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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 vs 얼라인, ‘사외이사 선임안’ 후끈한 장외전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4.03.26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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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얼라인 주주제안이 더 적합하다.” vs “잘하고 있는데 바꿀 이유 없다.”

오는 28일 JB금융지주 사외이사 선임안을 두고 표 대결이 예정된 가운데, 이해관계에 따른 주주 및 의결권 자문사 등의 참전으로 팽팽한 줄다리기가 펼쳐지는 형국이다.

JB금융그룹 본점 전경 [사진=JB금융그룹 제공]
JB금융그룹 본점 전경 [사진=JB금융그룹 제공]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JB금융과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이사 선임에 대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18일 JB금융지주에 대해 “JB금융은 근거 없이 주주제안 이사 후보를 폄훼하지 말고 주주 의사에 따라 더 전문성 있고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주주 총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는 얼라인파트너스가 JB금융 이사 후보로 5명을 추천한데 대한 JB금융 입장을 반박한 것이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비상임이사를 현재 1인에서 2인으로 증가하는 안건과 사외이사 후보 5명을 추천하고 집중 투표 방식으로 선임할 것을 제안했다. JB금융 이사회 독립성 및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이사 후보 5명을 추천했으나, JB금융 측은 얼라인파트너스 측이 추천한 이희승 후보자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음에도 다수 이사를 추가 추천하는 것은 오히려 이사회 독립성과 공정성, 균형성을 해치고 이해 충돌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거절했다.

이런 가운데 해외 주주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양측 노선으로 갈리며 각각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로써 JB금융과 얼라인파트너스 공방이 장외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우선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연기금이 JB금융 주총 안건 중 현 이사회가 추천한 신임 사외이사, 기타 비상무이사, 감사 선임 안건에 대해 모두 반대표를 던지는 반면, 얼라인파트너스 측이 올린 후보 선임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노르웨이 연기금 지지는 사실상 얼라인파트너스 노선을 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노르웨이 연기금이 직접 보유한 JB금융 지분은 5% 미만이다. 지분율 14.61%로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삼양사가 현재 JB금융 이사회와 같은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다음으로 지분율(14.04%)이 많은 얼라인파트너스 입장에서 노르웨이 연기금은 든든한 우군으로 자리할 수 있다. 또 JB금융의 전체 지분 37% 가량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 결정은 예측하기 힘은 상황에서 노르웨이 연기금의 이번 의사결정이 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도 한다.

여기에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도 얼라인파트너스 손을 들어주고 있다. 스텐베스트는 얼라인파트너스 주주제안에 모두 찬성을 권고하며 얼라인파트너스 측이 추천한 이사회 후보들이 결격사유가 없고, 늘어나는 이사 수가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저해할 수준이 아닐뿐더러 감시 기능 측면에서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는 JB금융 손을 들어줬다. 대표적으로 ISS와 글래스루이스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최근 얼라인파트너스 주주제안에 반대하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내고 JB금융 주주들에게 이를 따를 것을 권고했다.

국내 금융권의 전반적인 이사회 현황을 고려했을 때 두 의결권 자문사는 비상임이사 증원이 필요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경영 성과를 예를 들어 JB금융 현 이사진이 명확한 전략에 따라 은행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 실현을 이끌어 왔고,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이사진을 대폭 교체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JB금융은 지난해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및 금융지원 등 비경상적 요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의 당기순이익 5860억원을 달성했고, 주주환원 관련해서도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전년 대비 6.1%포인트(p) 증가한 33.1%를 기록했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2년 연속 JB금융 경영진 입장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이 제시한 주당 결산 배당금 715원(연간 배당성향 27%)보다 많은 900원(연간 배당성향 33%)의 현금 배당을 요구했다. 당시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JB금융 배당 성향이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데다, 지나친 배당 확대가 오히려 주주이익을 해칠 수 있다며 얼라인파트너스 주주제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르웨이 연기금, 서스틴베스트와 마찬가지로 ISS와 글래스루이스 권고도 우호 지분을 끌어와 주주 표심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CI [사진=얼라인파트너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CI [사진=얼라인파트너스]

JB금융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해외 주주 및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라 성격이 다르고, 이에 따른 입장도 다를 수 있다”면서 “주총 결과를 기다릴 뿐”이라고 장외전 양상을 평가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JB금융 승리를 점치고 있다. 지난해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얼라인파트너스가 반대했던 성제환 후보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출석 의결권 수 67%가 찬성해 가결됐고,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했던 김기석 후보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38%만 찬성해 부결되면서 JB금융 완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지분율 6.16%의 국민연금과 최대 해외 투자자로 떠오른 더캐피탈그룹이 어떤 스탠스를 보일 것인가와, 외국인 투자 비중이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얼라인파트너스 측이 제기한 핀다 상호주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등에 대해서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결과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JB금융과 얼라인파트너스를 둘러싼 장외전이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결판날 예정인 가운데, 주주들과 자문사들 시선도 서서히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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