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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한화그룹 체질개선 가속도…방산·태양광·우주에 '플랜 촘촘' 화학까지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4.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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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한화가 지난 2월 김승연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체질 개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에는 방산과 태양광을 두 축으로 했다면 이제는 우주와 화학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화학 분야에서는 질산 사업의 안정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장기적인 비전도 세웠다.

질산 공장 증설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향후 탄소배출권 등 친환경 사업으로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는 현재 12만톤인 질산의 생산 규모를 2년 뒤 52만톤까지 늘린다고 19일 밝혔다. 2023년까지 총 1900억원을 투자해 전라남도 여수산업단지에 질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한화의 질산 생산량은 52만톤으로 크게 늘어나는데, 이중 39만톤은 자체 소비용 물량뿐만 아니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증착 및 세정용 소재로 활용된다.

㈜한화의 질산 활용 계획. [자료=㈜한화 제공]

한화 측은 “단순히 생산량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정밀화학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질산 설비 증설은 앞서 한화솔루션이 발표한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수직 계열화 구축 및 이소시아네이트 사업 확장 계획과 연계된다는 분석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30일 1600억원을 투입해 연 18만톤의 질산유도품(DNT)을 생산하는 공장 설립 계획을 내놓았다. 18만톤 DNT 제조 시 연 13만톤의 질산이 필요하다. 질산과 톨루엔의 화학반응으로 생산하는 DNT는 가구 내장재, 자동차 시트의 폴리우레탄 제조에 사용되는 TDI의 원료다.

한화와 한화솔루션은 이번 투자로 ‘질산-DNT-TDI’로 이어지는 ‘질산 밸류체인’을 구축해 수익성을 키울 수 있게 됐다. 향후에는 질산을 활용한 고성능 복합소재 등의 생산에도 나선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투자로 인한 연 기대수익은 매출 1000억원 이상, 영업이익 200억원 내외 수준인데 업계에서는 탄소배출권 관련 실적 등을 포함하면 기대 영업이익은 4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한화가 화학사업에 대한 플랜을 촘촘하게 세웠기 때문에 기존 방산·태양광·우주에 이은 또 하나의 먹거리를 확보했다는 이야기가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특히 질산 설비를 증설하는 것이 향후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는 효과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 역량 강화를 꾀하는 김승연 회장의 기조와도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에 앞서 한화는 그룹에서 방산·우주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시스템에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시스템의 최대 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이치솔루션이 총 7317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한화시스템은 올해부터 3년간 저궤도 위성통신에 5000억원, 에어모빌리티 사업에 4500억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25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저궤도 위성통신과 에어모빌리티(에어택시)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친다.

증권가에서는 방산 부문에서의 양산 매출이 늘었고, 지난 분기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판관비 감소 효과가 지속되면서 한화시스템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시스템이 올해 1분기 매출 3261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5%, 29.5% 늘어난 수치다.

한화의 '질산 밸류체인'. [자료=㈜한화 제공]

한화는 올해 들어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을 키우는 작업에 심형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까지 차세대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2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기술을 개발 중이다. 석유·천연가스 등으로 생산하는 그레이 수소와 달리 그린수소는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한화솔루션은 내년 하반기부터 상업 운전을 목표로 총 300억원을 투입해 강원도·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함께 그린수소 생산단지를 추진한다.

이처럼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정밀화학 분야로도 손을 뻗치고 있는 한화의 행보에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별도사업 부문의 한계사업 정리, 올해 고수익 성장산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체 사업의 경우 증설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한화는 지난해 11월 산업용 화약과 무역 부문을 통합해 글로벌 부문을 출범했는데, 이번 질산 공장 확장은 글로벌 부문의 매출 및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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