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사면과 달리 가석방을 결정할 수 있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당 대표가 말씀한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초 사면은 물론 가석방도 요원하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 '국민의 공감대를 고려하겠다'는 등 정부와 여권의 기류가 미묘하게 전향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뉴시스에 따르면 박 장관은 7일 법무부 청사에 들어서며 "국민적 공감대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송 대표가 전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과 관련해 사면뿐만 아니라 가석방도 가능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에 대해 "말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우리 법의 정신을 그동안 실무에서 잘 따르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가석방의 폭은 더 넓어져야 하고, 그 이유는 가석방 인자가 재범을 막는데 중요한 요소가 돼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특정인의 가석방 문제에 대해서는 장관으로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송 대표의 가석방 가능성 언급과 관련해 국익 손실 우려에 대한 공감대가 전제돼 있는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뒤 취재진과 만나 "이 부회장 사면 논의는 전세계 기술패권, 반도체 전쟁 중에 대규모 투자 등 의사 결정이 중요한 시점에 그룹 총수의 부재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경제적인 국익의 손실이 올 수 있다는 여러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그것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고 그런 차원을 깔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 자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한 재계 건의에 대해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 이후 정치권에서는 사면과 가석방에 대한 논의에 탄력이 붙는 분위기다.
지난 4월 가석방을 검토한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던 박 장관도 문 대통령의 발언과 보조를 발을 맞추고 송 대표의 가석방 가능성 언급에도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