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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금리 '쇼크'에 커지는 국내 대출금리 상방압력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10.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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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기준금리는 9개월째 제자리걸음해도 대출금리는 뛴다. 한국은행이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중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자산가격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까지 찍으며 상승 기울기를 높이자 국내에서도 미국처럼 8%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의 재도래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은행이 1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통화정책방향을 연 3.5%의 기준금리 동결로 결정한 지 채 하루도 안 돼 미국발 ‘금리쇼크’가 밀어닥치면서 시중금리의 오름세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뉴욕경제클럽 간담회 연설이 끝난 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5%를 터치했다. [사진=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뉴욕경제클럽 간담회 연설이 끝난 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5%를 터치했다. [사진=AP/연합뉴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19일(현지시간) 연 5.001%를 찍은 뒤 4.9898%에 마감됐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5%를 돌파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긴축기조를 이끌어온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예상외로 견조한 미 경제 지표들을 재확인하면서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한 것이 16년 만의 5% 돌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으며 최근 몇 달간의 좋은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2%)를 향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일의 시작일 뿐"라며 "물가 연착륙을 위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뜨거운 미국 경제가 잠재성장률(1%대 후반) 밑으로 떨어져 다소 냉각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중 모드’를 내비치며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옅어지는 분위기이지만, 물가 목표를 향한 연준 위원들의 ‘단합 대응’을 강조한 만큼 고금리 장기화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이 반응한 것은 냉각이 필요할 만큼 탄탄한 미국 경제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이 강조한 대로 미국 성장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전월 대비 기준으로 8월(0.8%), 9월(0.7%) 연속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 생산·고용 지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채시장 수급 상황이 겹쳐지면서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탔다.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확대로 국채 발행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자 수요 부진으로 채권값이 급락(채권금리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면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연준으로선 추가 금리인상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글로벌 경제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2년 만기 단기 채권 금리에 비해 10년물 채권 금리는 대출금리의 바로미터로 경제주체의 자금 조달비용과 연계된다. 이 금리가 높아지면 가계의 모기지(주담대) 이자비용, 기업의 금융비용 증가를 부르고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날 미국의 모기지(30년 만기) 평균금리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8%를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와 모기지 금리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와 모기지 금리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의 상승세는 국내 채권시장에도 바로 영향을 미친다. 한은이 금리 동결을 결정한 날 서울 채권시장에서는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4.363%로 연고점을 경신했다. 유동성 경색이 커졌던 지난해 10월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시중금리 상방 압력은 더 커지게 됐다.

국내에서도 주담대 금리 수준이 연 8%대(상단 기준)로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변동금리와 연동된 신규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반등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연준의 긴축 숨 고르기 영향으로 3.44%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에는 3.82%로 0.38%포인트 올랐다. 연고점인 1월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상단이 8%까지 올랐던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최근엔 7%를 넘어섰다.

은행권은 통상 예금과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이 비용은 동반 증가세다. 지난해 4분기 유동성 경색으로 발행이 막힌 은행채를 대체해 내놓은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자 시중은행은 수신금리를 연 4%대로 끌어올려 재유치를 도모하고 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 금리도 지난 5월 4%를 넘어선 뒤 최근엔 5%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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