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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20년만에 슈퍼사이클 재진입하나…실적고전에도 고개 드는 낙관론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5.0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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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에 모처럼 봄바람이 불고 있다. 2003년 이후 20년 만에 ‘슈퍼사이클’(장기적인 호황기)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져서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72억달러(7조9800억원)어치를 수주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배에 달한다. 비록 1분기 회사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줄었지만 연초부터 이어진 수주 러시로, 이것이 실적에 반영되는 1~2년 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퀀텀 점프’(대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6815억원, 영업이익 67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이 3%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44.5%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6.7% 줄어들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16년 인도한 초대형LPG선.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올 들어 잇단 수주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한 한국조선해양이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부진한 성적표를 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조선사들이 수주 계약을 체결하고 건조에 들어가 인도까지 1~2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수주 랠리가 실적에 반영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수주 실적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당장 1분기 성적표는 썩 만족스럽지 않지만 지난달까지 수주 실적이 완전히 반영되는 2023년에는 슈퍼사이클에 접어들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1~4월 총 86척의 선박을 수주한 계약금액이 72억달러(약 7조9800억원)에 달한다. 금액 기준으로 지난해(12억9000만달러)보다 6배나 늘었다.

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대부분의 조선사가 2.5년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어 매우 안정적인 상황”이라며 조선업의 현 주소를 알린 뒤 “회사에서는 (슈퍼사이클 시점인) 2003년 초입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문의되고 있는 선종·선형이 매우 많고 다양해 여름휴가 전까지는 꾸준히 발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003년 당시 저가 수주한 적이 있으나 이후 빠르게 소진되면서 수주 물량이 올라간 적이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 속도 등에 불확실성이 있으나 과거와 같은 사이클이 다시 올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조선해양 로고. [사진=한국조선해양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이처럼 한국조선해양이 희망의 뱃고동을 울린 데에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이 적잖은 공헌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전 세계에서 총 50척의 LPG선이 발주됐다. 이 중에서 우리나라가 37척을 수주해 점유율이 74%에 달한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이 LPG선 28척을 수주했는데, 단일 업체로 글로벌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싹쓸이한 셈이다.

선박 가격도 조금 올랐다. 클락슨리서치의 5월 신조선 선가지수는 132.71로 지난해 1월(129.76) 대비 2.3%포인트 올랐다. 이달 13만~14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은 1억1300만달러로 지난해 1월(1억900만달러)보다 4% 올랐다. 또 이달 17만4000㎡급 대형LNG운반선 가격은 1억8800만달러로 지난해 1월(1억8600만달러) 대비 소폭 상승했다.

증권가에선 선박 가격 상승과 맞물려 한국조선해양이 선형별로 추가 수주를 따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선 건조가 가능한 글로벌 조선소들의 곳간이 채워지면서 신조선가 상승 움직임이 빨라질 전망”이라며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선박 발주 업황을 주도한 컨테이너선의 경우 선형별로 발주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추가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고, 선종별로도 발주세가 확산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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