택은 역시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김태균(38·전 한화 이글스)만큼이나 별명 부자였다. '김도망', '김출루' 등 다양한 애칭을 종합한 '김별명'으로 불린 김태균처럼 박용택도 '눈물택', '용암택' 등 상황에 따른 다채로운 닉네임으로 사랑을 받았다. 우승 반지를 못 끼고 아쉽게 현역에서 물러난 점도 둘의 공통점이다.

박용택은 LG의 암흑기를 지탱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20여년간 박용택이 쌍둥이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동안 김성근, 이광환, 이순철, 양승호(대행), 김재박, 박종훈, 김기태, 양상문, 그리고 류중일 등 감독 대행을 포함해 9명의 감독이 LG의 사령탑에 앉았다.

그만큼 LG 야구는 오랜 기간 안 풀렸고, 한국시리즈에서 또 뛰고 싶은 박용택의 바람은 허무하게 사라졌다.

지난 10월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삼성전. 박용택이 2-2로 맞선 9회말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서 안타를 치며 프로야구 최초 2500안타를 달성했다. 10회초 시작에 앞서 박용택이 2500안타 달성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용택은 신인이던 2002년 딱 한 번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LG를 한국시리즈로 끌어올린 이가 박용택이었다. 당시 KIA 타이거즈와 벌인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350에 2홈런 4타점을 올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한국시리즈에서 2승 4패로 밀려 2002년 삼성 라이온즈에 우승 트로피를 내준 박용택은 훗날 기쁨의 샴페인을 기대했다.

박용택이 다시 가을야구를 경험하기까지 11년이 걸렸다. 긴 암흑기를 벗어난 LG는 2013년을 시작으로 2014년, 2016년 세 번 한국시리즈 직전 관문인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그때마다 두산, 히어로즈, NC 다이노스의 벽을 넘지 못해 주저앉았다.

박용택도 더는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2년의 활약을 떠올리기엔 너무나 아득한 세월이었다.

비록 프로에서 우승을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박용택은 그에 못지않게 소중한 기록들을 남겼다. 타자 통산 최다 경기(2236경기), 최다 안타(2504개), 역대 2루타 3위(441개)의 금자탑을 쌓았다. 통산 타율은 역대 16위인 0.308이다. 2004년 처음으로 시즌 타율 0.300을 달성한 이래 3할만 11번을 쳤다.

선수로 30년 이상 뛴 1막을 막 마친 박용택은 은퇴 후엔 미국, 일본에서 선진 야구 연수를 희망한다. 이론과 실력을 겸비한 지도자로 현장에 돌아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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