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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국내 완성차, 기저효과에 수출 늘었지만...'반도체 보릿고개'에 내수판매 직격탄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06.0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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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지난달 현대자동차, 기아,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 같은달의 기저효과로 수출은 증가한 반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국내 완성차 공장 라인이 멈추며 내수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는 보릿고개를 겪어야 했다. 

지난달 마지막날이 돼서야 멈췄던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지엠 등의 공장 라인이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현대자동차는 수출에서 웃고 내수에서 울었다. [사진=연합뉴스]

◇ 현대차, 수출 늘었지만 반도체 품귀에 내수 감소

맏형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 32만3129대의 완성차를 판매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2.7% 증가한 호실적을 거뒀다고 1일 밝혔다. 해외시장에서는 67.7% 늘어난 26만1073대의 차량이 판매된 반면, 국내시장에서는 12.4% 줄어든 6만2056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지난달 호실적은 결국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낸 해외시장 판매의 공이다. 현대차 측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공장 생산 차질 및 판매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내수시장 판매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인한 생산 차질로 직격탄을 맞았다.

세단은 그랜저 7802대, 아반떼 6697대, 쏘나타 5131대 등 1만9723대가 팔렸다. 레저차량(RV)은 팰리세이드 5040대, 싼타페 3479대, 투싼 2988대 등 1만5981대가 판매됐다.

포터는 6930대, 스타리아는 3232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중대형 버스와 트럭은 2815대가 판매됐다. 특히 파비스, 마이티 등 차종의 판매 증가로 중대형 트럭의 판매는 전년 대비 31.2% 늘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 5584대, GV70 4336대, GV80 1531대 등 1만3031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한편, 판매 정상화를 위해 힘쓴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 권역별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주요 신차들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아도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내수시장에서 타격을 입었다. [사진=연합뉴스]

◇ 기아, 수출 74.2% 증가로 호실적...내수 감소는 못 피해

올해 호실적을 이어가던 기아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총 24만599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9.2% 증가한 호실적이다. 수출실적은 74.2% 증가한 19만8093대의 판매고를 올린 반면, 내수시장에서는 6.4% 줄어든 4만7901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스포티지(3만2322대)였고, K3(포르테)가 2만7784대, 셀토스가 2만974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의 해외 판매 상승 요인은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판매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차종별 해외 실적의 경우, 스포티지가 3만1486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이 되었고, K3가 2만4637대, 프라이드(리오)가 1만8377대로 뒤를 이었다.

내수시장에서는 역시 반도체 부족 현상 등의 타격이 컸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카니발(7219대)로 9개월 연속 기아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승용 모델은 K5 6034대, K8 5565대, 레이 3608대, K3 3147대 등 총 2만2077대가 판매됐다. 카니발을 포함한 RV 모델은 쏘렌토 6883대, 셀토스 3175대 등 총 2만1097대가 팔렸다. 상용 모델은 봉고Ⅲ가 4586대 팔리는 등 버스와 트럭을 합쳐 총 4727대가 판매됐다.

기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전용 전기차 EV6와 K8, 5세대 스포티지 등 경쟁력 있는 신형 차량을 앞세워 판매 모멘텀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차는 내수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수출은 XM3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사진=연합뉴스] 

◇ 르노삼성, 내수 반토막…XM3 덕에 수출 선전

르노삼성자동차은 지난달 총 1만348대를 판매하면서 지난해보다 13.3% 감소했다. 내수판매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56.2% 감소한 4635대를 기록한 반면, 수출은 XM3의 유럽 공급 확대에 힘입어 내수를 뛰어넘는 5713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320.7%라는 기록을 남겼다.

내수 판매는 QM6가 3081대의 실적으로 3개월 연속 월 3000대를 넘어섰으나 나머지 차종들이 부진했다. 특히 지난해 5월 5008대나 팔리며 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XM3 판매가 올해에는 984대로 줄었다.

