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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메달 동시 공개, 한글로 품은 ‘3차원 공감’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7.09.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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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① 금메달 = ‘신이 허락해야 받을 수 있는 영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구촌 스포츠에서 가장 명예롭고 권위있는 올림피아드 전리품이다.

② 은메달 = 심리학자들이 인정한 ‘가장 불행한’ 메달이다. 조그만 더 힘을 쏟았더라면 메달 색깔을 금빛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를 위로하는 선물이다.

③ 동메달 = 기쁨은 금메달 못지않다. 빈손으로 돌아갈 뻔하다가 건진 메달이어서 만족도가 그만큼 높다. 격투 종목인 태권도, 유도, 레슬링, 복싱 등에서는 선수의 위험을 고려해 3,4위 결정전 없이 두 명이나 주인공이 되니 나누는 기쁨 또한 크다.

이렇듯 올림픽 메달은 올림피아드 축제의 열매다.

4년간 쏟은 땀의 결실을 금,은,동 삼색 메달로 보상받기에 올림픽 개최국들은 입상 국가나 선수에게 역사적인 유산이 될 이 전리품을 제작할 때 올림픽 정신을 살리면서도 저마다 개성과 의미를 담아내려고 심혈을 기울인다.

내년 2월 평창에서 개막될 동계올림픽의 메달을 관통하는 상징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 민족의 우수성이 담긴 ‘한글’이다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동시에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공개 행사에서 한글을 모티브로 한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 그 베일을 벗었다.

평창의 포디엄을 수놓을 메달을 디자인한 이석우 디자이너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우리 문자인 '한글'을 모티브로 올림픽 경기와 메달이 '꽃과 열매'라면, '줄기'는 바로 올림픽을 위한 선수들의 노력과 인내, 열정이라는 모습을 닮았다”고 설명했다.

메달 앞면은 올림픽 전통에 따라 왼쪽 상단에 오륜을 배치하고, 올림피언들의 노력과 인내를 역동적인 사선으로 담아냈다. 뒷면에는 대회 엠블럼과 세부종목명을 새겨 넣었다.

올림픽 메달 중 전례 없이 옆면을 창의적으로 활용한 게 가장 돋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이공일팔'의 자음과 모음의 조합 중 자음의 'ㅍㅇㅊㅇㄷㅇㄱㅇㄹㄹㅁㅍㄱㅇㄱㅇㅇㄹㅍㄹ'을 입체감 있게 표현, 앞면의 사선과 연결되는 조화를 꾀한 것이 평창올림픽 메달만의 특징이다.
앞,뒷면 뿐만 아니라 측면까지 입체화한 ‘3차원’ 메달인 셈이다.

하계올림픽의 경우 표준 디자인이 있지만 동계올림픽에는 이런 메달 스탠더드가 없어 4년마다 개최국의 개성을 담아내는 디자인들이 주목을 받아왔다. 사다리꼴 메달(1972 삿포로), 사각형에 갇힌 둥근 메달(1984 사라예보), 도넛 모양의 메달(2006 토리노), 굴곡진 메달(2010 밴쿠버), 별도의 7개 운석 특별 금메달(2014 소치) 등이 창의의 산물이었다.

그에 못지않게 사상 최초 메달 옆면까지 창의적으로 활용하면서 한글로 ‘3차원 공감’을 끌어낼 만큼 상상력이 덧입혀진 평창 메달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2018 평창올림픽 메달은 얼마나 만들어낼까?

평창올림픽조직위워회는 모두 259세트를 제작한다. 222세트는 102개 세부종목 영광의 입상자들에게 수여되고, 나머지는 기록 종목 등에서 동점자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한 5세트, 국내외 전시용(IOC 25세트, 국내 7세트) 32세트 등으로 활용된다.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평창올림픽 메달의 지름은 92.5mm, 두께는 사선의 도드라진 부분과 파인 부분인 '압인'에 따라 최소 4.4mm에서 최대 9.42mm이다. 무게는 금메달이 586g, 은메달 580g, 동메달 493g이다. 4년 전 소치 동계올림픽의 531g과 견줘보면, 평창올림픽의 금, 은메달은 더 무거워졌고 동메달은 가벼워졌다.

금, 은메달은 순은(순도99.9%)으로 제작하는데 금메달의 경우 IOC 규정에 따라 여기에 순금 6그램 이상이 도금된다. 동메달은 단동 소재이며, 은메달과 함께 착조 형태로 마감된다.

메달을 목에 걸 리본은 전통 한복 특유의 갑사가 소재로 한글 눈꽃 패턴과 자수가 적용됐다. 폭은 3.6㎝이고, 메달을 달았을 때 길이는 42.5㎝이다. 메달과 함께 제공되는 메달 케이스에도 전통 기와지붕의 곡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원목으로 제작하는 등 한국적 요소를 가미했다. 케이스에는 메달과 메달 설명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배지, 메달리스트 노트가 담긴다.

'하나 된 열정(Passion.Connected)'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내년 2월 9일 강원도 평창의 올림픽플라자에서 팡파르를 울리고 평창, 강릉, 정선 일원에서 17일 열전에 들어가는 평창 동계올림피아드는 한국의 글로벌 메가 스포츠이벤트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평창올림픽 메달 공개가 서울과 뉴욕에서 동시에 이원으로 치러진 것도 이채로웠던 만큼 유엔총회 연설을 위해 다자외교의 중심인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평화올림픽’을 호소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평창올림픽 메달 공개를 계기로 열린 ‘평창의 밤’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과 평창은 어렵지만 가치 있는 도전에 나서려고 한다. 그것은 북한이 참여하는 평화올림픽을 성사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북한 핵,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어 있지만 그래서 더더욱 평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점에 남북이 함께한다면 세계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구촌의 지원과 동참을 호소했다.

유엔에서 만나는 각국 대표들마다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선물하는 것을 잊지 않은 ‘평창 알림이’ 문 대통령은 한글을 품은 올림픽 메달까지 알리며 평화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다짐한 밤이었다. 올림픽 메달 공개로 평창 외교도 그렇게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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