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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건설사, 자금난에 미분양 진퇴양난...대책은?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4.01.1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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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사태를 시작으로 건설업계의 ‘돈맥경화’ 현상이 점차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심각한 미분양 문제를 겪고 있는 지방 건설사들이 하나둘씩 부도 처리되거나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건설업계에 줄도산 공포가 일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 건설 산업 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부도를 맞은 건설사는 21곳으로 지난해 14곳 대비 50% 증가했다. 매달 1~2건 수준이었던 부도업체 수는 지난해 12월에는 38.1%인 8곳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달 부도난 업체 8곳 가운데 6곳은 지방 건설사였다.

지난달을 기점으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부도 처리되거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을 기점으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부도 처리되거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울산에서는 지난 5일 울산 1위 토목·건축업체인 부강종합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강종합건설은 토목건축, 조경, 산업환경설비 등을 주력으로 삼성SDI 울산 기숙사, 톱텍 구미 사업장 시공 등을 맡기도 했으며 지난해 토건 시공능력 평가액 기준 1450억원으로 전국 순위 179위이자 2년 연속 울산지역 1위 건설사다.

앞서 지난달 울산지역 주요 건설사 중 하나인 세경토건도 부산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세경토건은 2022년 기준 공사대장 통보 실적이 대한전문건설협회 울산시회 소속 1004개 업체 중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만기가 돌아온 수십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창원에서는 지난달 중견 건설사 남명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최종 부도 처리됐다. 함안 지역주택조합 공사 과정에서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한 데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실패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만기어음을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명건설의 공사 미수금 누적액은 600억원에 달한다. 2023년 기준 남명건설의 시공 능력 평가액은 847억원으로 종합건설 시공 능력 전국 285위, 경남 8위 수준이다.

최근에는 광주·전남 중견 건설사인 한국건설이 은행에 중도금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건설 측은 현재 광주 동구 등에 짓고 있는 4개 단지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에게 중도금 이자 납입 지연에 따른 사과문을 발송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건설은 사과문에서 “회사가 시공한 사업과 관련해 고객의 중도금대출 이자를 납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회사를 믿고 아델리움을 선택해주신 고객께 피해를 드리게 된 점을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조속히 해결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1위 업체로 꼽히는 중견 건설사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방 건설업체들 사이에서는 줄도산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방 분양시장 전망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방에 위치한 여러 단지에서 청약 미달 사태가 잇따르는 가운데 1·2순위 청약자가 전혀 없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일 1·2순위 청약을 받은 경북 울진 ‘후포 라온하이츠’(만송종합건설)는 총 60가구를 모집했지만, 청약자가 단 1명도 없었다. 지난 10일 청약 접수를 마감한 충북 제천 ‘신백 선광로즈웰’(선광건설)도 209가구 모집에 단 2명만 신청했다. 부산 사상 ‘보해 선시티 리버파크’(보해토건·도아종합건설)는 208가구 모집에 17가구만 접수해 0.08대 1의 경쟁률로 미달됐다.

이처럼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게 되면 향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으로 이어질 우려도 커진다. 특히 자금 여력이 부족한 지방 중소건설사의 경우 미분양으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면 자금난이 가속화되면서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구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건설사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대구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에서도 이름 있는 건설사들이 쓰러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 자잿값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 이어지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여건에 공사를 완료해도 미분양으로 자금이 돌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악성 미분양과 자금경색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각종 대책을 발표했지만, 지방 건설사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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