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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PO 전멸, 올해는 다를까?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4.02.2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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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이 회복기를 지나 호황기에 들어갈 수 있을까. 지난해 2% 아쉬움을 남긴 IPO 시장이 더 달아오를 수 있을지 관련 기업 및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IPO 시장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IPO 기업은 82개사로 전년 70개사 대비 17.1% 증가했다. 지난해 수요 예측 참여 기관수는 운용사 참여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54.4% 증가해 최대 규모인 1507개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요 예측 경쟁률도 836대1에서 925대1로 10.6% 높아졌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시민이 전광판 앞을 지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시민이 전광판 앞을 지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IPO 기업 82개사 공모가 대비 상장일 시초가 수익률은 82%, 종가 수익률은 72%로 집계됐다. 전년 30%, 28%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12월 상장사 6건의 경우 상장일 시초가 및 종가 수익률이 평균 200%를 넘어서 연 평균 수익률을 상회할 정도였다.

IPO 기업이 증가한 요인으론 시장이 회복하면서 투심이 살아난 것으로 분석된다. 청약 경쟁률이 934대1로 전년 775대1 대비 20.7% 상승한 것이 그 증거다. 증시가 일부 활기를 되찾으며 수요 예측 및 청약 경쟁률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000억~1조원 규모의 대형 IPO는 두산로보틱스(4212억원), 에코프로머티(4193억원), 파두(1938억원), DS단석(1220억원)으로 4개사, 1조원 이상 초대형 IPO가 전무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꼽히고 있다. 2022년 IPO 시장 침체기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이 몸값만 70조, 공모금액 12조70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다행히 올해는 시장이 더욱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돼 대형 및 초대형 IPO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벌써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대박을 터뜨리며 지난 27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애초 에이피알 시가총액은 희망범위(14만7000원~20만원) 상단 기준 1조5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수요 예측에서 상단을 초과한 25만원에 공모가가 결정돼 시총이 1조8960억원으로 뛰었다. 이로 인해 총 공모 규모도 947억5000만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IPO를 포기한 케이뱅크와 SGI서울보증보험도 재도전에 나선다. 케이뱅크는 시황 악화로 당초 기대하던 7조~8조원의 기업 가치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해 2월 상장 작업을 일시 중단했는데, 연리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투심이 회복된 데 이어, 낮은 국제 결제 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 등에 따라 IPO 추진이 힘을 받게 됐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21일 IPO 상장 주관사 우선 협상 대상자로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선정했고, 기업 실사를 거쳐 상반기 안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지난해 희망 공모가 범위 기준 최대 3조6000억원의 상장 후 몸값을 제시했던 SGI서울보증도 최근 금감원에 지정감사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알려졌다.

기업 가치가 최대 5조원으로 점쳐지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반기 IPO를 앞두고 있고, 7조~8조원 규모의 비바리퍼블리카도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 추진을 본격화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상장을 철회했던 CJ올리브영, 오아시스, 컬리 등도 올해 재도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IPO 시장이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게 이들의 상장 재도전으로 이어졌고, 대어급 IPO에 탄력을 붙은 것이란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공모주들이 잘 되면서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면서 “지난 1~2년간 시장이 좋지 않았을 때는 IPO하려는 기업 입장에선 (공모)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니 상장하기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시장이 좋아지고 공모가 상단 이상으로 정해지는 등 원하는 가격을 받게 됐다. IPO에 대한 관심들도 높아지니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PO 규모 추이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IPO 규모 추이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그러나 ‘공모가 뻥튀기’ 논란이 IPO 성장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상장 기업 대다수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높은 공모가를 적어낸 뒤 상장 당일 엑시트하는 흐름이 반복돼 자본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공이라 평가받는 에이피알도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에는 실패했는데, 공모가 뻥튀기, 고평가 논란이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공모가 뻥튀기가 지속되면 ‘상장 첫 날 던지기 투자’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고, 수요 예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첫 날 주가가 오르면 던지기는 ‘국룰(국민 룰)’처럼 될 정도”라고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공모가 뻥튀기는 수요 예측할 때 (시초 가격을 부풀리기 위해) 과도하게 많이 넣는 것인데, 이로 인해 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면서 “흐름이 꺼진다면 주가 변동성이 생기고, 손실을 보는 투자자들도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모주 1~2주 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투자적 관점보다는 소액이라도 벌어보자는 심리들이 반영된 상태다. 만약 불안하다고 하더라도 금융 시스템, 시장을 교란시킬만한 상황으로 번지긴 힘들다”고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IPO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공모가 뻥튀기 논란을 뒤로하고 시장이 건강하게 성장해 대형 및 초대형 IPO를 탄생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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