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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석달만에 최저치, 하방 압력 키우는 중국 경기둔화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11.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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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하반기 들어 급등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자극 우려를 키우던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9월 세계 1,2위 석유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의 감산 연장 결정으로 배럴당 90달러 중반까지 치솟으며 100달러를 위협했던 글로벌 유가가 지난달 터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변동성을 더 키웠지만, 이달 들어서는 석 달 전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 빅2의 수요 감소 이슈가 부각되면서 70달러대로 급락했다. 특히 최근 중국의 경제 지표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에 기름값 하락 흐름이 뚜렷해졌다.

미국 오클라호마 지역에 있는 원유 펌프잭. [사진=연합뉴스]
미국 오클라호마 지역에 있는 원유 펌프잭. [사진=연합뉴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글로벌 원유의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2.5% 하락한 79.54달러로 거래를 마쳐 지난 7월 20일(79.64달러) 이후 처음으로 80달러선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 원유의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64% 하락한 배럴당 75.33달러를 기록, 이틀째 70달러대를 유지했다. 두 벤치마크는 전날 4% 급락에 이어 큰 폭으로 추가 하락하면서 7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배럴당 90달러 안팎으로 요동쳤던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공급 측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최근 기름값 하락은 수요 요인이 크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면 공격을 반대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비등해지면서 이란까지 참전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할 위험이 사그라드는 분위기에서 원유 수요 감소 이슈가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는 "중동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되고 미국·중국의 수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면서 두 벤치마크가 모두 7월 중순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벤치마크의 하락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지난주 지난 2월 이후 최대 수준인 1200만배럴 증가했다는 발표가 나온 가운데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일일 석유 소비량 전망이 종전 10만배럴 증가에서 30만배럴 감소로 바뀌면서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ING의 워렌 패터슨·에와 만테이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분명히 중동발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 대신 수급 균형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 들어 유가 변동에서 미국의 원유 수요가 변수라면 중국의 수요 감소 우려는 상수가 되는 흐름이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 중국의 경제가 더딘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요 위축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원유 재고는 지난 7월 말부터 지난달까지 7000만배럴을 소진한 뒤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들어 "이는 중국내 수요가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후지토미증권의 다자와 도시타카 애널리스트가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특히 중국의 수요로 쏠렸다"고 짚은 것도 중국 경제 지표가 10월 다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중국의 지난달 수출이 1년 전보다 6.4% 역성장하면서 6개월 연속 감소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경기 둔화가 깊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비관론이 확산하면서 국제유가 하락세는 뚜렷해졌다. 앞서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한 달 만에 다시 50 미만(49.5)으로 하락해 경기 수축 국면으로 돌아서자 ’세계의 공장‘의 활력 회복은 여전히 난망이라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수출 부진이 결정타를 날린 셈이다.

중동 분쟁에서 산유국 이란이 참전해 사태가 악화할 경우 글로벌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폭등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던 터에 중국의 경기 둔화가 유가의 하방 압력을 키우는 것은 세계경제에는 호재이자 악재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고유가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더 높였다는 점에서 최근 기름값 진정세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낮춰준다. 하지만 15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나홀로' 경기 활황으로 세계경제의 추가적인 침체를 막아내는데 기여했던 중국의 경기가 경제 개방 이후 최악의 하강 국면에서 좀처럼 탈출하지 못할 경우 그 여파는 장기적인 글로벌 경제의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경제의 회복은 디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하락) 우려까지 겹치면서 더욱 지체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소비자·생산자 물가 지표에서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깊어질 것이라는 경고음이 울리면서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2% 하락했는데, 전월 증감률(0%)과 로이터·블룸버그의 시장 전망치(-0.1%)를 모두 밑돌았다. 석 달 만의 마이너스 전환이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2.6% 하락하면서 13개월 연속 내림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락 폭도 전월(-2.5%)보다 커졌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중국발 글로벌 유가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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