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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들 장애인 고용 대신 100억 냈다...사회적 책임, 벌금으로 대체 지적도
유통공룡들 장애인 고용 대신 100억 냈다...사회적 책임, 벌금으로 대체 지적도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1.07.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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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유통기업의 취업문은 장애인에게 더욱 좁았다. 지난해 홈플러스, 쿠팡, 이마트 등 주요 유통사들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해 납부한 고용부담금(의무고용률 미달인원 만큼 정부에 납부하는 부담금)이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주요 유통사 18개의 장애인 고용부담금 현황을 조사해 2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롯데쇼핑, SSG닷컴 등 일부 유통 기업을 제외하고 15개의 유통사가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해 부담금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수 50인 이상 민간사업체는 전체 직원 중 3.1%(공공기관 3.4%)를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이때 의무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 기업은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행 기관'으로 지정돼 이에 따른 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주요 유통사 18개의 장애인 고용부담금 현황을 발표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사진=언플래시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주요 유통사 18개의 장애인 고용부담금 현황을 발표했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 내용과 무관함. [사진출처=언스플래시]

지난해 가장 많은 부담금을 납부한 곳은 고용률이 1.90%인 홈플러스로 33억8700만원의 부담금을 냈다. 2019년에 이어 지난해도 부담금 최고액을 기록했다. 쿠팡은 고용률 2.12%로 부담금 납부액이 25억4700만원이었다. 2019년도 1.23%에 비하면 0.89%포인트 올랐지만 두 번째로 많은 부담금을 납부했다. 

이어 이마트 16억6300만원(2.61%), 이마트에브리데이 7억2300만원(1.70%), 이베이코리아 3억8300만원(0.45%), 인터파크 2억8000만원(0.32%), 한화갤러리아 1억5400만원(1.91%), 위메프 1억3900만원(2.67%), 신세계 1억3600만원(2.21%), BGF리테일 1억2300만원(3.31%), GS리테일 5400만원(3.46%), 에이케이에스앤디 4000만원(2.70%), 현대백화점 2100만원(2.93%), 11번가 400만원(2.97%) 순으로 집계됐다. 

많은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외치고 있고, 장애인 의무고용 또한 ESG의 한 항목이지만 정작 고용 현장에선 이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체들이 장애인 직원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장애인 고용을 확대한 곳도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에만 중증 장애인 48명을 비롯해 모두 52명의 장애인을 채용, 장애인 고용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2011년 2.07%였던 장애인 고용률을 지난해 6월 기준 2.18%까지 올렸다. 

2019년과 비교해 2020년 장애인 고용률을 높인 롯데쇼핑과 SSG닷컴 [사진=각 사 제공]
2019년과 비교해 2020년 장애인 고용률을 높인 롯데쇼핑과 SSG닷컴. [사진=각 사 제공]

SSG닷컴과 코리아세븐 역시 각각 3.33%, 3.83%의 장애인 고용률을 기록했다. 의무고용률을 넘기면서 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일부 유통사가 장애인 고용률을 다소 확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의무고용률을 채우기엔 아직도 한참 모자라다"며 "연간 30억원씩 부담금을 내는 것보다 장애인 고용 방안을 찾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애인고용공단 등 주관기관의 컨설팅 등을 거쳐 장애인 업무 수요를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유통업계 중심축 이동으로 기업 입장에선 장애인 고용에 따른 인프라 확충이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매년 장애인 재활에 가장 중요한 고용 문제를 외면하는 것을 두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벌금으로 대체하려 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장애인에게 맡길 수 있는 업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고용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의무 고용률을 넘는 것을 것을 고려하면 '시혜' 차원에서만 장애인을 보지 말고 장애인 맞춤형 인프라 확대 등 체계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