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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기업은] 맘스터치의 우리 엄마 ‘월클’ 도전기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4.01.1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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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에게 삶의 이야기가 있듯, 기업에도 탄생부터 지금까지 일궈온 역사와 앞으로 만들어 갈 스토리가 있습니다. 기업은 멀리 떨어진 주체가 아닌, 우리 일상 곳곳에 녹아 있는 동반자입니다. 우리 중 누군가는 기업에 몸담고 있고, 다수는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누리고 있죠. [지금 우리 기업은]은 그런 기업의 이야기, 이모저모를 듣고자 마련했습니다. 대한민국의 한 축을 떠받치는 이들 이웃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편집자주>

[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엄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나 키워드는 무엇인가. 대다수가 희생과 헌신이라고 얘기할 것이다. 남편을 위해 내조하고, 자식을 위해 양육에 힘을 쏟는 엄마 모습을 보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엄마들은 가족을 먼저 챙기고, 자신은 뒷전으로 생각하는 등 외적으로 빛나기보다는 가정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정형화된 엄마 모습은 아주 오래 전부터 고착화돼 전해져 왔다.

하지만 세대가 지나면서 통념적인 기준의 엄마와 다른 ‘엄마상(像)’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워킹맘이다. 가정에서 가사 노동과 육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하는 엄마들이 많아진 것이다. 심지어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나 셰릴 샌드버그 메타 전 최고 운영 책임자(COO) 등 국내외 명망 있는 기업 등에서 ‘월드 클래스(월클)’급 활약을 보이고 있는 워킹맘은 선망의 대상이자 존경의 아이콘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도 비슷한 변신을 예고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 어린 한 끼 식사를 대접한다’는 의미를 브랜드명에 담고 가성비와 가맹점 상생에 집중하며 따뜻한 마음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전략을 펼쳐왔는데 월클 도전기를 알리며 이미지 변신에 나선 모양새다.

맘스터치 일본 도쿄 시부야 팝업스토어 [사진=맘스터치 제공]
맘스터치 일본 도쿄 시부야 팝업스토어 [사진=맘스터치 제공]

■ 맘스터치 일본 진출, 골목대장에서 월클로

맘스터치는 지난해 국내 가맹점 수 1400호점을 돌파하며 버거 프랜차이즈 중 가맹점 수 1위를 차지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가성비를 무기로 골목 상권을 엄마 손길처럼 꼼꼼하게 파고든 것이 주효했다. 그러나 월클의 기본 조건 중 하나는 세계적인 인지도가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국내에서 잘 나가도 해외 영향력이 없다면 우물 안 개구리일 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맘스터치는 지난해부터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시작은 일본이었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10월 4주 간 도쿄 시부야에 팝업 스토어를 열고 성공적인 운영을 마쳤다고 밝혔다.

팝업 스토어 운영에서 맘스터치의 시장 개척에 대한 진심이 전해지기도 했다. 일본 소비자들에게 맘스터치만의 독보적인 맛과 품질을 전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이 총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혁신센터를 비롯한 본사 전문 인력 수십 명이 파견돼 반죽부터 튀기기까지 주방에서 손수 조리하는 맘스터치 수제 방식을 그대로 재현했다. 심지어 치킨 버거 특성상 조리 후 바로 먹어야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매장 식사만 가능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맘스터치가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이용 경험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메뉴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97%에 달했고, 기존 현지 브랜드와 비교 시 88%가 ‘타브랜드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한 것을 고려하면 제품 경쟁력도 부족하지 않다는 얘기다.

현지 반응 역시 뜨거웠다. 운영 기간 중 팝업 스토어 방문객 수는 3만3000여명으로 하루 평균 1570명이 매장을 찾았다. 사전 예약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 오픈 당일 3주치 좌석이 매진됐고 매일 아침을 ‘오픈런(매장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 행렬로 시작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현지 반응이 뜨거웠다”면서 “일본 5대 민영방송 중 4곳이 취재 와 매장 분위기를 담았다. 가성비나 푸짐한 양, 큰 사이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좋은 평가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열띤 반응에 힘입어 맘스터치는 시부야 직영 1호점을 상반기 오픈할 예정이다. 4분기 예정이었으나, 이를 앞당겼다. 또 당초 마스터 프랜차이즈(MF)나 합작법인(JV) 형태로 일본에 정식 진출할 계획이었는데, 일본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우선 국내 본사 직영점으로 두기로 하며 투트랙 전략으로 수정했다.

