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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멀티플레이어' 유상철, 하늘의 별이 되다..."언제나 월드컵영웅" 애도 물결
'투혼의 멀티플레이어' 유상철, 하늘의 별이 되다..."언제나 월드컵영웅" 애도 물결
  • 최민기 기자
  • 승인 2021.06.0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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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수문장만 빼고는 모든 공수 포지션을 넘나들며 총명하면서도 다재다능한 기량으로 멀티플레이어의 전형을 개척한 '유비' 유상철. 코뼈가 부러져도 골을 넣고 한쪽 눈 사실상 실명 상태로도 선수 생활을 이어온 그 투혼의 아이콘이 췌장암으로 투병해오다 끝내 하늘나라로 떠났다.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 구단, 프로축구연맹 등에 따르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7일 오후 7시께 서울 아산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50세. 

유 전 감독은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를 지휘하던 2019년 11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해왔다. 항암 치료 중에도 벤치를 지키며 인천의 1부 리그 잔류를 이끌었다. "꼭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라고 약속하면서 지휘봉을 내려놓고 치료에 전념해왔다.

7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인천 훈련장이나 경기장에 종종 모습을 드러냈고, 지난해 5월에는 TV 예능 프로그램에 한일 월드컵 당시 동료 태극전사들과 함께 출연하며 건강을 회복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뇌에 암세포가 전이하면서 다시 상태가 악화했다. 최근 들어 급격히 병세가 악화한 유 전 감독은 결국 투병 20개월여 만에 영면에 들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서 2연패 뒤 벨기에전서 1-1 무승부를 이끄는 희망포를 쏘아올린 유 전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첫판 폴란드전에서 중거리포로 한국축구 본선 첫승을 이끌었고 3,4위전까지 전 경기를 소화해내며 대회 올스타에 뽑혔다. 2001년 컨페더레이션컵 멕시코전서 코뼈가 골절된 상태에서도 집념의 골을 터뜨렸고 2004년 숙명의 한일전에서 붕대투혼을 불살랐다.

경신고, 건국대를 거쳐 1994년 프로무대에 뛰어들어 울산 현대와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거치며 12년간 프로 생활을 한 후 2006년 울산에서 은퇴했다. 프로 첫해 수비수로 K리그 시즌 베스트 11에 선정됐고, 1998년엔 미드필더, 2002년엔 공격수로 베스트 11에 뽑히는 등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청소년 대표와 올림픽 대표, 국가대표 등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지내며 A매치 통산 124경기 출장 18골의 기록을 남겼다.

2011년 사망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처럼 췌장암으로 투병하면서 밝은 미소를 찾기도 해 실낱같은 기적을 고대했던 국내외 축구계는 슬픔에 빠졌다.

유 전 감독이 몸담은 마지막 팀이 된 인천 유나이티드는 공식 SNS 계정에 "당신의 열정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편히 쉬소서"라고 추념의 글을 올렸다.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는 "구단 차원에서 유 전 감독을 예우하고, 도울 것을 찾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철 전 감독 애도 메시지 올린 FIFA 월드컵 계정 [사진=트위터 캡처]
유상철 전 감독 애도 메시지 올린 FIFA 월드컵 계정 [사진=트위터 캡처]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공식 계정에 "한 번 월드컵 영웅은 언제나 월드컵 영웅"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유 전 감독의 국가대표 경기 출전 사진을 올리고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이 4강 진출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유족과 한국 축구계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유 전 감독과 오랫동안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던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지난 30년 간 함께였던 동료이자 후배 유상철 감독이 영면했다는 안타깝고 슬픈 소식을 들었다"며 "그가 걸어온 한국 축구를 위한 헌신과 노력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애도했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밤늦은 시간임에도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과 현영민 JTBC 해설위원, 황선홍 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이천수 대한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 등은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