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배민-쿠팡이츠, 첫 격돌? 배달앱 경쟁 심화

  • Editor. 현명희 기자
  • 입력 2024.02.01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현명희 기자] 배달의민족이 쿠팡이츠를 직접 견제하고 나서면서 배달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외식업주 커뮤니티를 통해 쿠팡이츠가 업주들을 대상으로 배달팁 등을 배민과 동일하게 맞춰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쿠팡이츠로서는 ‘어뷰징’(의도적 조작)으로 배달료가 쿠팡이츠에서만 높게 책정되는 것을 막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배민이 이에 따른 불이익을 해소하고자 지난달 출시된 ‘배민1플러스’ 상품에 가입한 업주들을 대상으로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업주들 반응은 냉담하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란 분위기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서로 견제하고 나서면서 배달업계 경쟁도 심화되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서로 견제하고 나서면서 배달업계 경쟁도 심화되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민 업주들을 위한 ‘배민외식업광장’ 홈페이지에는 배민1플러스에 가입한 업주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 정책 게시글이 업로드됐다.

배민1플러스는 지난달 17일 배민이 출시한 새 배달 서비스로, 기존에 따로 운영했던 ‘한집배달’과 ‘알뜰배달’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업소에 따라 한집배달만 운영하거나, 알뜰배달만 운영하거나 혹은 두 개 다 운영하는 방식이었는데, 고객 편의 차원에서 이를 묶어 재출시했다. 배민에 따르면 한집배달 이용 가게가 알뜰배달까지 제공했을 때 주문 수가 최대 55.4% 더 성장했다는 자료에 근거해서다.

업주로서도 이득인 셈이다. 그러면서 배달료도 한집배달에서 업주가 직접 부담할 비용을 설정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한집배달·알뜰배달 통합으로 업주 부담 배달료가 2500~3300원 선으로 고정됐다. 이를 포함해 총 배달팁은 배민이 배달환경과 시장가격 등을 분석해 할인을 적용하므로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팁을 낮출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골자다.

다만 배민1플러스 출시 이후 쿠팡이츠의 업주 관리가 강화됐다는 이야기가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다. 지난달 말부터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이 모인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는 쿠팡이츠에서 “배민과 같은 조건으로 배달팁, 프로모션을 설정하지 않으면 쿠팡 와우할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쿠팡이츠로서는 당연한 정책이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같은 가게지만 배달 플랫폼에 따라 배달료, 프로모션 할인으로 인해 가격에 차이가 발생한다면 고객은 더 저렴한 플랫폼을 선택하게 될 것이란 근거에서다.

또한 쿠팡이츠 입장에서는 어뷰징으로 인한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시각도 있다. 와우혜택 매장에서 주문 시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는 10% 할인 혜택은 쿠팡이츠가 100% 부담하면서 제공하는 것으로, 이러한 ‘의도적 조작’은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에도 어긋난다는 해석이다.

배민도 쿠팡이츠의 대응에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후 배민1플러스의 해지까지 고려하는 업주들이 나타나자 ‘쿠팡이츠의 배달팁 동일 또는 인하 조건으로 쿠팡이츠 와우할인 대상에서 비자발적으로 제외되신 사장님’을 대상으로 고객 첫 주문 시 15% 할인 쿠폰 지원, 배민 앱 대상 가게에 방문한 고객에 10% 더하기 쿠폰 제공, 우리가게클릭 광고비 3개월 지원 등 구체적 지원책을 마련한 것이다.

외식업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쿠팡이츠가 배달료 등을 배달의민족과 동일하게 맞춰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이야기가 돌자, 배민도 업주들 지원에 나섰다. [사진출처=배민외식업광장 홈페이지 캡처]
외식업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쿠팡이츠가 배달료 등을 배달의민족과 동일하게 맞춰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이야기가 돌자, 배민도 업주들 지원에 나섰다. [사진출처=배민외식업광장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11월 쿠팡이츠가 처음으로 배달 시장 2위권으로 올라서면서 배달업계 내 위협적인 존재로 영향력을 키운 이후 배민에서 처음으로 쿠팡이츠를 견제한 행보로 읽힌다. 사실상 두 배달앱의 첫 격돌이다.

그렇다 해도 업계에선 아직 1위 자리를 놓고 다퉜다기엔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연말 성수기로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모두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늘었지만, 업계 선두 주자인 배민과 뒤를 따르는 요기요, 쿠팡이츠의 격차는 현격하다. 안드로이드 OS(운영체계) 기준 배민은 1369만명, 요기요는 403만명, 쿠팡이츠가 370만명이다. 식음료 부문 점유율 순위로만 봐도 배민(69.27%)과 쿠팡이츠(18.71%)간 격차는 3배 이상 벌어진다.

그럼에도 배민이 쿠팡이츠를 지목한 것은 쿠팡이츠가 독립적 법인이 아닌 쿠팡 사업부의 하나로서, 쿠팡이라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플랫폼인 까닭이다. 쿠팡이 진작 오픈마켓이라는 본업 외에도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으로 사업군을 확대하면서 ‘쿠팡유니버스’를 만들고 이를 적극 확대해 왔기에 배민에는 쿠팡이츠의 성장이 위협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 판도가 이처럼 시시각각 바뀌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격돌을 둘러싼 업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당장은 플랫폼들에 지원받을 수 있더라도 이것이 언제 또 업주에게 부담되는 방향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그 때문에 “안 하고 말겠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