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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지원금은 끊기고, 리스보증은 현금으로 요구...'재정위기' LCC 어쩌나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08.3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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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올 3분기에는 국제선 수요 회복을 기대했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정부가 지급해온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은 다음달로 종료되고, 항공기 리스사들이 보증금을 현금으로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이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 주요 LCC는 앞선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3분기 영업손익 컨센서스(추정치)는 각각 영업적자 624억원, 432억원, 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국제선 여객수요는 지난 1년 반 동안 밑바닥을 기록했다. 대형항공사는 화물 사업으로 활로를 확보했지만, 대체 사업이 없는 LCC는 속절없이 영업적자가 쌓여갔다. 그 결과 대다수 업체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고강도 구조조정, 자산 매각, 화물기 추가 편성 및 무착륙 비행, 국내선 할인 행사 등을 단행했음에도 분위기 반전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유급휴가 고용유지지원금마저 끊길 상황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휴업·휴직 수당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이다. 그간 LCC들은 이후 고용을 유지한다는 조건 아래 유급휴직은 평균 임금의 70%에 달하는 휴업수당을 최대 90% 지원받았다.

당초 정부는 1년에 최대 6개월 고용유지지원금을 보조할 계획이었지만, 항공업계 불황이 계속되면서 지원을 3개월 더 연장했다. 정부의 항공업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9월 30일을 기점으로 종료된다.

기업들은 무급휴직 돌입을 준비 중이다. 우선 에어부산이 오는 11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2개월간의 무급휴직을 시행한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과 신생 LCC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상태서 글로벌 항공기 리스사들이 기존에 은행 보증서로 대신하던 보증예치금을 현금으로 요구하고 있다. 항공사는 리스금융을 통해 항공기를 임차한다. 통상 항공기 1대당 연간 30억원 이상을 7년간 지급한다. 

에어부산 여객기 [사진=에어부산 제공]
에어부산 여객기 [사진=에어부산 제공]

이 과정에서 리스사는 월 리스료의 2~3배 수준의 보증금을 요구한다. 기존에는 은행에서 받은 보증서를 제출하면 예치금을 내지 않아도 됐지만, LCC의 신용도 개선이 제한적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현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LCC로선 재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들은 경영 정상화에 도달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지원받기 위해 현재 금융당국과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지원 여부나 규모, 금리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다음달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와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할 예정이다.

기안기금을 지원받는다 하더라도 고금리로 말미암은 재정압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기안기금을 신청할 수 있는 기업은 비교적 사정이 나은 편이다.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수 300인 이상'을 충족하지 못한 LCC는 지원조차 할 수 없다. LCC도 기안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 곳곳에서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도 국제선 수요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선 경쟁이 과열되면서 LCC들이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적자가 지속하면서 재무구조 역시 한계에 다다른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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