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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우울증 경험에도 10분의 1만 치료, ‘비정한 엄마의 비극’ 막으려면?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7.09.2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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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최근 비정한 엄마들의 자녀 살해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충격 속에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결심을 하고 자녀들을 먼저 보내는 비극은 산후우울증을 이겨내지 못한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경기도 남양주에서 자신의 집에서 여섯 살 딸과 네 살 아들을 살해한 어머니 A(43)씨가 용의자로 붙잡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스스로도 흉기로 자해를 시도하며 자녀들을 뒤따라 가려 했지만 귀가한 남편에게 발견돼 미수에 그쳤는데 A씨는 평소 우울증 증세가 심해 약을 복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7월 26일에는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어머니 B(37)씨가 5개월 난 아들과 함께 투신했다. B씨는 목숨을 건졌지만 아들은 끝내 세상과 이별했다. B씨도 산후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렇듯 자신도 모르게 찾아든 산후우울증과 이겨내지 못하고 자녀들을 희생시키는 비극이 줄어들지 않아 그 병세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치료 확대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후우울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분석한 보고서도 나왔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하는 ‘'HIRA 빅데이터 브리프' 최근호에서 다룬 '산후우울증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20~45세 여성이 출산한 뒤 6개월 이내 산후우울증으로 진료받은 비율은 1.6%에 그쳤다.

산후우울증으로 진료받는 비율은 2008년 1.37%에서 이듬해 1.72%까지 소폭 상승했지만 2012년 1.69%로 떨어졌고 제자리걸음하다 2015년 1.66%에 머물렀다. 이같은 진료 비율은 출산 전 우울증 진료경험 비율인 2.31%보다 낮다.

보건복지부가 2011년 실시한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서 출산 후 1개월내 주요 우울증 경험률이 14.0%인 것과 견줘보면 10분의 1 정도밖에 진료받지 못하고 있다는 열악한 현실을 보여준다.

연령별로 산후우울증 진료경험을 살펴보면 2015년 기준으로 30~34세(1.48%)에서 35~45세(1.93%)로 넘어갈 때 진료경험률이 뛰었다. 병원급별로는 상급종합병원(2.51%), 종합병원(2.29%) 등 규모가 클수록 병원(1.5%), 의원(1.58%)에 비해 산후우울증 진료 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왕절개를 받은 산모의 산후우울증 진료경험률은 2.0%로 자연분만(1.43%)보다 높았다.

싱글족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그나마 결혼해도 만혼 풍조가 확산되고 산모의 고령화도 갈수록 심해지면서 산후우울증 환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고위험 산모가 정상 산모에 비해 산후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분만 특성에 따른 산후우울증 진료경험률. [그래픽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연히 눈물이 솟구치고 울적하고 짜증이 나며 불안하거나 기분 변화의 진폭이 커지며 잠들기 힘들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는 등의 증상. 출산 후 85% 정도까지 나타나는 이런 산후우울감이 좀 더 심한 증세로 발전해 산모의 10~20% 정도가 산후우울증을 겪게 된다. 대체로 발병 3-6개월 뒤면 증상들이 호전되지만 약물치료 등을 받지 않을 경우 산후우울증 여성의 25% 정도는 1년 넘게 고통과 싸우게 된다.

보고서는 “산후우울증은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극복이 가능한 질환으로 산후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에 초점을 둔 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산후우울증 치료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산모 자신으로 우울증은 반드시 치료될 수 있는 믿음이라고 조언한다. 가족들도 산모와 대화를 늘려 산후우울증은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보건 당국은 산후우울증 진료 경험률을 늘릴 수 있는 안전망을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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