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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블로거 수배, 하늘로 솟았나?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1.09.0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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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변호사 행세에 전처 살해까지….

유명블로거 수배, 그는 대체 어디에? 총 방문자가 170만 명이 넘는 인기 블로그를 운영하던 유명블로거는 현실에서는 능력 없는 가장이었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인권변호사 행세까지 하던 유명블로거 수배는 전처를 살해한 혐의 때문이다. 사이버 상에서는 유명블로거로 행세했다가 이제 전처 살해범으로 수배 되는 처지가 된 그의 삶은 어디서 꼬인 것일까?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인 에르빈 슈뢰딩거의 실험에서 이름을 딴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인기 블로그를 운영했던 황덕하씨(52)가 전처를 살해하고 행방을 감춘 지 벌써 2달째다. 그의 블로그는 총 방문자 수가 173만 명에 달하며, 역사와 과학, 그리고 시사와 음모론 등 1만 7000 여개의 글이 게재되어 있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박학다식함을 과시했으며 법률 상식도 풍부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서초동 인권변호사’로 통할 정도로 유명블로거였다. 하지만 황씨의 블로그는 7월 7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게시물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그가 전처를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시점과 일치한다.

메타인류론, Stream of Modern Humane Philosophy(현대 인도적 철학의 흐름), 일본어 어원 추적, Culture, Human Inquiry N History(문화, 인간의 탐구와 역사)…. 유명블로거 황씨가 운영했던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블로그에 게재된 글들이다.

# 그의 박학다식함의 이유 = 이처럼 일반인의 상식을 넘어선 박식함을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은, 황씨가 수 년 간 법무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명블로거  황씨는 2003년부터 줄곧 법무사 시험을 준비해 왔고, 이 과정에서 공부한 법률 지식으로 누리꾼들에게 실제로 법률 상담까지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씨는 전처 A씨의 부동산 사업을 잠시 도왔을 뿐, 실질적인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소홀히 한 채, 10년 가까이 가족과 떨어져 고시원에서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황씨는 계속해서 블로그를 운영하며, 사이버 공간에서는 누리꾼들에게 인정받으며 심리적 만족을 느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의 블로그에 쓰인 글은 그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 수많은 글들을 무단 도용해 자신이 쓴 것처럼 교묘히 바꾼 것들이라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이다.

유명블로거 수배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7월 6일, 유명블로거 황씨의 전처 A씨(51)가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에 있는 자신의 부모 집을 찾아 왔다. 전문대를 중퇴한 유명블로거는 일정한 직업 없이 2003년부터 최근까지 계속해서 법무사 시험을 준비해 왔다. 결혼 후 황씨를 대신해 부동산중개소를 운영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왔던 A씨는 그가 법무사 시험을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서울 신림동 고시원에서의 생활을 몇 년째 반복하자, 가장의 무능함을 이유로 이혼했다. 하지만 이혼 후에도 황씨는 수시로 A씨에게 얼마간의 돈을 요구해왔고, 이 과정에서 A씨는 그에게 1천만 원이 넘는 돈을 건네 왔다. 하지만 더 이상 견디지 못한 A씨는 그의 부모 집을 찾아가 황씨로부터 다시는 자신을 찾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이 화를 불렀다. A씨는 황씨에게 재결합하자는 요구를 받았고 이를 거부하자 격분한 전 남편의 흉기에 6차례 찔려 무참히 살해되고 말았다. 이후 황씨는 “나도 함께 죽겠다”는 말을 남긴 뒤, 종적을 감췄다.

# 그는 어디로 갔을까? = 경찰에 의하면, 전처를 살해하고 도주한 황씨의 차량이 범행 장소에서 7km 떨어진 권선구 호매실동 칠보산 주변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경찰은 신장 178cm의 건장한 체격의 유명블로거 황씨가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다니는 것은 힘들다고 판단하고, 근처 고시원에 숨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한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나도 죽겠다”였다는 사실을 감안해, 유명블로거 황씨의 자살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주로 등산복을 입고 다니던 황씨의 평소 인상착의가 담긴 수배전단 2만장을 전국에 배포해, 그의 체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전처를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유명블로거 황씨의 블로그명이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범인 황씨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운영하는 블로그, 혹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블로그가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많은 이들이 수배중인 유명블로거 황씨가 운영하는 블로그인 줄 알고 오해해 비난 글을 도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권변호사 행세에, 이제는 전처를 죽인 살인범이 되어 수배 중인 유명블로거 황덕하씨, 화려한 온라인의 삶은 고단한 오프라인 삶의 도피처가 된 듯하다. 이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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