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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압박하는 금융당국...반격 기회 잡은 '빅뱅크'
'빅테크' 압박하는 금융당국...반격 기회 잡은 '빅뱅크'
  • 곽호성 기자
  • 승인 2021.09.1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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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곽호성 기자] 금융당국이 빅테크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빅뱅크(대형 금융사)들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일 카카오페이 등 금융 플랫폼이 자사 앱을 활용해 펀드나 보험 등 금융상품 가입 서비스를 하는 것을 단순 광고를 넘은 금융상품 중개 행위로 봤다.  

오는 25일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않거나 인허가를 받지 않고 중개하는 것은 위법이다. 이렇게 금융당국이 빅테크에게도 예외없이 규제를 가함에 따라 금융권에선 빅뱅크들이 반격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보고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 결과에따라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빅뱅크들이 총력을 다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10일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에서 고승범 위원장과 금융지주 회장들은 다음주 나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상공인 만기 재연장과 관련해 연착륙 대책을 같이 제시하기로 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금융지주 회장들과 간담회를 하기 전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고승범 금융위원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금융지주 회장들과 간담회를 하기 전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고승범 금융위원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또 상반기까지 순이익의 20%로 묶었던 배당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지주 회장들은 가계대출 관련 사항을 직접 챙기겠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간담회는 금융당국이 빅테크에 대한 엄격한 규제 적용 방침을 밝힌 이후 이뤄진 것이다. 금융권에선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사 회장들을 만난 최대 이유가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빅테크의 공격적 움직임에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던 금융지주사들을 달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실수요와 무관하거나 과도하게 지원되는 가계대출이 없는지, 제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에 잠재위험은 없는지 등에도 신경써달라"고 당부하자 금융지주사 회장들도 "실수요와 무관하거나 자산버블을 부추기는 가계대출은 없는지 직접 책임지고 점검해나가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과 금융지주사들이 협력하고 빅테크가 견제를 받게 되자 금융권에선 빅뱅크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선 빅뱅크들은 디지털 역량을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들은 디지털 역량을 무기로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빅뱅크들도 빅테크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변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사업조직(Biz)과 기술조직(Tech)이 같이 일하는 플랫폼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디지털, 정보기술(IT), 데이터 등 기능별로 나눠져 있던 조직을 고객 관점에 기반을 둔 플랫폼조직으로 바꿨다. 

조직 개편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이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는 인재를 기르는 일이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 인재육성 프로그램 'KB 에이스 아카데미(ACE Academy)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미래 금융시장에 대응하고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선 경쟁력있는 외부 플레이어와의 전략적 협업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디지털 에코 시스템 전략'을 수립했다.

이 전략에 따라 막강한 데이터를 가진 플랫폼 보유 기업과 제휴해 소상공인(SME) 시장에서 서비스를 강화하고, 고객증대와 데이터 확보를 위해 O2O 플랫폼을 만드는 등 금융과 비금융이 연결되고 확장되는 비즈니스 사업라인을 만들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향후 경쟁 전략과 관련해 "게임과 금융을 결합해 밀레니얼+Z(MZ)세대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증명(DID) 플랫폼 사업과 당행 디지털 영역을 연계하는 등 핵심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 내 CX Zone [사진=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 내 CX Zone [사진=신한은행 제공]

하나은행은 손님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에 힘을 모으는 '손님 지향 플랫폼 조직'으로의 변화를 위해 디지털리테일그룹에 플랫폼 조직 형태를 먼저 도입했다. 

이를 통해 여러 전문인력이 수평적 협업하는 문화를 만들고 손님의 니즈에 맞는 상품개발‧마케팅‧운영을 늘려 더 다양하고 완결성 높은 상품 및 서비스를 손님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더불어 하나은행은 은행의 혁신 전략을 주도할 비즈(Biz.)혁신그룹을 신설했다. 비즈 혁신그룹은 온‧오프라인 모든 채널을 통합 관리하는 옴니채널 구현과 점포 모델 혁신을 해서 손님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핀테크, 디지털 제휴‧투자 업무 확대와 데이터 기반 신사업 추진으로 은행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력한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그룹 체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마이데이터 등 금융환경변화에 대응한 신사업 선도 및 디지털 신기술, 디지털 인재 육성 등 내부역량 업그레이드 전략을 수립해 디지털 가속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 우리아이 계좌조회 서비스, My택배 서비스 등 생활금융서비스 탑재를 통해 우리WON뱅킹의 경쟁력 강화를 중점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선 국내 주요 금융사들도 디지털 시대에 맞게 달라지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앞으로 더욱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친 기업 성향을 가진 정권이 들어설 경우 빅테크에게 유리한 판도가 전개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있다. 빅뱅크 입장에선 지금이 빅테크의 기를 꺾을 호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