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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 게임리뷰] 넥슨 코노스바, 원작 장점 살려내 짙은 풍미...아쉬움은 옅은 경쟁요소

  • Editor. 김지훈 기자
  • 입력 2021.08.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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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게임 강국 한국에선 매주 새로운 게임이 쏟아진다. 신작이 나오면 언제나 냉정한 평가가 따른다. 학창시절 함께 게임방을 드나들던 기자(K)와 32년 지기(L), 그리고 유저들이 함께 체험여행을 떠나본다. 추억 속 고전부터 신세계를 개척하려는 출시작까지 장르 불문, 솔직담백한 리뷰로 독자유저와 접점을 찾게 된다면 더없이 즐거운 여정이 될 터. 인사이트를 깨우는 신선한 충격과 매력, 또는 눈에 거슬릴 법한 부족함과 아쉬움이 오버랩되는 업&다운 포인트에 리뷰 포커스를 맞춰본다. <편집자주>

넥슨이 지난 19일 신작 모바일 게임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코노스바)'를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이 게임은 일본 소설·만화·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됐으며 소설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이 원작이다. 작품은 2019년 기준 누적 판매부수 900만을 넘으며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중소설로 자리 잡은 바 있다. 한국에서는 소설보다는 일명 '병맛 애니메이션'으로 더 유명하고, 입소문을 타면서 마니아층도 두꺼운 편이다.

원작의 세계관을 그대로 계승한 코노스바는 원작 스토리와 캐릭터를 비롯해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 스토리와 캐릭터가 등장한다.

넥슨은 지난 19일 신작 모바일 게임'코노스바'를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사진=게임화면 캡처]

앞서 지난달 초부터 진행된 사전예약에는 150만명이 몰렸으며 이미 지난해 2월 일본, 9월 대만에 출시돼 현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게임 1위, 최고 매출 3위권(일본), 4위권(대만)에 진입해 있다.

여름의 문턱이었을까. L에게 메시지가 왔다. 넥슨에서 '코노스바'라는 게임이 출시예정이라고. 이름이 일본스럽다고 생각했는데 L은 "일본 병맛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이 원작"이라며 "유명한 작품을 모르냐"고 핀잔을 줬다.

그날부터 이 작품을 찾아보게 됐고 내 가슴 속 깊은 곳에 오타쿠 기질이 있는지 처음 알게 됐다. 유치하고 가볍게 느껴질 수 있지만 묘한 매력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인 캐릭터들이 즐비했다. 뭐 이런 애니메이션이 있나 싶다. 부성애를 자극하듯 부족한 녀석들을 보듬어주고 싶은 그런 욕구가 샘솟는다. 시나브로 빠져들다 보니 어느새 1기를 모두 감상할 수 있었고, 게임 출시와 동시에 게임에 쏟는 시간은 늘어만 갔다.

애니메이션 속 장면을 그대로 게임에 적용했다. [사진=코노스바 게임화면 캡처]

게임으로 제작하기엔 큰 무리가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불의의 사고로 다른 세계에 떨어진 게임마니아인 은둔형 외톨이 소년 사토 카즈마가 여신 아쿠아 등 동료를 만나 펼치는 모험을 담고 있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카즈마)이 게임 속 캐릭터가 된 양 이세계(작품 속 세상)에서 동료들과 몬스터를 처치하고 능력치를 강화하며 성장한다. 즉 원작 속 세상이 게임이요. 게임이 곧 원작이다. 원작을 감상한 사람이라면 게임의 즐거움은 배가 될 터다. 

예컨대 몬스터 같지 않은 귀여운 양배추나 마을 언저리를 미친 듯 뛰어다니며 주인공들을 위협했던 목도리 도마뱀 무리, 거대 개구리까지 게임 속에 등장할 때마다 원작 속 장면이 떠올라 웃음보가 터진다. 또한 처음 게임을 설치하고 플레이 중 필살기를 자동으로 설정해 에너지가 가득했던 메구밍을 그대로 날렸다. 이 설정은 원작에서 그대로 차용해온 것으로 마법(익스플로전)을 하루에 단 한 번밖에 쓸 수 없는 메구밍을 업고 가는 카즈마의 모습이 연상돼 허망함과 웃음을 동시에 안겨줬다.

