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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암 검사를? 족쇄 풀린 헬스케어 업계 ‘이번엔!’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19.05.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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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편의점에서 자궁경부암 진단을’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과 조기진단으로 변모하자 헬스케어 업체들이 진단키트 개발에 공력을 쏟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TCM생명과학은 GS리테일과 손잡고 자궁경부암 진단키트를 편의점 GS25에서 판매기로 했다. 약국이 아닌 편의점에서 자궁경부암 진단키트를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받는다.

GS리테일은 23일부터 패드형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 자가 진단 키트 '가인패드'(위)를 GS25 편의점에서 독점 판매한다고 밝혔다. [사진=GS리테일, TCM생명과학 제공]
GS리테일은 23일부터 패드형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 자가 진단 키트 '가인패드'(위)를 GS25 편의점에서 독점 판매한다고 밝혔다. [사진=GS리테일, TCM생명과학 제공]

검사에 대한 두려움과 검사를 위해 병원, 보건소 등을 찾기 어려운 이들에게 진단키트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헬스케어 진단 시장의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23일 패드형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 자가 진단키트 '가인패드'를 GS25 편의점에서 독점 판매한다고 밝혔다. 현재 편의점에서 의사 처방 없이도 구입할 수 있는 안전상비의약품은 판매하고 있지만 신형 의료기기를 독점으로 판매하는 것은 최초 사례다.

GS25에서 독점 판매하는 가인패드는 병원의 전유물로 인식돼온 자궁경부암 진단 기능을 갖췄다. 자궁경부암 진단 장비를 직접 삽입하지 않고 팬티라이너와 유사한 패드를 4시간 동안 착용한 뒤 필터를 분리해 보존용기 박스에 넣어 TCM생명과학의 DNA검진센터에 보내면 사흘 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구입 경로의 접근성이 높을 뿐 아니라 검사 방법 또한 간편해 자궁경부암 진단 및 검사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편리한 진단을 위한 헬스케어 업계의 진단키트 개발은 그 질환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제약회사 인솔은 집에서 간편하고 빠르게 에이즈에 대한 자가진단이 가능한 ‘오라퀵 HIV’를 개발·공급하고 있다. [사진=인솔 제공]
제약회사 인솔은 집에서 간편하고 빠르게 에이즈에 대한 자가진단이 가능한 ‘오라퀵 HIV’를 개발·공급하고 있다. [사진=인솔 제공]

제약사 인솔㈜의 경우 집에서 간편하고 빠르게 에이즈에 대한 자가진단이 가능한 ‘오라퀵 HIV’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스틱으로 구강 점막을 훑어 별도의 혈액 채취 과정을 거치지 않고 20분 만에 에이즈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판독 창에 붉은 선이 2개 나타나는 예비양성 반응이 나온다면 2차 확진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엑세스바이오의 자회사인 웰스바이오는 성병 12종 진단 키트를 개발해 식약처의 허가를 획득했다. 웰스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분자진단 제품인 성병 12종 동시 진단(STD) 키트는 성병 의심 환자의 소변에서 DNA를 추출한 뒤 실시간 중합 효소연쇄반응법으로 증폭해 질병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웰스바이오 측은 성병 진단키트에 대한 임상 성능시험을 진행한 결과, 6.83~100%의 임상적 민감도와 98.2~100%의 임상적 특이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한 번의 검사만으로 여성의 질염, 자궁경부염, 남성의 요로염의 주요 원인이 되는 매독, 트리코모나스, 클라미디아, 임질,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대한 검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성병 분자진단키트에 포착되는 일부 성병은 통증이나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례도 있다. 그렇다보니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질병 위험도가 커지기도 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성병에 대한 선입견으로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종합병원과 대형의료재단인 수탁검사기관에서 수행하는 검사 건수가 오름세인 것에 비춰본다면 성병 진단키트의 발달은 많은 이들의 건강권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2일 오는 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에서 6%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500억달러 수출을 달성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바이오 헬스 육성정책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22일 오는 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에서 6%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500억달러 수출을 달성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바이오 헬스 육성정책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정부도 헬스케어 진단시장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비전 선포식'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참석한 가운데 오는 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에서 6%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500억달러 수출을 달성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바이오 헬스 육성정책을 발표했다.

실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과 전립선특이항원(PSA), 비타민D 측정을 통해 전립선암을 확인하는 체외진단키트를 개발한 인텍플러스의 자회사 인텍바이오는 정부의 규제완화 혜택을 봤다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진단기기에 의료기기 규제혁신 정책이 적용돼 시장 진입 기간이 줄어들면서 조기에 안정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관련 규제로 헬스케어 업계가 성장 동력을 잃지 않도록 의료기기 규제혁신 정책 적용대상을 확대해 체외진단기기 시장 진입 기간을 390일에서 80일 이내로 감축했다. 한국의 바이오 논문이 세계 9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과잉 규제로 사업성과 생산성이 바닥을 헤맨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던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헬스케어 업계와 정부의 노력이 시너지를 내면서 ‘혁신’으로 대변되는 진단 기술이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과거 각종 규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국내 업체들이 날개를 달고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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