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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피플] 3년 만근 시 한달 휴가, 대표 선임에 투표하는 회사가 있다(上)

  • Editor. 조근우 기자
  • 입력 2022.12.29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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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백색(百人百色). 백 명의 사람이 제각기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다는 말입니다. 세상은 너무나 다른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개성 넘치는 사람, 독특한 일을 하는 사람, 이타적인 사람, 유명한 사람,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람 등등…. ‘UP피플’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너무나 다양하기에 도리어 평범해질 수밖에 없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요. 바쁜 일상에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를 누군가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그 면면을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럼 잠깐 시간을 내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편집자 주>

[업다운뉴스 조근우 기자] 대퇴사부터 조용한 퇴직까지. MZ세대가 노동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며 퇴사와 이직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자기개발과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직장은 더 나은 곳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발판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청년층의 첫 직장 평균 근속 기간은 1년 7개월이고, 첫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는 청년은 34.4%에 불과하다.

이처럼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젊은 세대의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회사생활에 유독 불만이 많다는 MZ세대를 사로잡은 기업이 있다. 바로 대학내일이다. 대학내일은 지난해 잡플래닛에서 주목할 만한 중소·중견기업 1위, 블라인드에서 표현의 자유 지수와 재직자가 행복한 기업 부분에서 TOP10에 선정됐다. 대학내일은 지난 1월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문성욱 블라인드 대표가 ‘구성원 만족도가 높은 기업’으로 꼽아 눈길을 끈 바 있다.

잡지 회사로 알려진 대학내일은 현재 통합 마케팅 에이전시로 마케팅 솔루션, 미디어/콘텐츠 비즈니스, 마케팅 리서치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대학내일은 업무강도가 강하다고 평가된다. 그럼에도 MZ세대가 회사를 ‘만족’하며 다니고, 더 나아가 HRM(인적 자원 관리)에 대한 컨설팅까지 하는 비결이 무엇일까? 대학내일의 이윤경 인재성장팀 팀장, 윤길주 인재경영팀 책임, 권수인 경영기획팀 수석을 만나 비결을 물었다.

윤길주 인재경영팀 책임(왼쪽)과 이윤경 인재성장팀 팀장 [사진=대학내일 제공]
윤길주 인재경영팀 책임(왼쪽)과 이윤경 인재성장팀 팀장 [사진=대학내일 제공]

- 담당하고 있는 업무 및 자기소개 부탁한다.

■ 이윤경 팀장 : 대학내일 인재성장팀 팀장을 맡고있다. 동료들의 ‘자기다운 성장’이 조직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모든 일을 한다. 당장 써먹는 점심시간 스터디 ‘당써먹’, 팀 너머 층 너머 연결되는 ‘키다리’, 나의 강점을 파고드는 ‘강점’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 윤길주 책임 : 대학내일 인재경영팀에서 일하고 있다. 대학내일과 자회사를 포함한 대학내일ES의 채용과 신규입사자들의 온보딩을 담당하고 있다.

■ 권수인 수석 : 대학내일 경영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대학내일에 신입 사원으로 입사했다가 이직후 여러 스타트업에서 콘텐츠·브랜드마케팅 경험을 한 뒤 재입사했다. 대학내일ES의 대내외 브랜딩을 맡고 있다.

- 수평적인 사내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나? 관통하는 철학이 있는가?

■ 권 수석 : 사내문화를 만든다는 기조로 운영하지 않고, 그렇기에 사내문화 담당자도 없다. 사내문화를 만든다는 개념보다는 조직운영 정책이나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

■ 윤 책임 : 초기 소수일 때부터 시작되는 문화들이 이어졌다. 창업 시점부터 경영진이나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고민하고 충분히 소통해온 결과 아닌가 싶다.

경영 목적이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행복’이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목적이고 이익이 수단이다’라는 철학이 있다. 물론 사기업이니 이윤을 추구하지만 구성원이 최우선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고, 회사도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 직원들이 사내문화가 수평적이라고 느끼는 이유, 사내문화가 좋다고 평가하는가 뭐라고 생각하나?

