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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서 조선 한글금속활자 1600점 무더기 출토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1.06.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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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훈민정음 창제 당시 표기가 나와있는 가장 빠른 시점의 한글 금속활자 등 15∼16세기 조선 전기 금속활자 1600여 점이 발견됐다.

임진왜란 이전에 나온 조선시대 금속활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한글 활자 약 30점만 현존한다고 알려졌다. 중앙박물관 활자는 1455년 무렵 제작됐다.

아울러 기록으로만 있었던 조선 전기 과학유산인 천문시계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 부품과 '자격루'와 같은 물시계 부속품 '주전'(籌箭)의 일부로 추정되는 동제품도 나왔다. 

문화재청과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수도문물연구원은 29일 탑골공원 인근 '공평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인 인사동 79번지에서 발굴조사를 벌여 조선 전기 금속활자 1600여 점, 물시계 부속품 주전, 일성정시의, 화포인 총통(銃筒) 8점, 동종(銅鐘)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조선 전기 금속활자 등이 공개됐다.

한글 금속활자 [사진=문화재청 제공]
인사동서 출토된 한글 금속활자.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 조사에선 금속활자가 대량으로 나왔다. 한자 활자 1000여 점과 한글 활자 600여 점이 나왔다. 조선 전기 여러 금속활자가 한곳에서 나온 첫 사례다. 구텐베르크가 1440년대 서양 최초로 금속활자와 인쇄술을 개발할 무렵 만든 것으로 판단되는 유물도 나왔다. 

활자가 담겼던 항아리 옆에선 주‧야간의 천문시계인 일성정시의가 발견됐다. 낮에는 해시계로 쓰고 밤에는 별자리를 이용해 시간을 가늠했다. 

총통은 소형 화기인 승자총통 1점과 손잡이를 붙여 쓰는 소승자총통 7점이 나왔다. 길이는 모두 50∼60㎝이다. '계미'(癸未) 글자가 새겨져 있는 승자총통은 1583년, '만력무자'(萬曆戊子) 글자가 있는 소승자총통은 1588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동종에는 '가정십사년을미사월일'(嘉靖十四年乙未四月日)이라는 글자가 나와 있다. 문화재청은 1535년 4월에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모든 유물이 1588년 이후에 같이 묻혔다가 다시 사용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날 발견된 유물들을 보존처리하고 추가 연구하면 조선 전기 인쇄술과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9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열린 서울 공평구역 유적 출토 중요유물 언론공개회에서 조선 전기 금속활자 등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열린 서울 공평구역 유적 출토 중요유물 언론공개회에서 조선 전기 금속활자 등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사 지역은 현재의 종로2가 사거리 북서쪽이며 조선 한양도성의 중심부이다. 조선 전기까지는 한성부 중부(中部) 견평방에 속했고, 주변에 관청인 의금부(義禁府)와 전의감(典醫監)이 있었다. 그리고 순화궁(順和宮), 죽동궁(竹洞宮) 등이 있었다. 남쪽에는 상업시설인 시전행랑이 있었던 운종가(雲從街)가 있었다. 

이번에 출토된 유물들은 1차 정리 후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서 보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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