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떠오르는 바이오 항공유, 국내 정유업계 현주소는?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3.08.21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최근 전 세계적인 ‘탈(脫)탄소’ 움직임에 따라 유럽연합(EU)이 2025년부터 바이오 항공유(SAF) 혼합 사용을 의무화하고,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올해부터 SAF를 현지 생산하는 정유사에 세제 및 보조금 혜택을 주기로 결정하며 SAF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도 이에 발맞춰 SAF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1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SAF 수요량이 2025년 80억톤(t)에서 2030년 230억톤, 2040년 2290억톤, 2050년 4490억톤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급성장하는 SAF 시장에 발맞춰 국내 정유업계도 본격적으로 시장 진출에 나선다. 사진은 대한항공 보잉 737-8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급성장하는 SAF 시장에 발맞춰 국내 정유업계도 본격적으로 시장 진출에 나선다. 사진은 대한항공 보잉 737-8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SAF는 동물성·식물성 기름, 해조류, 도시 폐기물 가스 등 바이오 대체 연료를 사용해 생산한 항공유를 뜻한다. 수급에서 소비까지 전 단계에 걸쳐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감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EU와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친환경 탄소중립 가치 실현을 위해 SAF 중심 항공유 시장 구축에 나서며 기술 개발 및 사용 확대를 촉진하고 있다.

EU는 항공유 SAF 의무 포함 비율을 2025년 2%에서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로 늘리기로 의무화한 ‘리퓨얼 EU’ 법안을 지난 4월 통과시켰다. 미국은 지난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현지에서 혼합·급유하는 SAF에 1갤런당 1.25~1.75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 역시 자국 항공유 공급업체 대상 최소 1%의 SAF 혼합 사용 의무를 법제화했다.

세계 각국에서 SAF 의무화가 확대됨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며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7년까지 울산콤플렉스(CLX)에 SAF 생산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탈탄소 기조에 따른 연료 수요 구조 변화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생활폐기물을 가스화해 합성원유를 생산하는 미국 ‘펄크럼’에 260억원을 투자한 뒤 생활 폐기물을 활용한 합성 원유 생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10월에는 미국 이퓨얼(물을 전기분해해 얻은 수소에 이산화탄소, 질소 등을 합성하여 만드는 합성연료) 전문 기술기업 ‘인피니움’에 투자를 진행했다.

GS칼텍스는 지난 6월 대한항공과 ‘바이오 항공유 실증 추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정부에서 실시하는 SAF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최근에는 국내 정유사 최초로 바이오연료에 대한 국제 친환경 제품 인증인 ‘ISCC EU’를 취득하며 바이오 항공유 구매와 판매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해 환경 영향과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아울러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디젤 공장을 설립하고 있으며, 양사는 인도네시아 디젤 공장을 중심으로 바이오 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에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도 지난 2021년 9월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며, 바이오 디젤과 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공급망 구축 및 생산 등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5월 기존 식용 원료 한계에서 벗어나 팜 폐유 등 비식용 원료를 활용하는 차세대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며 2026년까지 3단계 투자 로드맵을 제시했다.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충남 대산 공장 내 연산 13만톤 규모의 바이오 디젤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연산 50만톤 규모 수소화 식물성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HVO를 활용한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를 생산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선다. HVO를 HPC(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에도 원료로 투입해 바이오 기반 석유화학 제품까지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100만톤에 달하는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내 SBM(Solid Bed Merox) 공정.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내 SBM 공정.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세계 각국이 SAF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세액공제 혜택이나 각종 지원 제도를 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 현행법은 아직 정체 중이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석유사업법)에 따르면 정유사가 석유를 정제해야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어 동·식물성유지, 폐식용유 등 석유대체연료로 석유 제품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SAF 도입 확대를 위한 석유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지만, 국내 정유업계가 적극적으로 바이오 연료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관련 법적 근거 마련과 정부 지원이 속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도 SAF 도입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원료를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크고,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SAF를 사용하는 대한항공의 실사용 비중은 1%밖에 안 돼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SAF에 대해 언급이 많이 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시기상조”라며 “친환경 사업이다 보니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아직 정책적으로도 준비 단계이기 때문에 정유사들끼리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적 근거 마련, 세제 혜택 등 정부 지원이 구체화된다면 기업들도 SAF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