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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만큼 찬연한 미소...시련을 감동으로 바꾼 태극 오뚝이들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1.07.2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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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금빛이 아니어도 좋았다. 포디엄 맨 윗자리는 차지하지 못했지만 시련을 감동으로 바꾼 태극 메달리스트들의 미소는 찬연히 빛났다.

혈액암을 극복하고 동메달에 입맞춤한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 올해 왼발 수술 뒤 진통제로 버티면서 은빛 발차기에 성공한 이다빈(25·서울시청), 국가대표 중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에 울었다가 마침내 집념의 은메달로 웃음을 되찾은 여검객들이 릴레이로 펼친 오뚝이 투혼. 한국 선수단의 진군이 '노골드'로 멈춰선 날을 금메달 만큼 화려하게 장식한 감동 파노라마다.

인교돈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경기 마지막날 남자 80㎏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반 콘라드 트라이코비치(슬로베니아)를 5-4로 제압했다.

인교돈이 동메달을 따낸 뒤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교돈은 2014년 8월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 진단을 받았고, 5개월 동안 도복은 몸에 걸칠 수조차 없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교돈은 믹스트존에서 "운동을 다시 시작하며 그 당시에는 올림픽이란 단어조차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시간이 흘러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만큼 투병하시는 분들이 좀 더 저란 선수로 인해 힘내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제는 어딜 가도 '중증 암 환자'라는 딱지에서 벗어나 일반 사람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는 그는 자신의 투병과 극복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인간승리라는 단어가 잘 맞는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2019년 여름 완치 판정을 받았으며 늦깎이로 올림피아드에 데뷔한 인교돈은 "금메달은 아니지만, 메달을 따서 매우 기쁘다"며 "준결승에서 비록 패배했지만 준비한 걸 모두 쏟아내고 졌기에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고 밝혔다.

이다빈이 패한 뒤 세르비아 밀리차 만디치에게 엄지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다빈은 태권도 여자 67㎏초과급 결승에서 밀리차 만디치(세르비아)에게 7-10으로 패해 태권 코리아의 '노골드 탈출' 마지막 희망마저 날아갔다. 하지만 그는 승자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어 '대인배' 면모를 보였다. 5년 전 리우에서 이대훈이 그랬던 것처럼 종주국 태권전사의 품위를 온전히 지켜냈다. 

그는 "(패배가)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이 큰 무대를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고생한 것을 알고 있기에 그 선수를 축하해 주는 게 맞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다빈은 "1월에 수술받았는데 잘못돼 4월까지 훈련을 못 했고, 5월 한 달간 재활하고 6∼7월 훈련했다"며 "발목이 아파 훈련을 못 할 때는 다른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도 못 보겠더라“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이어 ”빨리 준비해서 금메달 따고 싶은데 시간이 촉박하다고 생각하니 불안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하루 전에도 주사를 맞고도 준결승서 '버저비터' 발차기를 적중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잘 버텨준 왼발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결승전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선 뒤 패한 최인정이 울음을 터트리자 강영미, 송세라, 이혜인이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던 지난해 3월 국가대표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되는 사례를 남겼던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 역시 따가운 시선 속에 오랫동안 짓눌러온 심적 부담을 털어내고 코로나를 극복한 첫 태극 메달리스트로 거듭났다.

최인정(계룡시청), 강영미(광주광역시 서구청), 송세라(부산광역시청)에 후보선수 이혜인(강원도청)으로 짜여진 여자 에페 대표팀은 9년 만에 진출한 단체전 결승에서 에스토니아에 32-36에 패해 은메달을 따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어느 종목보다 예민하게 올림픽 준비를 했지만 여자 에페팀은 위기를 기회로 살려 '원팀'으로 뭉쳤고, 코로나에 걸리고도 세계 정상권에 우뚝 설 수 있는 희망 메시지를 전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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