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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20대의 직업 가치관, 11년 전과 뭐가 달라졌을까?

  • Editor. 류정운 기자
  • 입력 2022.07.13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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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류정운 기자] “요즘은 뭐니 뭐니 해도 워라밸이죠.”

“보수가 많은 곳을 선택할 겁니다.”

“저랑 일이 맞는지 적성부터 볼 것 같아요.”

“제가 일터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지, 그걸 가장 중요하게 봐요.”

“사람. 함께 일하는 사람이 어떤지가 가장 중요해.”

주변 20, 30대 지인들에게 “지금 만약 새로 직업을 구한다면 어떤 부분을 가장 고려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더니 나온 대답들이다. 질문 대상자 모두가 요즘 ‘MZ세대’로 통칭되는 또래다 보니 다들 고만고만한 대답을 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단 하나도 같은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럼 좀 더 조사 기간과 표본 크기를 확장해 살펴본다면 젊은 세대의 직업 가치관은 그동안 어떻게 변화했을까?

이를 위해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한국교육고용패널Ⅰ(KEEP1) 6차년도(2009년)’와 ‘한국교육고용패널Ⅱ(KEEP2) 4차년도(2020년)’ 자료를 비교 분석해 12일 발표한 결과를 살펴봤다. 해당 분석 결과는 14일 발행되는 ‘KRIVET Issue Brief’ 제237호에 ‘20대의 직업 가치관 변화’란 제목으로 실릴 예정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2009년과 2020년의 20대 초반 청년들의 직업 가치관에 대한 비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출처=언스플래시]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2009년과 2020년의 20대 초반 청년들의 직업 가치관에 대한 비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출처=언스플래시]

다만 조사 결과를 살피기에 앞서 염두에 둬야 할 점이 세 가지 있다.

먼저 2009년 당시 조사 대상은 만22세 청년 2574명이었던 반면 2020년 당시 조사 대상은 만21세 청년 8507명이다. 표본 크기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는 만큼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

둘째, 조사 대상이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하거나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초반의 청년들이니만큼, 직장생활을 좀 더 겪어본 20대 중후반이나 30대 청년층과는 그 의견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는데, 2020년 조사가 이뤄진 이후 2년여가 흐르는 동안, 우리 사회가 초대형 사건들을 잇달아 겪어왔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주식·코인 등 자산가격의 버블과 붕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이러한 사건들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불과 2년 사이 청년들의 직업 가치관에 큰 변화를 초래했을 수 있다.

본격적으로 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우선 20대 청년들이 직업을 갖는 이유로 꼽은 1순위는 ‘생계유지를 위해서’로 2009년과 2020년 모두 60% 이상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일견 당연해 보이는 결과지만, ‘자아실현을 위해서’라고 응답한 비율도 2009년 24.9%, 2020년 29%로 무시하지 못할 응답률을 보였다.

청년들이 직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2009년과 2020년 모두 ‘소질과 적성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그다음으로 ‘높은 임금과 소득’, ‘지속적인 고용 보장’, ‘자기 발전 가능성’, ‘여가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달리 말해 청년들이 생계유지라는 현실적 이유로 직업을 갖긴 하지만,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에 관해서는 자기 소질과 적성에 맞는 일을 택하는 경향이 크다는 얘기다.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청년들이 직업 선택 시 중요하게 보는 요소로 꼽은 상위 5개 중 대부분 요소가 11년간 감소한 반면, ‘지속적인 고용 보장’은 기존 8%에서 12.7%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의 20대가 과거의 20대보다 고용 안정성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앞서 가장 많은 청년이 직업 선택 시 최우선 요소로 꼽은 ‘소질과 적성에 부합하는지 여부’의 비율은 2009년 59.7%에서 2020년 54%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청년들이 직업 선택 시 중요하게 보는 요소로 꼽은 상위 5개 중 대부분 요소가 11년간 감소한 반면, ‘지속적인 고용 보장’은 기존 8%에서 12.7%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사진=한국직업능력연구원 보고서 캡처]
청년들이 직업 선택 시 중요하게 보는 요소로 꼽은 상위 5개 중 대부분 요소가 11년간 감소한 반면, ‘지속적인 고용 보장’은 기존 8%에서 12.7%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사진=한국직업능력연구원 보고서 캡처]

20대 청년들은 2009년과 2020년 모두 직업생활 성공조건 1순위로 ‘본인의 노력과 성실성’을 꼽았다. 2순위로는 ‘본인의 능력’이 꼽혔으며, 3순위와 4순위는 두 조사에서 차이를 보였다. 2009년에는 ‘대인관계’, ‘돈(자본)’이 각각 3순위와 4순위를 기록한 반면, 2020년에는 ‘돈(자본)’, ‘대인관계’ 순으로 그 순위가 뒤바뀌었다. ‘좋은 성품’, ‘가정 배경이나 인맥’, ‘학벌’ 등은 두 조사 모두에서 미미한 응답률을 보였다.

다만 앞서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순위보다는 그 응답률의 변화 추이를 함께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9년과 2020년 조사 모두에서 직업생활 성공조건 1순위로 꼽힌 ‘본인의 노력과 성실성’은 그 응답률이 11년간 크게 하락한 반면, 2순위인 ‘본인의 능력’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요즘의 20대 청년들이 이전보다는 능력 중심의 성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짐작게 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최수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노동 수요자 측에서는 젊은 인력의 채용과 장기근속을 통한 인적자원의 축적을 원한다면 앞으로 고용 안정성과 개인의 자아실현, 또 자기 계발 측면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라며 “요즘의 20대는 능력 중심의 직업 성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능력에 따른 보상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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