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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예적금 0%대 금리 속출...늘어나는 요구불예금에 자금조달 쏠림

  • Editor. 김지훈 기자
  • 입력 2021.05.2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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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4대 시중은행 예·적금 상품 금리가 속속 0%대로 떨어지고 은행에 일시적으로 예금하는 요구불예금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금리 혜택이 줄어든 예·적금 해지 고객이 많아지고 증시, 코인 열풍 속에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언제든 빼서 쓸 수 있는 요구불예금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중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여기 저기로 떠도는 단기 부동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자를 거의 지급하지 않는 요구불예금이 늘어날수록 예대율 관리가 수월해지고, 예·적금보다 조달비용 역시 낮아져 이익이 증가하게 되는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당분간 수익성 개선에 요구불예금이 '효자손'이 될 전망이다. 

24일 우리은행 공지에 따르면 '우리 200일 적금'의 기본금리를 기존 1%에서 0.8%로 0.2%포인트 내리며 0%(제로금리) 상품이 됐다.

다른 시중은행도 예·적금 금리변동으로 인해 제로금리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각 은행 홈페이지 기준으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예금상품의 경우 연 0.7%~1.17% 수준이며, 적금은 연 1.15%~5.6%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예금은 연 0.10%~0.85%, 적금은 연 0.65%~5.70%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예금상품 연 0.55%~1.30%, 적금상품 연 0.85%~4.50%였다. 우리은행은 예금 0.50%~1.37%, 적금0.80%~7.00%까지 폭이 넓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차주들은 예·적금 금리를 볼 때 홈페이지를 많이 참고하는데 국민은행의 경우 우대금리가 포함돼 금리 표기가 되고 있다"며 "예·적금의 경우 0%대 금리 상품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별로 금리 표기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우대금리가 포함된 금리인지 기간은 어떻게 되는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3~7%대의 고금리를 주는 적금상품들도 있지만 특정 직업군, 타사와 제휴된 상품들로 다수가 금리 혜택을 누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시중은행 대다수의 예·적금 상품은 0%대 상품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2021년 3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0.86%이었다. 지난해 5월 연 1.07% 이후 6월(0.89%)부터 지난 3월까지 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정기예금은 0.83%, 정기적금은 1.15%로 각각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5월부터 기준금리를 연 0.5%로 고정해오고 있다.

이처럼 금리가 0%대로 하락하자 중도에 예·적금을 해지하는 고객도 많아졌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신한, KB, 하나, 우리, NH)의 정기예금은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규모는 지난해 3월 말 652조원이었다가 석달 뒤에는 636조원으로 소폭 감소하던 지난달 말에는 614조원까지 내려갔다.

반면 요구불예금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왔다.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규모는 지난해 3월 491조원에서 6월에는 534조원으로 급증했고, 지난달 말 잔액은 626조4790억원을 기록하며 정기예금 규모를 앞지르기에 이르렀다. 이달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져 지난 14일 기준으로 654조8458억원을 기록했다. 

이 자금은 주식·가상자산 등의 투자 열풍으로 인해 은행에 잠시 머물다가 빠지고 되돌아오길 반복했다. 지난달 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81조원)을 모았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증거금이 지난 3일 환불됐고, 그 돈은 은행으로 유입됐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투자가 주춤한 영향으로 시중은행 요구불예금이 급증했다.

4대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예금은행 요구불예금 추이.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자금조달의 80~90% 비중을 차지하는 예금 가운데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의 비중이 50대 50 정도였던 것이 최근에는 요구불예금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자금조달의 비용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시중은행들이 요구불예금의 증가를 반길 수 있다"며 "정기예금의 경우 현재 금리가 떨어져도 0.8~1.0% 수준이지만, 요구불예금은 0.1~0.2%로 사실상 금리가 제로 상태라 은행들 입장에서는 요구불예금은 조달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높이지 않는 속내에 대해 "코로나19로 예대율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라며 "금융당국이 지난해 4월부터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위해 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인 예대율 규제를 기존 100%에서 올해 연말까지 소폭 완화하기로 하면서 시중은행들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이 조달비용이 낮아지면서 시중은행들은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소폭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NIM은 1.56%로 전분기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이어 신한은행(1.39%), 하나은행(1.36%), 우리은행(1.35%)도 같은 기간 각각 0.02%포인트씩 상승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금리가 바닥 수준인 요구불예금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은행의 입장에서는 예·적금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여신이 증가하고 있으며 요구불예금을 통해 조달비용은 낮아져 은행들의 수익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금융권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저금리 기조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최저 금리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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