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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주류 가격 인상, 수익성 높이고 부담 낮추고?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3.11.0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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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정말 어쩔 수 없이 올렸다.”

지난달 초 오비맥주가 제품 출고가를 올렸을 때 당분간 인상 계획이 없다던 하이트진로가 한계점에 도달한 탓에 소주·맥주 가격을 올린다. 이번 가격 인상 결정으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소비자 및 거래처·영업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생 기금 마련에 나선다고 해 업계 시선이 주목된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병 360ml 제품과 1.8L 미만 페트류 제품 출고가를 6.95%,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지난 4월 주정 가격 인상 이후 반년 만에 인상이 가시화된 것이다.

참이슬 소주 [사진=연합뉴스]
참이슬 소주 [사진=연합뉴스]

하이트진로는 원가 부담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연초부터 소주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됐고, 공병 가격은 21.6% 오르는 등 원가 상승 요인이 과거부터 발생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수익성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9% 감소한 119억원, 매출액이 0.9% 감소한 641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 역시 업계와 증권가에서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6718억원, 영업이익은 38.6% 줄어든 350억원으로 추정한다”면서 “기업 간 거래(B2B) 시장 총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톱라인 성장은 다소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4월 주정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 가중 및 신제품 관련 광고 판촉비 증가로 손익도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번 주류 가격 인상으로 인해 하이트진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심은주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올해 연결 손익은 1100억원 내외로 예상된다”면서 “이번 주류 판가 인상으로 내년 손익은 지난 3년 평균 수준인 1800억원까지 회복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와 자영업자, 거래처가 지는 부담은 늘어나게 되며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그동안 소주 출고가가 인상되면 도매상과 소매상을 거칠 때마다 공급가 10% 수준의 부가가치세가 각각 붙는다. 식당에선 인건비, 식자재 가격 인상분 등을 더해 병당 1000원씩 올리는 경우가 잦았다. 지난해에도 주류업체가 출고가를 올리며 식당 소주 가격은 4000~5000원에서 5000~6000원으로 뛰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물가 전쟁을 선포하며 물가 안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제품가 인상 결정에 따른 이해 관계자들의 비판은 당연한 반응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와 자영업자, 거래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상률도 최소화했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버틸 여력이 없어 가격 인상을 결정했지만, 정부 물가 안정 노력에 발맞추고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소한으로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참이슬 소주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참이슬 소주 [사진=연합뉴스]

또 하이트진로는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상생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우선 주류 취급 거래처에 가격 인상 시점까지 충분한 물량을 공급해 인상 전 가격으로 재고를 확보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한편, 소비자가 주류를 직접 구입할 수 있는 대형할인매장, 기업형 슈퍼마켓(SSM), 농협하나로마트, 개인대형 슈퍼마켓 매장 등에서 다양한 가격 할인 행사를 실시해 연말까지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체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또한 주류 도매장에 대한 채권 회수 유예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주류 도매장이 식당에 지원한 대여금 등에 대한 회수 유예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가격 인상 시점부터 연말까지 판매한 참이슬과 진로 1병당 30원을 적립해 거래처 필요 물품 지원, 요식업소 대상 건강 증진 상품권 지원, 요식업소 자녀 대상 장학 사업 등 환원 사업에 전액 투입할 계획이다.

참다 참다 못해 올린 하이트진로. 이번 가격 인상이 수익성을 개선시키고, 하이트진로가 소비자를 위해 제대로 된 상생을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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