■ 윤 책임 : 구성원 의견을 들으려는 노력과 투명함이다. 노사협의체와 비슷한 내일평의회가 있다. 대표자를 선출해 구성원 의견을 듣고 취합하고 공유하는 조직이다. 5개 위원회로 나눠져 사각지대 없이 의견을 듣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표자는 노동이사로 선정돼 이사회에 참여해 의견을 내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인트라넷에 아고라 게시판이 있는데, 익명으로 여러 가지 글도 쓸 수 있다. 대표에게 직접 익명으로 쓰는 메일도 있는데, 대표는 무조건 답변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구성원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재무회의나 팀장 회의록 이사회 회의록도 공개하고 재무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한다. 정보를 공유받을 권리를 주니 구성원들이 스스로 책임에 대해 고민한다.

- 내용 등을 숨기거나 답변을 회피하진 않나?

■ 윤 책임 : 전문을 공개하는 게 원칙이다. 단, 전문 공개가의도와 달리 구성원 개인이나 특정 조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일부 블라인드 처리할 수 있다.

구성원이 만족하며 다니는 회사 대학내일 [사진=블라인드 캡처]
구성원이 만족하며 다니는 회사 대학내일 [사진=블라인드 캡처]

- 수평적 문화를 추구하는 기업 중, 책임 소지에 대한 고충을 겪는 경우가 더러 있다. 대학내일은 책임과 수평적 문화 모두를 아우르는 비결이 있나?

■ 권 수석 : 대학내일이 수평문화를 지향한 건 아니다. 수평과 수직의 개념보다 회사가 이익을 내고 지속하려면 그 회사가 시장에서 전문성을 발휘해 이익 실현을 해야 한다. 이에 대해 구성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한다. 대학내일은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구성원으로서 권리도 주장하는 문화다. 회사 업무에 대해 책임지고 기여했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책임을 딱딱 잘라서 묻지는 않지만, 맡은 일에 대한 책임의식이 깔려있다. 그래서 내 역할을 잘하고, 동료에게 업무를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가 회사와 구성원들이 성장하는 데 큰 동력이 된다.

- 역할과 책임을 정확히 알려주는 건가?

■ 윤 책임 : 실제 개인 기여도가 매출에서도 직결되는 부분이 많다. 마케팅 에이전시 특성상 개인 역량이 회사 매출과 이익, 본인 이익으로 바로 직결되는 구조다. 대학내일에는 책임생산이 있다. 팀별로 본부별로 그 해 달성해야 하는 매출 목표를 정해놓고,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거다. 대부분 목표를 달성하는데, 못한다고 책임을 묻진 않는다. 구체적인 목표가 주어지고, 개인과 팀 차원에서 목표를 어떻게 해야 달성할 수 있을지 계획을 세운다.

- 구성원 목소리가 회사 경영에 반영된 예가 있나?

■ 윤 책임 : 대표적으로 3년 만근을 하면 한 달 유급 휴가를 주는 제도가 있는데, 노사가 함께 협의해 만들었다. 또 대표 선정에 구성원 의견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3년에 한 번 대표 선정을 위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투표하고, 이 결과를 이사회에서 감안한다. 선거관리위원회도 만들어 실제 유세도 하고, 투표 결과까지 공유한다. 입후보 조건은 5년 이상 근속에 주식 보유 비율이 0.5% 이상 있으면 가능하다.

- 구성원은 단순히 ‘직원’이 아닌 건가?

■ 권 수석 : 대학내일의 조직문화 철학 중 ‘주인이어야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다’가 있다. 구성원을 회사의 주인이고 우리 회사를 같이 만들어가는 진정한 의미의 동료로 생각한다. 단순히 시키는 걸 하는 사람이 아닌, 같이 의견을 내 함께 일을 도모하는 동반자다. 당연히 회사이고 그에 속한 직장인이지만, 다른 회사보다는 구성원을 위한 고민을 훨씬 더 많이 하고 있고, 구성원들도 우리가 만들어 가는 회사라는 그런 생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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