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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배터리 경쟁사들 혼란 속에 주목받는 삼성SDI의 '조용한 질주'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2.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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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바야흐로 전기차 배터리 춘추전국시대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업들은 K-배터리의 기술력을 앞세워 저마다 해외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열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에 하나 돌발적인 리스크가 발생한다면 그 기업에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지난 1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2020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집계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5위(5.8%)를 지킨 삼성SDI는 올해 이런 걱정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최근 경쟁사들과 달리 돌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차분하게 외형 확장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도 올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해 삼성SDI의 '정중동' 질주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SDI 천안 사업장. [사진=삼성SDI 제공/연합뉴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 주가는 지난 19일 종가 기준 77만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는 2.41%떨어졌지만 올해 들어서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62만8000원에 마감했던 것이 지난달 마지막장(29일)을 기준으로 73만4000원까지 뛰어올랐다. 지난 17일에는 장중 81만8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쓰는 등 훈풍이 불고 있다.

반면 경쟁사들은 대형 악재로 인해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전기차 배터리 세계 시장점유율 2위(23.5%)인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전지사업부)은 시장점유율 6위(5.4%)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에서 진행된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지난 11일 승소하면서 반등하는 듯 했지만, 지난 5일 102만8000원이던 LG화학 주가는 19일 94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실은 현대자동차 전기차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것도 악재다. 코나에 이어 전기버스 일렉시티에서도 불이 남에 따라 업계에서는 조 단위의 리콜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화재 원인을 두고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치열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어 이슈가 장기화할 조짐도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소송전에서 수세에 몰린 SK이노베이션은 조 단위의 합의금을 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부채 비율까지 높아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배터리 공장 건설로 연간 4조원가량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영업손실만 2조5688억원인 SK이노베이션으로선 당분간 재무 부담의 압박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소송 결과가 나온 직후인 지난 15일 장중 9% 이상 급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29만6000원으로 2월 첫날(31만6000원) 대비 6%가 하락했다.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가 지난해 12월 8일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30억불 수출의 탑'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가 지난해 12월 8일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30억불 수출의 탑'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쟁사들이 이렇듯 혼돈에 빠진 사이에 삼성SDI는 의미 있는 수주 실적을 올려 내실있는 '조용한 질주'가 주목을 끈다. 삼성SDI 관계자는 "차이나 모터의 이베리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19일 밝혔다. 차량에 실리는 배터리 용량은 31.3㎾h로 1회 충전하면 140㎞를 달릴 수 있다. 차이나 모터가 향후 판매량을 늘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SDI의 수주량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SDI가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전영현 사장의 리더십이다. 2017년 3월 삼성SDI 대표이사로 선임된 전 사장은 적자에 허덕였던 회사를 일으켰다. 소규모 배터리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에 힘을 쏟음으로써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전 사장 부임 이후 삼성SDI의 매출은 매년 1조원 이상 늘었으며,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11조2948억원)을 올렸다.

이처럼 다양한 요인에 기술력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내실다지기로 성장에 탄력을 붙여온 삼성SDI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해외 신규 생산 거점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올해 헝가리 괴드 공장에 대한 증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어, 이것이 삼성SDI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더욱 공격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이제 보수적인 투자기조에서 벗어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인 설비투자(CAPEX) 확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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