코노스바의 최대 장점은 이처럼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시종일관 유저에게 코믹하고 밝은 분위기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강하게 살아난 이유는 한국 성우들의 연기력에 있다.

게임을 플레이한 L은 "원작을 접하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다"며 "게임 속에 '스토리' 코너가 있어서 게임을 진행하면서 볼 수밖에 없어 대략적으로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도 게임이지만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게임 내 뽑기 화면 [사진=게임화면 캡처]

게임 사양이 낮아 접속 환경이 좋지 않은 이용자도 어렵지 않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고사양을 지향하는 최근 게임들과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오래 묵혀둔 태블릿을 꺼내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었다.

다른 게임에 비해서 4성 캐릭터를 모으거나 무기 제작 등이 용이해 게임 문턱이 높지 않다. 일명 '가챠(확률시스템)'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확률은 플레이어에 따라 차이가 있는 부분이지만 K 뿐만 아니라 L도 적지 않게 당황했다.

L은 "최고 등급 모으기가 이렇게 쉽냐"고 질문을 던졌고 K는 "나도 그렇다. 넥슨에 전화해봐라"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과금요소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과금은 유저의 만족도 부분이라 조심스럽지만 게임자체 난이도가 높지 않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플레이 시간이 많이 축적된 상태에서도 마찬가지, 게임 진행 시 막히는 부분이 없다.

코노스바는 2D를 적용한 게임이다. [사진=게임화면 캡처]

최신 게임을 자주 접하다 보니 3D에 익숙한데 코노스바는 2D게임에도 움직임이 부드럽다. 살아 있는 듯 생생한 캐릭터들의 표정과 음성이 보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음성부분은 게임을 즐기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마치 눈앞에서 사랑스런 조카가 떠들고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이 게임이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진입장벽이 낮고 유치원에 다니는 조카도 조작할 수 있을 만큼 쉽다.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전체적으로 심플한 사용자 환경을 자랑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중장년층이 게임 화투치듯 큰 버튼 몇 개 눌러주면 알아서 진행된다. 다양한 연령대에서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콘텐츠이지만 조작 면에서는 모두의 '코노스바'다.

배틀 아레나 순위표 [사진=게임화면 캡처] 

하지만 이 게임에도 치명적인 약점은 존재한다. 바로 경쟁적 요소가 매우 부족하다. 플레이어간 함께 할 수 있는 요소가 미흡하다. 솔로플레이에 익숙해져야 한다. 변화에 늦고 속도에 뒤처지는 '아재'들은 그래서 더 좋다는 메시지도 보내 왔지만 많은 유저들은 이 부분을 꼬집는다.

K와 L 역시 마찬가지다. L은 "너랑 나랑 왜 이 게임을 동 시간에 접속해서 같이 하고 있냐"며 "함께 할 이유가 없지 않냐"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코노스바는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라 경쟁적 요소에 무게를 두고 만든 게임은 아니다"며 "배틀 아레나가 경쟁부분이라 할 수 있으며 기록을 통해 플레이어간 경쟁이 이뤄지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게임 내 파티 편성화면 [사진=게임화면 캡처]

모바일 게임의 경우 유저 대부분이 소리를 끄고 자동 플레이를 즐긴다. 이런 점이 코노스바에게는 독으로 작용한다. 최근 게임들은 청각적인 부분에 있어서 배경음악에 치중하는 편이지만 코노스바의 경우 대부분이 대사처리로 이뤄진 성우의 음성에 의존하다 보니 소리를 끄면 게임의 재미가 반감 돼 밋밋하게 다가온다.

지나치게 로딩이 많은 점도 단점이다. 게임이 시작되고 끝날 때마다 로딩이 이뤄지는데 게임 특성상 전개방식이 빠르다 보니 게이머 입장에서는 훨신 로딩이 잦다고 인식하게 돼 답답하고 지루한 부분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코노스바의 경우 최초 게임화면을 접하고 유저들을 매료시키기에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는 타 게임사의 작품들에 비해 약하지 않나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재미있고 잘 만든 게임이라는 인상이 더 넓게 자리잡는다.

코노스바는 26일 현재 구글 플레이 인기차트 5위, 매출부문 13위에 자리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에게는 이미 입소문을 탔고, 12세 이상 중·고등학생이나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이다. 전날 넷마블이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출시했고 향후 게임사별로 하반기 대작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라 경쟁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새삼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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