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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황의조, 최다골 기록보다 첫 해트트릭이 더 주목받는 이유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1.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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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42일간의 골 침묵을 깨고 포효했다. 그것도 세 번이나.

프랑스 프로축구 보르도의 톱 골헌터 황의조가 자신이나 팀이나 골 기근에 부심해오다 강렬한 반전의 골퍼레이드를 펼쳤다. 리그1 입성 후 세 시즌 만에 첫 해트트릭을 세우며 박주영이 갖고 있던 리그1 진출 아시아 국적 선수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황의조의 몰아치기 부활포에 프리미어리거 공격 듀오 손흥민-황희찬의 부상 공백으로 부심하던 벤투호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 확정될 수 있는 중동 원정 2연전에 힘을 받게 됐다.

황의조는 23일 밤(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의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2021-2022 리그1 22라운드 스트라스부르와 홈 경기에서 시즌 7~9호골을 휘몰아치며 4-3 승리를 이끌었다.

골을 넣은 뒤 환호작약하는 황의조. [사진=AFP/연합뉴스]
골을 넣은 뒤 환호작약하는 황의조. [사진=AFP/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3일 트루아와 18라운드 매치에서 골맛을 본 이후 42일 만의 골포를 신들린 듯 뿜어내면서 해를 넘기면서도 강등권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이어진 팀의 4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특히 팀이 새해 들어 열린 3경기에서 모두 무득점에 그친 골 가뭄을 털어낸 일등공신이다. 골랭킹 개인순위도 공동 20위에서 공동 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황의조는 전반 17분 레미 우댕의 왼쪽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의 클리어링 미스로 반대편으로 넘어오자 득달같이 뛰어들며 오른발로 밀어넣어 박주영이 보유한 아시아선수 통산 최다골(25골)과 타이를 이뤘다.

이후 황의조는 역습에 이은 연속 중거리포로 최다골 기록을 늘렸다. 2-0으로 앞선 전반 39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오른쪽 공간을 돌파한 뒤 페널티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 스핀킥으로 골문 왼쪽 상단을 흔들었다. 한 골 차 리드로 좁혀진 후반 45분 역시 중앙 역습 찬스에서 아크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를 유린한 뒤 오른발슛으로 왼쪽 골문 하단을 갈라냈다.

박주영이 2010~2011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AS모나코에서 쌓은 25골(91경기 출전) 기록을 두 골 넘어서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황의 골' 시대 개막을 알렸다.

K리그 성남FC, J1리그 감바 오사카를 거쳐 2019~2020시즌 프랑스 1부 무대에 뛰어든 지 세 시즌 만에 리그 통산 77경기를 통해 27골을 수집한 황의조다. 2.8경기당 한 골씩 골포를 가동해왔지만 해트트릭 환희는 이날 처음 맛봤다.

그만큼 황의조로선 해트트릭의 의미가 남다르다. 이같은 몰아치기가 도약의 전환점이 됐던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황의조는 2018년 6월 9일 일본 리그컵대회 주빌로 이와타전에서 프로 커리어 첫 해트트릭을 세우면서 존재감을 대내외에 알렸다. 성남FC 시절 은사 김학범 감독이 ‘인맥논란’을 정면 돌파하며 그를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발탁한 것도 이같은 몰아치기로 앞세운 상승세가 배경이 됐다.

그는 편견을 불식시키며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한국 남자축구 역대 최초로 단일대회 2회 해트트릭을 세우며 득점왕(9골)으로서 2회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그 활약을 발판 삼아 이듬해 유럽무대에 진출한 황의조는 지난 시즌 12골(36경기 출전)로 득점 6위를 기록했다. 보르도를 대표하는 간판 킬러로서 멀티골 수준을 더 끌어올리는 게 절실했는데, 이번에 마수걸이 해트트릭으로 위상과 자신감을 동시에 높인 것이다.

페트코비치 감독과 포옹하는 황의조. [사진=AFP/연합뉴스]
페트코비치 보르도 감독과 포옹하는 황의조. [사진=AFP/연합뉴스]

벤투호에도 그의 몰아치기 골은 반갑기 그지없는 소식이다.

오는 27일과 다음달 1일 레바논, 아랍에미리트(UAE)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7,8차전을 원정경기로 치르는 벤투 감독의 한국축구대표팀 공격 중심을 잡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합류하지 못한 터라 공격 최전방에서 황의조가 킬러 본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중동 상대의 집중 견제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직접 골 사냥에 나서는 찬스가 적어지더라도 동갑내기 손흥민처럼 상대 수비수들을 여러 명 달고 휘저으며 태극전사들의 공격 공간을 만들어내는 황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만큼 ‘황의조(助)’, 즉 황의 지원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최종예선 2개조 1,2위에 월드컵 본선 진출티켓이 주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이란(승점 16·5승 1무)에 이어 A조 2위(승점 14·4승 2무)다. 3위 UAE(승점 6·1승 3무 2패)와 승점차는 8점이다. UAE와 최하위 시리아(승점 2) 간 7차전 결과에 따라 한국은 이르면 레바논전에서 카타르행을 확정할 수도 있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지만 지난해 6월 2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멀티골로 기분좋게 월드컵 재도전을 시작했던 황의조는 이후 A매치 5경기 골맛을 보지 못했다. 통산 A매치 40경기에서 14골을 수확한 황의조가 프랑스 무대에서 회복한 골 기세를 살려 중동 원정에서도 공격 파워를 뿜어낼지 관심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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