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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렬해지는 북한 미사일 도발 '폭주'...그 뒤엔 믿는 자금줄이?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1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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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북한의 역대 최다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서 한미 국방부가 제1회 미사일대응정책협의체(CMWG)를 개최한 18일 북한이 이틀째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이 올해 들어 쏘아 올린 각종 탄도미사일이 핵탄두를 탐재할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자 한미 국방당국이 실무협회체 구성을 통해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양국 최상위 안보협의회(SCM)의 승인 2주 만에 신속히 열렸는데, 북한이 보란 듯이 도발 순위를 높였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폭주’가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 발사까지 치달았다. 한미일 정상의 확장억제 강화 합의에 공개 반발하며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지 하루 만에 ‘비례대응’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북한이 암호화폐 탈취 등으로 막대한 핵 개발·미사일 도발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는 한미 당국의 분석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북핵 위협’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매체가 화성-17형이라며 지난 3월 공개한 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북한 관영매체가 화성-17형이라며 지난 3월 공개한 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18일 오전 10시 15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ICBM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ICBM의 비행거리는 약 1000km, 고도 약 6100km, 속도 약 마하 22(음속의 22배)로 탐지됐다.

우리 군과 전문가는 지난 3일 최고고도 약 1920㎞, 비행거리 760㎞, 최고속도 약 마하 15로 발사했지만 2단 분리 후 정상 비행에 실패한 ‘괴물 ICBM’ 화성-17형을 재발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사일 길이만 20m가 넘는 세계 최장 ICBM인 화성-17형이 2020년 10월 베일을 벗은 이후 이번과 같은 성능을 보여준 것은 처음이다.

군 당국이 정밀분석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단 마하 22로 탐지된 최고 속도를 포함해 ICBM 기본 제원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고도, 속도, 비행시간 탐지 결과로 볼 때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연합뉴스를 통해 "이 정도 비행고도, 비행시간을 보여줬으면 오늘 북한의 ICBM은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도 북한 탄도미사일이 동쪽으로 발사돼 약 69분 간 비행한 뒤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면서 “사거리가 미국 본토가 사정권에 포함될 수 있는 1만5000㎞를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의 ICBM급 화성-15형의 최고고도(4000㎞)를 크게 넘어서고, 지난 3월 ICBM급 발사 때의 최고고도(6000㎞)와 맞먹는 고도인데, 비행시간은 지난 3월(약 71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길었다는 설명이다.

우리 정부는 탄도미사일로는 이틀째, ICBM급으로 보름 만에 감행된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정부성명’을 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대한 도발로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이를 즉각 응징할 수 있는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는 바, 북한은 이를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전날 ”미국이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에서 도발적이며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경고성 담화를 내놓은 이후 연이틀 불붙은 무력 도발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어느 때보다 심각한 북한의 경제난으로 볼 때 막대한 도발 비용을 계속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올해 최대로 치솟은 도발 빈도를 보면 이같은 관측은 무색해진다.

최근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 상황 [그래픽=연합뉴스]
최근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 상황 [그래픽=연합뉴스]

올해 들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 횟수는 순항미사일 3회를 포함해 모두 38차례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던 2017년 24회(연간)를 이미 넘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35회로 5년 전 연간치(20회)보다 75% 증가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 만도 25회 도발로 2017년 연간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올해 월간 도발 빈도가 7회씩으로 가장 많았던 1월,10월을 제치고 11월에만 두 자릿수(10회)를 채웠다. 

특히 5년 전 9차례 발사됐던 ICBM의 경우 벌써 8회에 달했는데, 북한의 대남·대미 위협이 강경모드로 치닫는 ‘강대강’ 국면으로 볼 때 연내 두 자릿수로 늘어날 수도 있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거친 설전과 극한 대립 속에 북한이 도발 소모전을 불사했던  2017년과 비교해도 발사 물량으로나 고도화 비용으로 보나 막대하게 늘어난 부담을 북한은 어떻게 감당할까.

북한이 믿는 구석은 '사이버 탈취'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암호화폐 탈취를 통해 도발 비용을 조달하고 있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았다.

앤 뉴버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은 브리핑을 통해 "암호화폐 인프라에 대한 수많은 사이버 공격 등과 같은 해킹으로 북한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미사일 프로그램 등에 필요한 자금의 약 30%를 충당한다"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도 싱가포르 국제 사이버주간 서밋 행사 연설을 통해 "북한이 지난 2년 동안에만 10억달러가 넘는 암호화폐와 경화의 사이버 탈취를 통해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분석회사 체이널리시스는 올해 일어난 암호화폐 탈취 사건의 60% 정도가 북한 연계 해커들의 소행으로 추산한 바 있다.

지난 4월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ICBM '화성-17형'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ICBM '화성-17형'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한반도정책 포스트는 북한이 단 한 건의 해킹만으로 상반기에 감행한 탄도미사일 도발 비용을 충당했다고 밝혔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전날 서울서 열린 '북한 암호화폐 탈취 대응 한미 공동 민관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통해 그동안 북한 공격으로 추정된 전 세계의 다양한 랜섬웨어 공격, 해킹 사례를 언급하면서 “북핵 위협 근저에는 암호화폐 탈취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3월 블록체인 기반 게임회사에 대한 해킹을 통해 6억2000만달러를 탈취했다”며 “올해 상반기 북한이 31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데 4억~6억5000만달러를 탕진한 것으로 (정부는)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한 독자 대북제재 조치를 모색하는 가운데 이같은 연쇄 자금처 공개는 ‘북핵 위협’을 높이는 북한의 악성 사이버 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과 공동대응을 촉구하는 여론전 성격으로 읽힌다.

북한 외교 채널의 자금줄 차단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6일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외교 공관에서 미사일까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소개했는데, 해외에 머무는 북한 외교 관련 인사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줄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 담겼다.

보고서를 작성한 다니엘 솔즈베리 연구원은 “북한 외교관들은 새롭게 제재를 피해 자금을 모으고 평양의 정권을 유지할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찾으며 발전하고 있다”며 “그들은 체계적으로 조직화해 있을 뿐 아니라 창의적이고, 심지어 사업 수완이 좋은 기업가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까지 유엔 대북제재 목록에 오른 외교관 관련 항목은 불과 3개뿐”이라며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 외교 인사들을 제재 목록에 더 추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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