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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을 벗어날 석유화학 4사의 4색 생존 전략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4.02.2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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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중국발 공급과잉, 전방 수요 부진 등으로 석유화학업계는 긴 불황의 터널을 건너고 있다. 올해 시황도 다소 긍정적이지 않은 가운데 국내 주요 석유화학 4사(롯데케미칼·LG화학·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가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 신사업 투자,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수익성 방어 중심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4사는 지난해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손실 3332억원을 기록했다. 전통 석유화학 분야인 기초소재 부문이 영업손실만 2015억원이다. LG화학은 연간 영업이익이 2조5290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석유화학 부문은 1430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총 3590억원 영업이익을 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70% 가까이 감소했다. 아직 자세한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한화솔루션의 경우 신재생에너지까지 포함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7.4% 줄어든 6045억원을 기록했고, 케미칼 부문은 3분기까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내내 저조했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사진=연합뉴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사진=연합뉴스]

저조한 실적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과 함께 중국의 대규모 생산시설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 영향이 크다. 중국은 최근 4∼5년간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에틸렌 자급률을 높이고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고, 지난 2022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올해 전망도 맑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4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석유화학은 중국 중심의 과잉 공급 지속과 경제성장률 둔화 등의 영향으로 ‘흐림’으로 예보됐다. 올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 설비 증설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 부담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으나, 업황 개선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전망이다.

불확실한 업계 전망에 석유화학 4사는 기존 사업 비중을 크게 줄이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거나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며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면서 위기 극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수소·이차전지·재활용을 3대 미래 사업으로 낙점하고, 2030년까지 매출 50조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업황 회복 전까지는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만 지속하고, 기존 한계 사업에 대한 투자는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중국 자싱시에 있는 롯데삼강케미칼과 파키스탄의 롯데케미칼 파키스탄리미티드(LCPL)의 지분과 중국 합작공장인 롯데삼강케미칼 지분과 롯데케미칼자싱 지분을 모두 처분하며 한계 사업에 대한 투자는 줄이고, 이차전지 사업 본격화를 위해 동박 업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운영 효율화를 통해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며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확대, 고객 다변화 추진, 전지소재 및 수소에너지 사업의 전략적 투자와 실행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여수공장 용성단지. [사진=연합뉴스]
LG화학 여수공장 용성단지. [사진=연합뉴스]

친환경, 전지소재, 글로벌 신약을 3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LG화학은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배터리 소재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CNT(탄소나노튜브), C3-IAP(반도체 세정제)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신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사업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충남 대산공장에 위치해 있던 에틸렌과 벤젠을 합성해 만드는 스티로폼의 주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 공장을 철거하며 한계 사업 정리에 나섰다. SM 공장 철거 부지에는 친환경 소재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신사업에 힘을 더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공급과잉으로 석유화학 업황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집중하고 있다”며 “3대 신성장동력 육성에 있어 실질적인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범용 석유화학 사업이 한계를 보이고 있어 석유화학 제품을 다양화하기보단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다른 사업 부분과 균형 잡힌 발전을 추구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었으나 업황 부진 장기화에 따라 신규 투자 속도 조절, 원가 절감을 통해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석유화학 기초소재 사업 부진이 계속됨에 따라 한화솔루션은 오는 5월 사업 진출을 예정한 헬스케어·플라스틱 첨가제 등의 원료로 쓰이는 ‘고순도 크레졸’ 사업 진출을 연기했다. 앞서 총 1707억원을 투입해 연 3만톤(t)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춘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해 9월 본격 추진을 계획했으나 다시 연기하며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시황 개선을 기다리며 원가절감, 투자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인 석유화학과 신사업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사진=연합뉴스]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사진=연합뉴스]

타사에 비해 전통 석유화학 부문 매출 비중이 큰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의 ‘돌다리도 100번 두들기고 건넌다’는 경영 철학에 따라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2021년 코로나19 특수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을 때도 번 돈의 상당 부분을 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사용했으며 이로 인해 재무 안정성이 양호하고 타사 대비 이익률은 선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사업은 투자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차세대 신소재인 CNT와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기반의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아직 발굴 단계라 현재 신사업에서 유의미한 실적은 나오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며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신사업 투자와 관련해 CNT, CCUS 기반 사업을 계획하고 진행 중에 있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신사업 발굴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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