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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시장 MBTI 반영의 득과 실

  • Editor. 김민주 기자
  • 입력 2022.02.2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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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주 기자]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이는 기업에 있어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며 그만큼 회사는 유능하고 직무에 적합한 직원을 뽑기 위해 다양한 채용방식의 변화를 거듭해 왔다. 과거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은 신입사원 면접 때 관상이나 명리전문가를 대동했다는 소문이 전해져 오기도 한다. 

최근 몇몇 기업들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성격유형검사 MBTI 결과를 채용전형에 반영하겠다고 나서 잡음이 일고 있다.

MBTI는 지난 1944년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Carl Jung)의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미국인 마이어스-브리그스 모녀가 지표를 개발했는데, 자기보고(self report) 문항을 통해 선호하는 경향을 선택하는 성격 유형 검사다. 

총 16가지로 구분되는 성격유형을 알파벳 네 글자 조합으로 나타내는데 첫 번째, 네 번째 대문자는 드러나는 태도, 두 번째, 세 번째는 마음의 흐름을 보여준다. 정보 수집 방식에 따라 감각(S)과 직관(N), 의사결정 방식에 따라 사고(T)와 감정(F)으로 나뉘고, 에너지 방향(외향 E·내향 I)과 라이프스타일(판단 J·인식 P)도 영향을 미친다. 간편하게 각자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마케팅에도 활용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 MBTI검사 결과를 활용하는 기업이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SH수협은행은 입사 지원 접수 자기소개서에서 "자신의 MBTI 유형 및 장단점을 소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본인과 적합한 직무 분야가 무엇인지 작성하라"는 문항에 답변을 하도록 했다.

종합식품회사 아워홈은 지난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MBTI 유형을 소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장단점을 사례로 들어 소개하시오'라는 문항을 넣었다. LS전선은 자신의 MBTI 결과 입력을 요구한다. 안국건강은 2차 전형 시 MBTI현장 검사를 실시한다고 알려졌다. 브랜드마케팅회사 서울기획 101과 주식회사 애드나인 등은 채용 공고 우대사항에서  'MBTI가 'E'(외향적 성격)로 시작하는 사람'이라고 적시하기도 했다.

기업들이 채용과정에 MBTI를 활용하는 것에 구직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22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20대 19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6%가 MBTI 유형을 채용에 고려하는 것에 반대했다. 반면 39.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들 중 74.8%(복수응답)는 ‘MBTI 결과만으로 지원자의 성향과 성격 전체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긍정 답변 이유로는 근무 분위기에 적합한 성격 유형이면 업무 효율도 높을 것으로 예상돼서(56.3%·복수응답)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채용과정에 MBTI자료를 활용하는 기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연합뉴스]
  채용과정에 MBTI자료를 활용하는 기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MBTI검사가 구직자 평가 등 객관적 잣대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심리학자 대부분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재형 한국 MBTI 연구소 연구부장은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MBTI는 개인의 선천적 선호 경향성을 파악하는 검사라 개인의 모든 부분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나라는 사람은 심리검사 결과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더 입체적이고 독특한 사람이다'는 관점을 기본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도 "MBTI는 칼 융의 이론만을 근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충분한 연구를 거친 MMPI(다면적 인성검사), NEO-PI(5요인 성격검사)등에 비해 신뢰도 타당도가 떨어진다"며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4개 지표로 사람의 성격을 범주화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고 설명했다.

한편, MBTI 인증을 총괄하는 본부 마이어스 브릭스 재단은 윤리 가이드라인에서 “MBTI 결과를 지원자들을 걸러내는 데 쓴다면 지원자에게 MBTI 검사를 받도록 요구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며 많은 경우 불법”이라며 “검사자는 성격유형 정보만을 바탕으로 특정한 진로나 인간관계, 활동 등을 택하거나 피하도록 조언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자기소개서에 MBTI 반영은 채용에 객관적 기준이나 지표로 활용 되는 것이 아니라 MZ세대 트렌드에 맞춰 자기표현의 용이성을 위해 처음 도입한 것이며, 회사 내 여러 직군과 사업이 있기 때문에 특정해서 채용할 수 없는 부분이다"면서 "일 년에 한 번 정도 있는 공채에 향후 MBTI반영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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