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곽호성 기자] 시중은행들이 Z세대 마음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Z세대는 시중은행들에는 미래 고객이고, 앞으로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할 주체이기에 핵심적으로 공략해야 할 대상이다.
저출생 고령화 현상 심화와 경제적 자립을 통해 조기 은퇴하려는 파이어족의 등장,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재테크 문화 확산, 빅테크의 거센 공세, 인터넷은행의 활발한 마케팅 등도 시중은행들이 Z세대 공략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대학생 봉사단‧홍보대사 프로그램 운영, 군입대자 전용카드(나라사랑카드) 출시, 대학 주거래은행 확보 등으로 젊은이 대상 마케팅을 했던 차원에서 벗어나 디지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Z세대 고객들을 잡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간편 뱅킹 앱 ‘리브(Liiv)’를 Z세대 전용 앱으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10대 학생들은 주민등록증이 없어 비대면 실명 확인을 해야 하는 각종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민은행은 이런 불편을 해결해 Z세대에 다양한 금융 경험을 주는 플랫폼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Z세대에 대해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금융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특징이며, 게임의 요소를 접목한 게이미피케이션 금융 서비스와 활동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며 "디지털 콘텐츠, 쇼핑,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자에게 맞춤화된 큐레이션 문화에 익숙하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별해 제안해주는 것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하나은행도 Z세대에 특화한 플랫폼을 현재 개발, 출시 준비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을 선호하는 Z세대를 위해 디지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금융서비스에서 벗어나 젊은 소비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통해 여러 디지털 혁신 서비스를 지속 개발해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10대 고객 전용 선불 전자지급수단인 ‘카카오뱅크 미니’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만 14~18세 청소년 전용으로 내놓은 카카오뱅크 미니는 현재 가입자 수가 79만명이다. 서비스를 내놓은지 7개월 만에 청소년 인구(233만명) 3분의 1이 가입했다.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Z세대 공략에 나선 이유는 △미래고객 선점 △저출산 고령화 대응 △파이어족의 등장 등 재테크 일상화 대응 △빅테크 공세 대응 △인터넷은행 마케팅 대응 등을 꼽을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소비가 정착되고 간편결제가 대중화됐다. 간편결제 서비스 사용시 은행 통장을 연결해 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중은행들은 Z세대들에게 자신들의 이미지와 서비스를 각인시켜야 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Z세대들을 빅테크에 빼앗길 경우 Z세대보다 젊은 고객들이나 Z세대의 부모 고객들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과거에는 젊은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인기 청춘스타 모델을 기용하거나 대학생 봉사단‧홍보대사 운영, 대학 주거래은행 확보, 군입대자 카드 경쟁 등을 했지만 요즘은 모바일 앱, 인스타그램 공략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농협은행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현재 77만명이다. 신한은행 22만명, 국민은행 16만3000명, 우리은행은 7만6000명, 하나은행은 5만4000명 등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인스타그램 증강현실(AR) 필터를 활용한 ‘반짝반짝 20대, 상큼하게 변신헤이영’ 캠페인을 진행했다. ‘헤이영’은 신한은행의 20대 대표 금융 브랜드다.
금융권에서는 저금리 시대에 살면서 재테크 열풍에 노출되고, 경제 및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은 세대가 Z세대이므로 은행에도 높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Z세대 공략 마케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