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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계, 중금리·핀테크·시너지효과 앞세워 '자산 100조시대' 재촉
저축은행업계, 중금리·핀테크·시너지효과 앞세워 '자산 100조시대' 재촉
  • 곽호성 기자
  • 승인 2021.05.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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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곽호성 기자]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92조원으로 전년보다 19.2% 늘어나 1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 또한 1조4054억원으로 10%가량 증가했다. 2011년 저축은행사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저축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성장가도를 달리며 금융권에서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같은 저축은행들의 폭풍성장 배경에는 중금리, 핀테크, 시너지효과를 꼽을 수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계열 저축은행 중 KB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기준 순익은 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2% 늘어났다. 1분기 대출잔액은 1조7774억원으로 1911억원 증가했는데, 지난해 내놓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키위뱅크’ 등을 통해 대출이 증가했고, 자연스럽게 이자 이익도 함께 늘어났다.

저축은행 홍보 포스터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제공]
저축은행 홍보 포스터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제공]

하나저축은행도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 동기보다 174.9% 늘었고 순익은 52억원이다. 하나저축은행은 2018년부터 기업대출 중심 영업에서 가계대출 중심 영업으로 바꿨다. 1금융권 대출규제가 이어지자 저축은행에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실적이 좋아졌다. 

2011년 저축은행사태 이후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계열 은행과 연계 영업을 하면서 실적을 호전시켰다. 시중은행들이 잡지 못한 중금리‧고금리 금융소비자들을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많이 끌어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축은행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성장에도 중금리 대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자산은 11조2552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5676억원(29.5%) 불어났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고도성장의 비결에 대해 “중금리 확대, 디지털화를 통한 비용절감, 중소기업 금융지원 확대”라고 설명했다. 

증권사가 인수한 저축은행들은 대체로 증권사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급성장했다. 증권사는 저축은행을 활용해 스탁론(stockloan) 같은 여신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다. 스탁론은 고객 증권계좌나 예수금을 담보로 잡고 주식을 살 수 있는 돈을 빌려주는 금융서비스다. 

자본시장법에는 증권사가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여신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해 여신업무를 할 경우 여신사업 규모를 더욱 확장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증권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갖는 경향이 커졌다.   

키움증권은 2012년 삼신저축은행에 이어 2016년 TS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삼신저축은행은 키움저축은행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TS저축은행은 키움예스저축은행으로 바뀌었다. 키움증권은 이들 저축은행들을 활용해 신용공여 이자 수익을 높였다. 키움증권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2012년 435억원, 2017년 1206억원, 2020년 1480억원으로 늘어났다.

웰뱅 3.0 화면 [사진=웰컴저축은행 제공]
웰뱅 3.0 화면 [사진=웰컴저축은행 제공]

유안타저축은행은 2016년 인수 시점의 자산이 2573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말에는 4944억원이 돼 자산규모가 2배 이상 커졌다. 유안타금융그룹은 한신저축은행을 사들여 유안타저축은행을 만들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자산이 4조5566억원이었다. 예성저축은행 흡수 합병 전인 2013년 말 자산은 1조2162억원이었다. 7년 만에 자산이 3조원 이상 불어났다. 

핀테크를 적극적으로 사업에 활용해 효과를 내기도 한다. 웰컴저축은행은 국내 저축은행 중 지난해 기준 자산규모 5위(4조2798억원)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2018년 업계 최초로 모바일 풀 뱅킹 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웰뱅)를 출범시켰다”며 “웰뱅은 지난 2월 다운로드 수 200만건을 돌파하며 업계 대표 모바일 뱅킹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