맘스터치가 매장을 일본 시부야로 낙점한 것도 월클 도전과 관련이 깊다. 최근 국내 프랜차이즈 대부분은 동남아시아 진출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한류와 K-푸드 인기에 힘입은 선택이다. 어쩌면 쉬워 보일 수 있는 선택지를 뒤로 하고 맘스터치는 과감하게 일본 도전장을 던졌다. 일본 외식업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로 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미 일본 버거 시장 규모는 7조원에 육박한다. 따라서 맘스터치는 일본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는다면 일약 월클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부야 1호점은 벌써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어 맘스터치 발걸음을 더욱 더 가볍게 하고 있다. 실제 설문 조사 결과에서 ‘맘스터치 정식 매장 오픈 시 재방문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99%에 달했다. 맘스터치는 일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해외 사업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이미 2022년 4월 태국에서 현지 기업과 MF 계약을 맺고 매장 5곳을 출점시킨데 이어, 지난해 9월 몽골 현지 기업 푸드빌팜과 MF 계약 방식으로 이마트 몽골 4호점에 현지 1호점을 오픈하는데 성공했다.

맘스터치 측은 “일본에서 레퍼런스 체크를 받았다는 것은 비즈니스적으로 의미가 크다”면서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국가고, 외식 수준이 높은 선진국이다. 앞으로 동남아 쪽으로 많이 진출하려고 하는데 일본에서 흥행이 됐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또 호주나 유럽 등 GDP가 더 높은 나라에 MF 형태로 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협력사들 능력이 중요한데 일본에서 성공했다고 하면 성과를 높게 쳐주게 된다”고 밝혔다.

맘스터치 피자앤치킨 신제주점 [사진=맘스터치 제공]
맘스터치 피자앤치킨 신제주점 [사진=맘스터치 제공]

■ 비프와 피자로 다양한 무기 갖추다!

해외 시장 진출만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맘스터치는 월클이 될 수 있을까. 월클 조건은 상당히 까다롭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드리블만 잘 한다고,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슛만 잘 던진다고 월클이 된 것은 아니다. 슛도 좋고 드리블, 개인기, 경기 조율, 리더십 등 다양한 영역에서 부족한 없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맘스터치가 월클이 되려면 여러 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맘스터치가 치킨 패티 분야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한정적인 메뉴와 단일 사업 부문 등에선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는 얘기도 나온다.

맘스터치는 메뉴·사업 다각화로 스텝업을 도모하고 있다. 우선 ‘맘스터치=싸이버거’라는 공식이 생겨날 정도로 맘스터치 메뉴 폭은 좁았다. 싸이버거가 휘청이면 브랜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감도 돌았다. 이러한 가운데 맘스터치 내부에선 가맹점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탈(脫) 싸이버거’ 필요성이 제기됐다. 2021년 3월 맘스터치 대표에 오른 김동전 대표도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신규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맘스터치는 메뉴 다각화 중 하나를 ‘비프’로 잡았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본사가 수백만원 상당의 비프버거 관련 설비는 물론이고, 그릴, 배기구 등 주방 효율화 장비를 무상 지원하는 등 가맹점 동반성장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했다. 맘스터치에 따르면 2022년 7월 ‘그릴드비프버거’가 출시된 지 3개월 후 해당 메뉴가 입점된 가맹점 일평균 매출은 이전보다 20% 신장했다.

‘맘스터치 랩’도 가맹점 수익 제고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맘스터치 랩은 신메뉴 실험을 위한 직영점이다. 소비자 취향과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메뉴 개발을 전담하기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펼치고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살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그릴드비프버거 역시 맘스터치 랩을 통해 만들어진 신메뉴다.

맘스터치 그릴드 비프버거(왼쪽)과 그릴드 더블 비프버거 [사진=맘스터치 제공]
맘스터치 그릴드 비프버거(왼쪽)과 그릴드 더블 비프버거 [사진=맘스터치 제공]

신사업은 피자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피자 사업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2017년 화덕피자 전문점 ‘붐바타’를 론칭했으나 3년이 지나도록 매장 수가 고작 10개밖에 되지 않았고, 2020년까지 매년 1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오는 등 처참한 실패를 겪었다.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맘스터치는 지난해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헤븐’을 인수했다. 최근엔 모든 피자 사업을 ‘맘스피자’, 맘스터치와 맘스피자 메뉴를 함께 제공하는 복합 매장 ‘맘스터치 피자앤치킨’ 등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 피자 사업 노하우를 확보하고, 재료 소싱 등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맘스피자도 1만원 중후반대라는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며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현재 맘스터치 피자 관련 브랜드의 전국 매장 수는 80여곳에 달한다. 주요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 ‘피자헛’, ‘도미노피자’ 등의 피자 1판 가격이 2~3만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맘스터치 본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가성비’를 앞세워 최근 피자 소비 수요가 대형 브랜드에서 중소형 브랜드, 간편식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중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비프와 피자로 다각화를 도모한다”면서 “비프 버거는 시작한 지 2년이 채 안 됐다. 하지만 500여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고, 싸이버거급까지는 아니어도 (싸이버거를) 받쳐줄 정도로 매출이 잘 나오고 있는 상태다. 맘스피자는 이제 시작 단계다. 80여개 매장을 갖고 있는데 올해 200개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이름을 서서히 알리기 시작하고, 메뉴·사업 다각화로 신성장동력까지 갖추게 된 맘스터치. 우리 엄마의 월클 도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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