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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펀슈머 식품' 규제법, 복지위 통과... 안전이냐 자유냐 '펀마케팅'에 미칠 영향은?
무분별한 '펀슈머 식품' 규제법, 복지위 통과... 안전이냐 자유냐 '펀마케팅'에 미칠 영향은?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1.07.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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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주 기자] '구두약 초콜릿' '유성매직 음료수' 등 식품이 아닌 물품의 외형을 모방한 이른바 ‘펀슈머’ 식품을 금지하는 법안이 최근 복지위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떠들썩했던 펀슈머 식품 문제가 일단락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기업 경영과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3일 전체회의에서 식품 등의 표시 광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식품이 물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표시나 광고는 금지되며 기존 물품과 동일한 상호나 상표, 용기포장을 사용할 수 없다.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제품을 필요에 의해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성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하면서 식품·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이색 컬래버 제품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예가 펀슈머다.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펀슈머 대표상품 세븐일레븐 딱붙캔디, GS25 모나미 매직 스파클링, 엘지생활건강 서울우유 바디로션, CU 바둑 초콜릿 제품 [사진=각사 제공]

펀슈머는 재미(fun)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상품을 구매할 때 소비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소비자 유형을 일컫는 신조어다. 국내 시장에선 딱풀캔디, 유성매직 음료수, 우유로션, 말표 구두약 초콜릿 등이 판매됐다.

펀슈머 제품은 독특함을 앞세워 많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안전성에 우려를 표했다. 인지발달 능력이 미성숙한 영유아나 지적장애인, 노인 등 에게는 생활화학제품과 식품에 대한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법안 통과 문제는 어린이들이 펀슈머 식품 영향으로 실제 물품을 식품처럼 오인해 삼키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소비자 선택의 자유와 상품·문화 다양성 등의 가치 보다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보니 일각에서는 국가가 기업의 마케팅 자유를 통제하고 개인의 취향을 규제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적 영역에서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일을 법으로 막는 것은 소비자 선택의 자유와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주장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대세로 자리 잡은 펀슈머 마케팅은 유통가 곳곳으로 확산됐다.  

20대 소비자 A씨는 "펀슈머 상품, 이색 마케팅, 이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취향은 하나의 문화적 차원으로 봤을 때 크게 문제 삼을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당 법안의 경우 식품 브랜드의 패키지에 식품이 아닌 것을 넣어서 파는 제품은 규제하지 못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식품으로 오인 가능한 화장품에 대해 판매 제한 등 관리 강화의 내용을 담은 화장품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추가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 역시 복지위를 통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대한화장품협회는 개정안에서 말하는 '식품의 형태·냄새·색깔 및 크기 등을 모방하여 섭취 등 오용의 우려가 있는 화장품'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고 광범위해서 사업자의 영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달 중 본회의 통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품 마케팅 전략의 변화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오인 될 만한 소지가 있는 컬래버 상품과 이슈가 있었던 상품들 포함, 추가 생산하지 않을 방침이며 앞으로 소비자들의 의견에 적극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펀슈머 상품을 유통·판매하는 한 대형 유통사 관계자는 "펀슈머 마케팅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입장이며 앞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제품은 가급적 생산하지 않을 방침"이라면서도 "다만,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생각에 동의하며 당국의 가이드라인과 고객과의 공감대 형성에 기준을 두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