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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샵 시대 이대로 끝나나...오프라인 매장이 사라진다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06.0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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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화장품 로드샵이 사라지고 있다. 미샤·토니모리·스킨푸드 등 1세대 로드샵 주역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번화가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던 매장은 급격히 줄어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화장품 업황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로드샵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단순 '테스트 매장'으로 전락했다는 우려 섞인 평가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종합화장품멀티샵 '눙크' 관악점이 최근 폐업했다. 영업을 지속해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외에도 여러 매장이 폐점 절차를 밟고 있다. 미샤는 지난해 164개 매장이 문을 닫았고, 올해 1분기에도 30개가 폐점했다.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66억원, 영업손실 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60억원가량 줄었다.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종합 화장품 멀티샵 '눙크 NUNC신림역점'이 폐점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업다운뉴스DB]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종합 화장품 멀티샵 '눙크 신림역점'이 문을 닫았다.  [사진=업다운뉴스DB]

내수 오프라인 매출 감소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위기 상황에 대응해 에이블씨엔씨는 오프라인 중심의 매출구조를 온라인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오프라인을 축소하고 지난해 4월 론칭한 온라인 화장품 몰 '마이눙크'를 확장해 비대면 소비 트렌드를 공략할 계획이다.

코스메틱 브랜드 토니모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토니모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6% 감소했다. 매장은 2019년 517개에서 지난해 452개로 급감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위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운영하는 이니스프리의 경우 2019년 매장 920개에서 지난해 656개로, 에뛰드하우스는 2018년 393개에서 2019년 275개로 감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4374개였던 화장품 가맹점은 2019년 2876개로 2년 사이 3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개점률이 1.8%인 것과 비교해 폐점률은 28.8%에 달한다. 신규 점포가 2개 생겨나면 기존 점포 29개가 문을 닫는 셈이다.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화장품업종이 2019년 대비 8% 감소하며 4억원 미만으로 하락했다.

지표만큼 일선 민심도 최악이다.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5년 가량 로드샵을 운영해온 로드샵 브랜드 가맹점주협의회 소속 점주들은 "가맹점의 영업 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본사는 자사 제품 판매, 온라인몰 확장에만 급급해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일시적 지원금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9년 화장품 로드숍 토니모리 가맹점주들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본사 앞에서 진행한 '상생안 수용 촉구' 집회 [사진=연합뉴스]
2019년 화장품 로드숍 토니모리 가맹점주들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본사 앞에서 진행한 '상생안 수용 촉구' 집회 [사진=연합뉴스]

본사 측도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이사로 임명된 김승환 부사장은 "오프라인 레거시(유산)를 내려놓겠다"고 했다. 그간 브랜드 이미지 관리 등을 이유로 온라인 채널에 소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온라인 판매 수요가 급증한 만큼 기업의 성장을 위해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전 세계 화장품 판매가 15% 가량 줄어든 가운데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는 33% 성장했다. 이에 많은 기업이 불필요한 비용과 보이지 않는 비효율 요소를 줄여 손익 구조를 개선하고 오프라인 매장의 체질을 혁신하는 방향으로 운영 방침을 바꾸고 있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체험형 매장을 제외하곤 현 상황에서 매장이 더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로드샵 부진에 회사가 휘말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은 코스메틱 브랜드의 매출 비중을 줄이고 있다. 토니모리 자회사인 메가코스는 지난해 매출액 6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토니모리가 신기술금융업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한 토니인베스트먼트는 지난 4월 2호 펀드를 결성했고 4월 말 기준 총 350억원의 출자약정금액을 확보했다. 

코스메틱업계 관계자는 "여러 브랜드의 구조조정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현실적으로 시장 축소를 거스르기 어렵다"면서 "일부 화장품 회사들은 온라인 종합몰 편성, 신사업 진출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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