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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의 공정 코발트 제조를 위한 남다른 노력

  • Editor. 김경한 기자
  • 입력 2023.08.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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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경한 기자]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4대 요소로 이뤄진다. 이 중 가장 중요한 핵심 소재인 양극재 재료로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이, 음극재 재료로는 흑연이 주로 활용된다. 양극재 소재 중 니켈은 에너지 밀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니켈 함량이 높아지면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높일 수 있지만 열 안전성이 떨어져 화재나 폭발위험이 높아진다.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소재가 코발트다. 코발트는 양극재 부식이나 폭발 위험을 제어해 이차 전지 안전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주로 콩고민주공화국(DRC, 이하 콩고)과 같은 소수 국가에서만 채굴되고 구리나 니켈 광산 부산물로 얻어져 희소성이 높다.

코발트는 청동기 시대부터 파란색 안료로 사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재 핵심소재로 활용된다. [사진 출처=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인사이드]
코발트는 청동기 시대부터 파란색 안료로 사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재 핵심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 출처=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인사이드]

■코발트 생산으로 인한 인권 및 환경 문제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코발트 매장량은 830만톤이다. 나라별로 콩고(400만톤) 48.4%, 호주(150만톤) 18.2%, 인도네시아(60만톤) 7.3%, 쿠바(50만톤) 6.1%, 기타 2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콩고가 전 세계 물량의 70%를 생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발트는 희소성 자원인데 특정 국가에서 상당량을 공급하다 보니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따라서 가격이 비싸 배터리 제조 원가의 20%를 차지할 정도다.

국가별 코발트 매장량 [사진 출처=USGS, KITCO]
국가별 코발트 매장량 [사진 출처=USGS, KITCO]

더 큰 문제는 채굴 과정에서 생기는 인권 침해 및 아동 노동 착취, 환경 문제 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4일 기사에서 콩고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인권 침해 문제를 다뤘다. 콩고에서 가장 큰 코발트 광산 중 한 곳에서 광석을 운반하는 운전자들은 하루 12시간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울퉁불퉁한 흙길을 따라 운전하다 보니 강한 진동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척추 손상을 입고 척추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2019년 초와 지난 5월 사이에는 광산에서 코발트를 채굴하다 터널 붕괴로 65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미국 비영리 뉴스 웹사이트인 ‘커먼 드림스’에 따르면 수만 명 어린이들이 하루 2달러를 받으며 삽이나 맨손으로 코발트를 추출하고 있으며 피부와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퍼지는 코발트 독성 때문에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매체 ‘피코 아날리틱스’는 콩고 소재 25만5000개 코발트 채굴 광산 중 4만개에서 어린이가 작업 중이며 일부는 6살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폭로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일각에선 코발트 채굴 현장을 ‘현대판 노예제’의 온상이라는 말도 나온다.

코발트 채굴은 환경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코발트 채굴과 제련 등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 폐기물은 납과 같은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어 물, 공기, 토양을 오염시킨다. ‘산업연구원’은 2022년 ‘이차전지산업 공급망의 환경·사회 위험 동향’에서 코발트와 리튬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을 생산하기 위해 염산과 같은 독성 물질을 다량 사용하면서 독성 폐수와 침출수가 유출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생태계를 훼손하고 야생생물에 피해를 주며 지역사회 공중보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 배터리 3사의 코발트 프리 및 공정 코발트

코발트 생산 과정에서 각종 문제에 노출되다 보니 국내 배터리 3사는 코발트 의존성을 줄이기 위해 양극재에서 코발트를 제외하는 ‘코발트 프리’ 제품을 개발하거나 인권 및 환경문제를 억제하기 위해 코발트 생산과정을 엄격히 심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5월 국내 기업 최초로 공정 코발트 동맹(FCA)에 가입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콩고의 소규모 광산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강제 및 아동노동 근절 활동에 동참하고 지역 사회의 근본적인 환경,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테슬라, 구글 등 20여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 업체로는 유일한 회원사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그동안 코발트 주요 생산국인 콩고에서 채굴과정 중 아동노동 착취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며 “코발트의 경제적 이점이나 비용적인 효율성을 따지지 않고 순수하게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차원에서 FCA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FCA 회원사 [사진 출처=FCA]
FCA 회원사 [사진 출처=FCA]

삼성 SDI는 기존 양극재 장점과 기본 특성은 유지하되 코발트를 포함하지 않는 저가형 배터리인 니켈망간계(NMX) 소재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거래하는 23곳의 코발트 제련소 중 21곳이 RMAP 인증을 완료했다. 이는 전년보다 3곳이 늘어난 수치다. RMAP는 콩고와 그 주변국에서 채굴되는 모든 광물을 관리대상에 포함해 책임 있는 광물 조달 원칙이 준수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제련소 인증 프로그램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콩고에서 노동 착취나 환경 파괴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착한 공정을 거친 소재만 사용하는 제련소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며 “RMAP 인증 완료 업체와 거래를 늘려나가며 ESG 경영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SK온이 코발트를 배제한 리튬, 인산, 철을 섞은 LFP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SK온은 책임 있는 구매 원칙하에 철저한 공급망 관리, 코발트 생산과정에 대한 외부 감사, 코발트 정제 공급망 실사 표준 등 윤리적 대외 구매를 준수하는 원재료 회사들을 선별해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SK온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코발트 사용을 지양하는 ‘코발트 레스’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양극재 소재 전체를 10으로 봤을 때 니켈 함량 6, 코발트 2, 망간 2를 유지했다”고 운을 뗀 뒤 “최근에는 니켈이 8, 코발트 1, 망간 1로 바뀌고 있으며 더 나아가 니켈 비중을 90% 수준까지 높이는 하이니켈 배터리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결국 ‘코발트 프리’로 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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