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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줄이는 저축은행, 대형화·기업금융 강화로 미래 준비

  • Editor. 곽호성 기자
  • 입력 2021.08.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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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곽호성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제2금융권도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하로 줄이도록 하자 저축은행들이 비용을 줄이고 기업 금융 사업을 강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저축은행들은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인력을 차츰 줄여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 저축은행 간 인수‧합병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저축은행들이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 할 것이란 예측이다. 대형화된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들이나 기타 금융사들과 메타버스나 블록체인, 빅데이터 같은 신기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수준으로 줄여 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각 저축은행에 보내는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이 지난 6월 디지털 디바이스를 활용해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창구 시스템을 오픈했다. [사진=SBI저축은행 제공]
SBI저축은행이 지난 6월 디지털 디바이스를 활용해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창구 시스템을 오픈했다. [사진=SBI저축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올해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에 달한다. 불과 3개월 만에 41조2000억원이 늘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문제에 바짝 신경을 쓰게 됐다.   

저축은행들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축소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아직 저축은행중앙회에서 메시지가 내려오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한도 축소)관련해서는 아직 중앙회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전달되지 않아 내부적으로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앙회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전달되고 나면 그때부터 내부 검토를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도 "아직 공문으로 전달 받은 사항이 없어 별도의 변동된 사항은 없다"며 "중앙회에서 전달받는 사항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따로 내려온 게 없어서 대응책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인사들은 저축은행들도 결국 가계대출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가계대출 축소로 인해 생길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디지털화나 기업 금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축소가 저축은행 업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대형 저축은행이나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기업 금융 사업을 추진할만한 인력과 능력이 충분하다. 하지만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기업 금융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업계 1위 SBI저축은행과 2위 OK저축은행은 지난 2019년 3월 기준 기업대출금이 각각 3조4364억, 2조5342억원이었다. 두 회사는 기업대출금을 지난해 3월 기준 각각 3조7146억, 3조2460억원으로 늘렸고 올해 3월 기준 4조3604억원, 3조2794억원으로 더욱 불렸다. 

결국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저축은행 업계에서 인수‧합병(M&A) 바람이 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쟁에서 밀린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차츰 대형 저축은행으로 흡수되거나 새 주인을 찾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시중은행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처럼 저축은행에서도 디지털화가 더욱 빠르게 진척되고 인력이 차츰 줄어들 것이란 예측도 있다. 업무를 디지털화하면 비용과 인력을 줄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급여를 많이 받는 나이든 직원을 줄이고 급여를 적게 받는 젊은 직원을 고용할 수도 있다. 

NH저축은행은 지난달 9일, 서울 강남구 선릉 본사에서 NH저축은행이 나아가야할 지향점인 '함께하는 100년 농협, 디지털 기반 초우량 저축은행'을 비전으로 채택하고,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최광수 NH저축은행 대표이사(앞줄 왼쪽부터 첫번째)와 임직원 대표들이 비전 선포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
NH저축은행은 지난달 9일, 서울 강남구 선릉 본사에서 NH저축은행이 나아가야할 지향점인 '함께하는 100년 농협, 디지털 기반 초우량 저축은행'을 비전으로 채택하고,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최광수 NH저축은행 대표이사(앞줄 왼쪽부터 첫번째)와 임직원 대표들이 비전 선포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

저축은행이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이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저축은행이 디지털 경쟁의 승자가 되고, 디지털 경쟁에서 이긴 저축은행이 향후 M&A시장을 주도하면서 업계를 이끄는 저축은행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선 저축은행들도 앞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에 상당한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도 현재 마이데이터 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정보제공기관으로 금융결제원과 개발 진행중이고 8월에 테스트 돌입한다"며 "금융위 일정 따라 정보제공이 진행되고 마이데이터는 잘하는 사업자와 제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T전문가들은 저축은행 디지털화와 관련해 저축은행들이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가장 중요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세을 한국빅데이터학회 상임이사는 저축은행들의 디지털화와 빅데이터 사용과 관련해 "디지털화로 인한 피로도를 줄이면서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데이터 가설을 분석하거나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안전한 고객의 신용데이터를 확보하는데 치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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