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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명인의 ‘언행불일치’...그 파장의 끝은?

  • Editor. 김민주 기자
  • 입력 2022.02.25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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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주 기자] “나와 내 가족, 내 손주가 먹는데 거리낌 없는 김치, 먹고 건강해질 수 있는 김치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그 누구도 내 가족에게 썩은 배추와 곰팡이 무로 김치를 만들어 내어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내 한 ‘김치 명장’의 ‘언행불일치’로 세간이 들썩이고 있다.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불량 김치 판매 사태로 연일 파문이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국내 판매된 김치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명인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등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정부 차원의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정상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은 덩달아 피해를 볼까 우려 섞인 말들도 나온다.

다른 음식도 아닌 김치라니...  

“중국인 줄 알았네~. 이 나라에서 버젓이 일어나다니? 이 김치공장만 그럴까. 이참에 전국의 모든 김치공장을 다 확인해 봐야 된다~.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쳐야 되지 않나?!” (ch39****) 

김치 종주국 국민의 자부심이 시장에 대한 막연한 신뢰로 이어진 것에 대한 반작용일까. 소비자들은 이전 식품 이슈 때 보다 더 크게 반응하고 분노했다. 

식품업계는 김치 식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업계 전반의 신뢰도 하락을 초래 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그간 식품 위생 이슈가 발생하면 해당 음식에 대한 기피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되는 결과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한 식품제조사가 비위생적인 시설에서 순대를 만들어 온 것으로 드러나 이와 관련 없는 서울 일대 순댓국집에서는 단체 예약 등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판매량이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한성식품의 경우 전체 판매량의 70%를 전 세계 28개국 해외로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 이미지 측면에서도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김치 수출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1억5990만달러를 기록했다. 김치 무역수지도 2009년 이후 12년 만에 흑자를 냈다. 규모는 1920만달러에 달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앞서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 의회는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정하고 기념하기로 결의했다. 결의안에는 한국이 김치의 종주국임을 명시하고 뉴욕주 내 김치의 인기, 김치의 역사, 건강식품으로서의 우수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 명장 박탈에 대한 목소리

한성식품 김순자 대표는 지난 2007년 대한민국 식품명인 29호로 선정됐으며 김치명인 1호 타이틀을 갖고 있다. 2017년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김치 명인·명장이 만드는 신선하고 안전한 100년 전통의 국내산 김치’, 한성김치의 이 광고문구는 한성식품 김치를 구매한 소비자들과 납품받아온 대기업 선택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을 만큼 ‘명인’ ‘명장’에 대한 대중의 기대와 신뢰도는 높다. 

식품명인 제도는 식품산업진흥법 제14조에 따라 우리 식품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시행되고 있다. 식품 명인은 한 가지 식품 분야에서 20년 이상 종사했거나 전통 방식을 보존하고 실현할 수 있는 사람, 또는 명인으로부터 전수 교육을 5년 이상 받고 10년 이상 해당 업체에 종사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국내 총 81명이 명인 자격을 부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지정 식품명인은 정부 추진의 각종 박람회, 전수자 장려 지원금, 체험교육 활동비 등을 지원 받는다.

이번 한성김치 논란은 명인 제도의 공신력과 위상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명장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정부가 명인 지정을 철회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누리꾼(thdb****)은 “자격 박탈이 문제가 아니라 무슨 기준으로 명인을 달아 준 건지 저 정도면 범죄입니다. 사람들 탈나서 질병생기면 어쩌려고! 아예 가족이며 본인이며 음식 사업 못하게 철저히 막고 강력처벌 실형시켜야 음식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 안 생깁니다. 사람들은 믿고 사 먹은건데”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22일 페이스북에서 "정부는 당장 김순자 대표의 식품명인 자격을 박탈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순자 김치명인이 김치홍보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순자 김치명인이 김치홍보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정부는 '김치 명인' 지정을 철회할 수 있는지 내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3일 "김 대표의 김치명인 지정 철회가 가능한지를 비롯해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적 분노와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식약처는 전국에 해썹 인증을 받은 김치 공장 497곳에 대해 전수 현장 조사를 실시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농촌진흥청은 명인으로 인정받은 포기김치외 다른 김치 품목에도 명인 표시를 했는지 등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성식품 서산공장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던 한 누리꾼은 무 배추 뿐 아니라 썩은 갓도 다듬은 적이 있다는 주장과 함께  직원 임금 체불로 퇴사했다는 사실을 알려 더 큰 파장을 예고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내 김치 제조 업체 한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일은 회사 측의 공장 관리와 관심의 부주의로 보인다. 무가 작년부터 값도 좋고 진도 해남 배추 상품 상태도 참 좋았는데 비싼 인건비를 주면서 어처구니없는 일을 시켰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했다. 이어 “자사에서 만든 김치는 깨끗한 것이 맞는지 소비자로부터 확인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면서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김치명장 자격 박탈 여론과 관련해 ”사실 명장 타이틀은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유통과정에서 김치 맛은 떨어질 수 있어도 이물질 등 위생관련 문제는 부끄러운 것이라 여긴다. 먹는 음식을 파는 사람은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모든 과정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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