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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품 논란에 알리익스프레스 ‘정면 돌파’ 통할까

  • Editor. 현명희 기자
  • 입력 2023.12.0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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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현명희 기자]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해외직접구매(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 3월 본격 한국 투자를 예고한 뒤에도 ‘짝퉁‘ 논란이 끊이지 않자 가품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품 논란' 종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한 목표는 오로지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국내 이커머스업계에도 이미 충분히 위협적일 만큼 낮은 가격과 다양한 상품군 등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 중인 알리익스프레스가 가품 예방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시장 확장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지난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알리익스프레스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 기자간담회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제공]
지난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알리익스프레스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 기자간담회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제공]

“한국은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고,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선 아직 절대적 왕좌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장 대표가 내놓은 답이다. 이커머스 시장 내 돋보이는 우위 기업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알리익스프레스가 진출하기에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에 따르면 조사 결과 1억명 이상의 중국 소비자가 한국 물품 구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어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 제품이 갖는 매력이 통할 것이라고 봤다는 설명이다.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게 된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로 지난해 11월 국내 고객센터 개설, 그리고 지난 3월에는 1000여억원 규모로 한국 시장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소비자 특성상 저가이면서 상품 품질은 좋기를 바라는 심리가 크기 때문에 알리익스프레스의 저가 공세가 통하고 있다는 평가는 통계로 확인된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 앱 국내 사용자 수는 707만명으로 지난해(343만명)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가품이다. 지난달만 해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가짜 임신 테스트기’, ‘유명 브랜드 치약’, ‘갤럭시 버즈2’ 등 가품 논란이 지속해서 불거졌다. 아무리 저렴한 가격이라도 상품을 믿을 수 없다면,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소비자 심리다.

소비자 신뢰도 추락은 결국 기업의 가치 하락으로도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알리익스프레스가 가품 근절과 예방에 칼을 빼든 이유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내놓은 프로그램은 이른바 ‘프로젝트 클린’. 한국 내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가 목적이다. 최종적으론 가품 논란 종결을 위해 3년간 한국에 총 100억원을 투자해 5개 분야에 초점을 둔 프로젝트 클린 프로그램으로 선제적인 가품 예방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선제적 예방 단계로서 비즈니스 자격 및 브랜드 판매 승인 자격 검토를 통해 셀러를 검증하고, AI(인공지능) 식별 알고리즘으로 지적재산권(IP) 침해 여부를 식별하며, 반복적인 침해 상품 판매 혹은 다른 계정 등으로 판매하는 셀러가 있는지 모니터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어 전용 지적재산권 보호 포털인 ‘지적재산권 보호 플랫폼(IPP)’ 및 각 상품 페이지 내 ‘신고하기’ 버튼, 한국 전용 지적재산권(IPR) 이메일을 통한 불만 접수 등을 통해 신고 시스템도 운영할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미스터리 쇼퍼 전담팀을 신설해 제3자와의 협업으로 무작위 검사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가품 발견, 그리고 판매까지 이뤄진 경우는 ‘품질 보증 서비스’로 대처하게 된다. 장 대표에 따르면 고객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상품이 위조품 혹은 모조품으로 의심될 경우 증빙 서류 없이도 반품 신청이 가능하며, 가품 판정 결과가 나오기 전에 우선적인 환불 조치도 취한다. 결함이 있거나 파손된 상태로 배송된 상품에는 무료 반품 서비스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에 원 상품 저작자인 브랜드 권리자가 가품에 대한 소송 진행 시 법률 서비스를 지원하고, 기타 이해 당사자와도 규제 준수 강화를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예방 및 근절을 위한 방안으로 5개 분야에 초점을 둔 '프로젝트 클린' 프로그램을 내놨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제공]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예방 및 근절을 위한 방안으로 5개 분야에 초점을 둔 '프로젝트 클린' 프로그램을 내놨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제공]

다만 가품이 판매된 후의 후속 조치로는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특히 AI 식별 알고리즘을 통한 검토 작업이 부각됐지만, 미흡한 점이 있다는 지적에 장 대표도 “아직 미진한 부분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러닝 작업으로 AI 식별 알고리즘 시스템 엔진은 지속 강화 작업 중에 있으나, 사람이 직접 개입해 가품 제거에 나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보완을 위해 나서고 있지만 “누락한 점에 대해선 제보를 통해서라도 살펴 나가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현재 입장이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제시한 근절책이 과연 ‘가품 논란 종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비자 구매를 결정짓는 핵심적 사안인 만큼 알리익스프레스에도, 다른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에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한국 소비자의 특징 중 ‘높은 가성비’를 언급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품질이 좋은 물품을 구매하기보다, 동일한 품질이면서 조금 더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더라”고 분석했다. 현재 약점으로 불거지고 있는 ‘가품 논란’만 해소한다면 ‘동일한 품질’ 확보로 한국 시장 확장세를 키울 수 있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게 작용하기에 국내 이커머스업계에선 ‘가품 근절’까지 선언한 알리익스프레스의 저가 공세가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직구 소비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현정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 해외직구 시장 규모는 작지만 간과할 수 없다”면서“올 3분기 해외직구 성장률(25%)이 전체 온라인 유통시장 성장률(8%)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이번 프로젝트 클린 발표는 이미 다른 이커머스 업체가 시행 중인 가품 대응책과 차별화 요소가 적은 데다 지적재산권 피해를 본 브랜드나 기업에 대한 보상책도 빠져 있어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따라붙는 것도 사실이다. 레이 장 대표는 “더 많은 소비자가 알리익스프레스를 찾아주고 있어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면서 “소비자 만족을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 노력의 일원에 당연히 지적재산권 보호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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