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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도발, 사상 첫 NLL 이남까지...한미훈련에 수위 높이는 위협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11.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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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선을 넘었다.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대남 무력 도발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그간 북한이 동·서해안 접경지 일대에서 해안포, 방사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은 있지만 위협 수위가 높은 탄도미사일로 남쪽을 겨냥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어서 충격파가 컸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국가애도 기간 중임에도 울릉도에 처음으로 공습 사이렌을 울리게 만든 충격적인 무력 도발이어서 우리 정부의 단호한 대응 의지는 곧바로 실행으로 옮겨졌다. 우리 군은 최소 10발 이상의 다종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서쪽과 동쪽 지역에서 발사한 북한의 동시다발 무력 시위에 대응해  NLL 이북 공해상으로 공대지미사일 사격을 실시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장면.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미사일 발사 장면.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8시 51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NLL 이남 26㎞, 속초에서 동쪽으로 57㎞, 울릉도에서 서북쪽으로 167㎞ 떨어진 해상에 낙하했다. 북한은 이들 SRBM 3발을 포함해 최소 10발 이상의 다종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서쪽과 동쪽 지역에서 발사했다.

북한은 1984년부터 최근까지 총 200여발의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지만, 모두 동·서해상으로 날아갔고 남쪽을 직접 겨냥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때처럼 해안포를 비롯해 방사포를 쏜 적이 있을 뿐이다. 다만 이날 서쪽에서는 NLL을 넘어 낙탄된 미사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10발 이상의 발사는 지난 6월 5일 SRBM 섞어 쏘기로 날아간 8발을 넘는 올해 최다치로서 무력시위 강도를 최고조로 높인 것으로 읽힌다.

5일 만에 재개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올해 들어 이번이 29번째다. 탄도미사일은 26차례, 순항미사일을 3차례 발사했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는 15번째다.

기준선에서 12해리(22㎞) 밖이긴 했지만 우리 영해에 근접해 속초 앞바다 쪽으로 탄도미사일을 쏜 분단 이후 초유의 도발로 울릉도에는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2016년 2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서해의 백령도, 대청도에 공습경보가 내려진 지 6년 9개월 만에 동해에서 가장 큰 섬에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에 이어 취임 이후 두 번째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북한의 도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침범해 자행된, 미사일에 의한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며 "우리 사회와 한미동맹을 흔들어 보려는 북한의 어떠한 시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도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엄정한 대응을 신속히 취하라"고 지시했다.

합참도 북한의 도발이 "매우 이례적이고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 군은 이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을 천명한다"는 군의 입장을 밝혔고, 바로 우리 군은 도발에 상응하는 대응에 나섰다.

2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상황 [그래픽=연합뉴스]
2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상황 [그래픽=연합뉴스]

합참은 이날 "우리 공군 F-15K, KF-16의 정밀 공대지미사일 3발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의 해상에 정밀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정밀사격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군이 발사한 미사일은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개량형인 슬램-ER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울릉도를 포함한 NLL 이남 동해상을 겨냥한 미사일 도발은 접적지역 군사 충돌을 방지하자는 9·19 남북군사합의 취지에 위배되는 것으로, 최근 재개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 수위를 다각도로 넓힌 의도적 도발이자 위협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이 지난달 3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F-35A,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240여대를 동원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진행하자 북한은 강도 높게 가능성을 거론해온 '군사적 대응'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을 실시하거나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면 북한은 도발에 신중해지는 적이 많았지만 올해는 그 대응 수위가 높아지면서 공세적으로 바뀌었다. 4년 만에 강화된 한미 공조를 연합훈련을 통해 확인하면서 일본까지 망라한 동맹의 결속을 다지는 것에 도발적으로 맞받아치는 '강 대 강'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월 25일부터 보름 동안 무려 7차례에 걸쳐 모두 12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5년 만에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까지 역대 최대 비행거리(정상각도 발사 기준) 4500여㎞를 날아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까지 결행하면서 한미를 압박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한미연합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던 미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항모강습단이 급거 동해로 회항하자 역시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종의 미사일 발사로 위협 수위를 높였다.

우리 군의 공대지 미사일 슬램-ER.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공군 제공/연합뉴스]
우리 군의 공대지 미사일 슬램-ER.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공군 제공/연합뉴스]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진 미사일 릴레이 도발 뒤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만큼 목표를 타격해 소멸하겠다'는 전술·전략적 효과와 의도를 드러냈다. 지난달 10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북한은 "7차례에 걸쳐 진행된 전술핵 운용부대들의 발사훈련을 통해 목적하는 시간에, 목적하는 장소에서, 목적하는 대상들을 목적하는 만큼 타격 소멸할 수 있게 완전한 준비태세에 있는 우리 국가 핵전투 무력의 현실성과 전투적 효과성, 실전 능력이 남김없이 발휘됐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도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핵 추진 잠수함 키웨스트함이 부산에 입항한 상황에서 미사일 도발에 앞서 이날 새벽 북한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비질런트 스톰‘을 도발적인 군사훈련이라고 맹비난하면서 한미가 북한을 겨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이날 YTN 뉴스특보에 출연해 “북한이 NLL 이남 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건 처음인데, 의도적이라고 본다”며 “한국에 대한 경고, 또 한미에 대한 경고 이것이 다분히 담겨 있다. 박정천 부위원장의 발언을 통해 경고를 하고 난 뒤에 직접 무력도발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추가 도발이 있다면 한미 간에 이뤄지는 비질런트 스톰에 대항해 대공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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