수출에서는 XM3의 판매 호조 덕에 체면을 살렸다. XM3의 지난달 수출 물량은 4247대로 XM3 수출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선적이 이뤄졌다. XM3는 이달부터 유럽 28개 국가에서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라 더 큰 실적을 기대한다는 것이 르노삼성측의 설명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XM3가 뛰어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유럽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을 이어갈 수 있다면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회복과 임직원들의 고용 안정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한국지엠은 반도체 타격을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겪었다. [사진=연합뉴스TV]

◇ 한국지엠, 1만6428대 판매…반도체 타격에 전년비 33.7% 감소

한국지엠은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 1만6428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고 1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3.7% 감소한 수치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내수시장에 전년 동월 대비 23.3% 감소한 4597대, 수출에서 37.0% 감소한 1만1831대를 각각 판매하며 이중고를 겪었다.

차량용 반도체 칩 수급 차질에 따른 감산으로 인한 타격을 한몸에 받았다는 평가다.

쉐보레 스파크가 1647대 판매되며 한국지엠의 지난달 내수 판매를 이끌었고, 트레일블레이저는 전년 동월 대비 40.0% 증가한 1338대의 판매고를 올렸다는 게 위안거리다.

쉐보레는 지난달 트레일블레이저 광고 모델인 박재범과 함께 인스타그램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등 주 고객층인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쉐보레 볼트 EV는 5월 내수 시장에서 307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274.4% 증가세를 기록했다. 최근 쉐보레는 롯데그룹의 식품 계열사인 롯데푸드의 영업용 차량을 대량 수주했다.

올해 판매 종료를 앞둔 경상용차 다마스는 전년 동월보다 18.6% 증가한 344대가 판매됐다.

시저 톨레도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여러 대내외적인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쉐보레 스파크와 트레일블레이저가 국내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며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며 "콜로라도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트래버스, 볼트 EV 등 높은 완성도와 범용성을 갖춘 이들 모델들을 중심으로 개인은 물론 법인 고객들의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강조했다.

쌍용차는 기업회생 속에서도 꿋꿋한 행보를 이어갔다. [사진=쌍용차 제공]

◇ 쌍용차, 내수 줄고 수출 늘어...기업회생 속 꿋꿋한 행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는 지난달 8810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쌍용차는 앞서 4월말 상거래 채권단의 납품 재개 결의에 따른 생산활동 재개로 적체 물량을 해소하면서 전월 대비로는 101.1% 증가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내수 판매는 4956대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4.6% 감소했다. 쌍용차 측은 출고가 적체된 수출 물량 생산에 집중하면서 국내 판매가 작년보다 줄었으나, 4월에 비해서는 49.4%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판매가 전월 대비 50% 이상 증가했고 아직도 4000여대의 미출고 잔량이 남아 있다.

수출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4배 증가한 3854대로, 2016년 12월(6005대) 이후 5년만의 월 최대 실적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쌍용차는 지난 4월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022 티볼리'를 새롭게 선보였다.

쌍용차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 및 철강재 등 부품 수급에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 임직원들의 회생 의지를 모아 현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완성차업계는 반도체 보릿고개와 임단협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 아직 끝나지 않은 반도체 보릿고개와 위협요소들 

지난달 완성차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보릿고개를 겪으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일각에서는 멈춰 섰던 국내 완성차 공장 라인이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아직 불씨가 남아 있어 향후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한국지엠(GM) 경기 부평 1공장과 경남 창원 공장이 정상가동한 가운데 부평 2공장은 절반 감산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주력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 생산을 맡고 있는 부평 1공장 가동만으로도 한국지엠의 수출은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보인다. 

잇단 가동 중단을 맞았던 현대자동차의 충남 아산공장도 지난달 27일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갔고, 앞서 기아도 지난달 17∼18일 광명 소하리 2공장을 정상가동하면서 내수 생산을 재개했다. 

하지만 이처럼 완성차업계의 공장들이 재가동돼도 반도체 수급 부족이 언제 또 문제가 될지 모른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아울러 가장 큰 고민인 임단협도 남아 있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 일자리 유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면서 고용유지를 위해 국내 공장 투자를 우선해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그룹이 2025년까지 미국에 8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지엠 노조도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각종 수당 신설, 특별 요구안 등을 제시한 가운데, 특별요구안에 포함된 부평 1공장에서의 연간 23만대 이상 생산과 신차 투입 확약 요구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노조 파업과 사측의 직장폐쇄 등으로 지난해 임단협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구조조정과 완전고용의 평행선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임단협이 이어질 것"이라며 "반도체 품귀와 함께 파고를 헤쳐나가야 할 노사가 임단협마저 늦어지면 짊어지게 될 짐도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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