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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반복에 흔들리는 경상수지...커지는 본원소득수지 역할론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1.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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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경상수지가 석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반도체 불황 등으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상품수지가 두 달째 적자를 이어간 데다 서비스수지 또한 한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11월 적자 폭 만큼 12월에 흑자를 기록해야 한국은행이 제시한 지난해 경상수지 연간 전망치 250억달러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회복세에 한계가 있는 상품수지·서비스수지보다 기조적으로 흑자를 유지해온 본원소득수지의 역할이 주목받는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8월(-30억500만달러) 이후 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68억2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던 1년 전보다 74억4000만달러나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석 달 만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사진은 부산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석 달 만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사진은 부산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난해에만 세 번째 적자다. 23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오다 4월 수입급증에 외국인 배당 등의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적자(-7억9000만달러)를 낸 뒤 8월에 적자 규모가 가장 커졌다. 이후 9월(15억8330달러), 10월(8억8340만달러)에는 턱걸이 흑자를 기록했지만 다시 적자에 빠져든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4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는데, 2021년 같은 기간(822억4000만달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수정한 한은의 연간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마지막 달에 11월 적자분 수준으로 흑자 전환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수출-수입)가 15억7000만달러 적자로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1년 전(60억7000만달러)에 비해 76억4000만달러나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반도체(통관기준 -28.6%), 화학공업제품(-16.0%), 철강제품(-11.3%) 부진 속에 수출(523억2000만달러)이 1년 전보다 12.3%(73억1000만달러) 줄어 2020년 5월(-28.7%)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반면 수입(538억8000만달러)은 0.6%(3억2000만달러) 늘었다.

10월 반짝 흑자(5000만달러)를 찍었던 서비스수지(가공서비스·운송·여행·건설·지식재산권사용료 등)는 3억4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서면서 1년 만에 적자 규모가 7000만달러 커졌다. 그 중에서 코로나19 방역 완화 속에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여행수지 적자 폭도 1년새 5억달러에서 7억8000만달러로 늘어났다.

가장 비중이 작은 이전소득수지도 1년 전보다 폭은 1000만달러 줄었지만 1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본원소득수지만 흑자 기조를 지켰다. 임금과 투자소득(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반영하는 본원소득수지는 14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1년 전보다 플러스(+) 폭이 2억6000만달러 커졌다. 특히 배당소득수지의 경우 해외 배당 지급이 줄면서 7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1년 전(3억6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두 배 이상 늘었다.

나라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더불어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아우르는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4개 하위 수지 가운데 본원소득수지만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월별로 상품수지는 4차례(7,8,10,11월), 서비스수지는 6차례(1,5,6,8,9,11월) 적자를 각각 기록했고. 이전소득수지는 10월만 빼곤 단골 적자였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배당 지급시기인 4월만 제외하고 꾸준히 흑자행진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경상수지 흑자를 지키는데 싱대적인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배당·이자수익이 늘면서 2011년 흑자 전환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개선되는 흐름을 보여왔다. 글로벌 불황 위기가 커지는 올해도 본원소득수지만큼은 변동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는 상반기 흑자 폭이 20억달러에 그치지만 하반기에는 260억달러로 늘어나는 ‘상저하고’로 수렴한다. 상품수지 흑자(상반기 70억달러, 하반기 293억달러), 서비스수지 적자(상반기 –91억달러, 하반기 –109억달러) 전망이 이 흐름을 따른다. 

본원소득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상반기에 10억달러 늘어난 67억달러 흑자, 하반기에 10억달러가 줄어든 110억달러 흑자의 경로로 관측됐는데, 반기 진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지난해 178억달러와 올해 177억달러의 연간 전망치도 비슷한 수준이다.

본원소득수지를 포함한 경상수지와 무역수지 추이 [자료=KB증권 제공]
본원소득수지를 포함한 경상수지와 무역수지 추이 [자료=KB증권 제공]

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에서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 본원소득수지의 역할론에 주목하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도 상품수지가 경상수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와 세계적인 분절화 등으로 전망이 밝지 않기에 지난해부터 우려가 불거진 경상수지의 ‘적자 구조화’가 진행될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본원소득수지가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시각이 그것이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상품수지의 경우 글로벌 수요 둔화를 감안하면 흑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우나, 이 자리를 본원소득수지가 메꿀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상품수지 적자를 본원소득수지가 메워 경상수지 흑자 구조가 유지돼온 일본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1980년~2000년대 두 수지의 동반흑자가 전체 흑자를 이끌었다면, 2010~2015년엔 상품수지 적자를 본원소득수지 흑자로 메웠고, 2015년 이후엔 상품수지가 소폭으로 흑자와 적자를 오르내리는 가운데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확대되면서 경상 흑자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글로벌 금리 및 기업들의 배당 정책에 따라 본원소득수지 규모 역시 변화할 것이지만, 일본과 유사하게 한국의 본원소득수지 역시 늘어난 순대외금융자산을 바탕으로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은 2014년 이후 흑자로 전환됐고, 2021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6.4%까지 늘어났다.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라는 것은 외국인투자자에게 지급할 이자나 배당 규모보다 해외로부터 받아낼 이자와 배당 규모가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KB증권은 이같은 순대외금융자산 증가 추세를 바탕으로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경상수지 흑자 구조가 이어져 올해 300억달러 내외에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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