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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폰 접고 모빌리티·가전 집중…'구광모표 실용주의' 가속페달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4.0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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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LG전자가 5일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은 2018년 6월 취임 때부터 ‘선택과 집중’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구광모 회장의 결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수년간 수익성이 좋지 않았던 사업을 정리하고 앞으로 회사의 먹거리가 될 사업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철수한 것은 1995년 LG정보통신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이다. 경쟁사 대비 스마트폰 시장에 늦게 진입한 LG전자는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누적 5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했고, 결국 오는 7월 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이날 이사회를 통해 결정했다.

구광모 LG 회장. [사진=LG 제공]

이처럼 LG전자가 20년 이상 달려온 휴대폰 사업에 마침표를 찍는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그룹 총수인 구광모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LG는 구 회장 취임 직후인 2018년 9월 LG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사업 부문을 분할해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세리스템즈, LG디스플레이 조명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수처리 자회사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 등을 연이어 정리하거나 팔았다.

지난해엔 중국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과 LG화학 LCD(액화표시장치)용 편광판 사업을 매각했다. 삼촌인 구본무 고문을 중심으로 LG하우시스·LG상사 등이 그룹에서 분리돼 신설 지주회사로 새 출발하게된 것도 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꼽은 것 중의 하나는 전장 사업이다. 권봉석 LG전자 CEO 사장은 지난 1월 열린 ‘CES 2021’에서 “우리의 목표는 산업계의 선도적 자동차 부품 및 솔루션 공급사 중 한 곳이 되는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이 LG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핵심 동력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전장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LG전자는 2018년 8월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 인수를 시작으로 전장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쓰고 있다. 최근 스위트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와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알루토’를 출범했으며, 오는 7월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세운다.

마그나 합작법인 출범을 기점으로 전장 사업은 인포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하는 VS사업본부, 램프 사업을 영위하는 ZKW, 파워트레인 담당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등을 축으로 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전자와 마그나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생활가전(H&A)의 포트폴리오 개선에도 힘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부터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까지 전문 역량과 다량의 특허를 보유한 만큼, TV·냉장고·에어컨 등 가전과 연결된 스마트홈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 측은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더라도 미래 준비를 위한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R&D)은 멈추지 않는다”며 “6G(6세대) 이동통신·카메라·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은 차세대 TV·가전·전장부품·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에 CTO 부문을 중심으로 R&D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영위한 MC사업본부 인력을 VS사업본부, 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LG에너지솔루션 등 전장·배터리 계열사로 전환 재배치해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 전장 사업의 세 기둥 중 하나인 VS사업본부가 향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VS사업본부는 반도체 수급 문제가 단기 불확실성으로 남아있지만, 수주 잔고 60조원에 기반한 장기 성장의 방향성은 명확하다”며 “LG이노텍을 제외한 별도 기준으로 VS사업본부의 외형이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3%로 전년 대비 2%포인트 뛴 후 내년 15%로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 하반기 구조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뒤 내년 영업이익이 40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전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달하게 된다”고 VS사업본부가 단기간에 실적을 크게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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