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대기업 직원 수가 1만여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들이 공채 등 신규 채용을 줄였고,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기업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고용 형태도 정규직은 줄이고, 비정규직은 늘이면서 고용의 질이 악화됐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500대 기업 중 직원 수가 공개된 309곳의 올해 1분기 고용 현황을 조사해 26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직원 수는 총 120만3835명으로 2019년 4분기 대비 9756명(0.8%)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정규직 직원수가 114만3018명에서 113만1308명으로 1만1710명(1%) 줄어들었고, 비정규직 직원수는 7만573명에서 7만2527명으로 소폭 늘었다. 코로나19 여파 등의 영향으로 일자리 질이 나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20개 업종 중 절반을 뛰어넘는 14개 업종의 정규직 직원이 줄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종의 정규직 직원수는 7938명(7.6%)이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건설·건자재(-1150명), 식음료(-1283명), 은행(-2843명), 자동차·부품(-3193명), 조선·기계·설비(-3572명) 등 순으로 정규직이 많이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IT전기전자 업종은 동기간 정규직 직원이 5708명(2.3%) 증가했고 운송(603명), 공기업(636명), 제약(1352명), 서비스(3558명) 업종도 코로나·비대면 특수 영향으로 정규직을 늘렸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정규직은 지난 3월 말 현재 11만963명으로 2019년 4분기보다 6358명(6.1%) 늘어 직원 증가수에서 압도적 1위를 나타냈다. 이어 코웨이가 1703명(36%) 불어났고, SK하이닉스(884명), 삼성바이오로직스(777명), 엔씨소프트(645명), 네이버(617명), 대한항공(571명), 씨젠(436명) 등 순으로 정규직이 많이 증가했다.

반면 유통기업인 롯데쇼핑은 정규직이 2768명(11%) 줄었고, GS리테일이 2678명(31%)이 감소했다. 또한 두산(1366명), 현대자동차(1303명), 국민은행(1254명), LG전자(1227명)의 정규직도 1000명 이상 줄어들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보다 설비투자액(유·무형자산취득액)을 줄였지만, 연구개발(R&D) 투자는 늘려 신기술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분기 설비투자 총액은 35조71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5조9604억원보다 2505억원(0.7%) 감소했고, 같은 기간 R&D 투자액은 12조6033억원에서 12조7909억원으로 1876억원(1.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