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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건설·제강업계, 천정부지 철근값에 커지는 수급 위기론 실체는?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06.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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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최근 철근 기준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에 건설업계와 제강업계 일각에서 7월 철근 수급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철근 수입이 원활하지 않아 제강사들이 국내 철근 공급을 전담하면서 현대제철의 철근 가동라인이 중단되는 악재까지 겹쳐 빚어진 사태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이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는데 차질이 빚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4~5월이 통상적으로 품귀현상이 잦은 시기이고, 7월부터는 사실상 비수기라 이후부터는 수급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6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3~4월 종합건설공사를 대상으로 수급 불안에 따른 공사중단 현장 수를 조사한 결과 총 59곳에서 공사중단이나 공정지연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건설 현장에서는 주로 10㎜두께 보통철근(D10㎜)을 쓰는데, 해당 철근의 평균 유통가격이 지난달 21일 기준으로 톤당 110만원을 기록하면서 2008년 '철근 대란'보다도 높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건설업계가 철근 품귀 현상으로 인해 공사에 차질을 빚는 등 비상이 걸렸다. [사진=연합뉴스]

이를 두고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철근값이 올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수급이 이렇게까지 품귀현상을 빚은 건 처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2008년에는 4대강사업, 보금자리 주택건설사업의 영향으로 공사 현장이 많았던 만큼 중국산을 수입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철근 수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강사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가진 현대제철의 철근 가동라인이 한동안 멈추면서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큰 타격을 받은 건 대형 건설사보다는 중소·중견 건설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 상황은 대기업보다 중견 및 소규모 건설사와 공사현장에서 받는 타격이 더 크다"며 "국산도 쓰기 힘들고 일본산이나 중국산도 구매하기 힘든 상황이다 보니 공사를 멈추면서 공기가 지연되고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형 건설사들은 국내 철강사들과 분기별로 가격 협상을 거치다 보니 수급난과는 거리감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다음달에 더 큰 철근 수급 부족 현상이 올 것이라는 위기론을 내놓기도 한다. 7월이 통상적으로 3분기 기준가격의 시작점이라 가격 인상이 필연적인 데다 사재기 현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7개 제강사의 이달 철근 판매목표량은 93만톤, 생산 계획량은 90만톤이라는 점을 들어 현재 16만톤에 달하는 재고량이 13만톤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이마저도 더 감소 요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제철의 당진공장 가동중지가 한동안 이어져 철근 품귀가 더 가속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이같은 위기론과 관련해 철강사의 한 관계자는 "4~5월은 통상적으로 건설사들이 건물을 지을 때 지하층 공사를 하고 건물을 올리는 시기인데, 특정규격(10㎜) 철근이 많이 나가 품귀현상이 종종 빚어지던 시기"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공사가 몰리면서 수급이 어려워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상황에서도 제강사는 철근과 봉형강 생산라인을 따로 고려해야 하다 보니 수급이 단숨에 해결될 수는 없는 한계가 있고, 유통업체는 고철 가격이 오르다 보니 제품가가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고를 확보해 놓는 경향이 심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7~8월에는 본격적인 혹서기이다 보니 공사 진행 자체가 어려운 시기라 비수기이고 조달청 등에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공장 가동도 정상적으로 돌아와 현재의 수급 위기론이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조달청은 철근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관련해 시설 자재 수급관리를 강화하고 비축 원자재 방출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현호 조달청 차장이 주관해 시설 자재 수급관리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철근 등 가격이 급등한 자재는 시중 시세를 반영해 계약단가를 인상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조달청이 자재난 타개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조달청은 현대제철 등 제강사와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관급 철근을 유통하는 하치장 내 재고 점검을 통해 철근이 원활히 유통되도록 철저히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강판·강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품목들은 상·하반기에 시행하던 정기 가격조사 외에 수시로 시장 거래가격을 조사해 적정 공사비를 책정하기로 했다.

조달청이 관리·감독하는 23개 공사 현장은 시설 자재 수급 현황을 수시 파악하고, 수급 지연이 빚어지면 현장 여건과 시급성을 고려해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며, 필요하면 공사 일정도 조정한다. 특히 재해복구 및 안전 시설물 긴급공사, 학교신축 공사, 국책사업 등은 공사 일정에 차질에 없도록 중점 관리한다.

조달청이 비축하고 있는 원자재 방출도 대폭 늘려 구리·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6종에 대해 매달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품목별 가격 상승률에 따라 1∼3%를 할인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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