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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달성한 5%대 중국 경제성장...서구의 눈높이는 둔화 넘어 침체까지?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4.01.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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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위드 코로나’ 원년의 중국 경제 성적표가 5.2% 성장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기저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 정부의 공식 목표치인 ‘5% 안팎’을 달성했다.

2022년 마지막달 ‘제로 코로나’ 빗장을 전면적으로 푼 뒤 지난해 1분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반짝 나타났다가 내외수 침체와 부동산 리스크 확대로 성장률이 횡보했지만, 하반기 생산·수출이 살아난 덕에 5%대에 진입할 수 있었다.

경기 침체 우려에 하반기부터 당국의 각종 경기부양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내수경기 회복 속도가 더디고 경제 뇌관인 부동산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주요 국제경제기구 등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 기상도에는 둔화의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5.2%를 기록하며 목표를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5.2%를 기록하며 목표를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국가통계국(NBS)은 17일 2023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21조207억위안(2경23000조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경제사령탑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지난해 5.2% 성장해 '대규모 경기부양'에 의존하지 않고도 정부의 공식 성장 목표를 넘어섰다"고 예고한 것과 일치한다.

이는 블룸버그가 전날 발표한 연간 성장률 예상치(5.2%)와 일치하며, 국제통화기금(IMF·5.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5.2%), 세계은행(WB·5.1%) 등의 전망치와도 부합하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4분기 GDP 성장률도 5.2%를 기록했는데, 로이터의 시장전망치(5.3%)보다는 다소 낮았다. 1분기(4.5%), 2분기(6.3%) 오름세 뒤 둔화했던 3분기(4.9%)보다는 높았다. 하지만 추세를 보여주는 전분기 대비 기준으로 4분기 성장률은 1.0%로 3분기(1.3%)보다 둔화해 경기 진작의 정책효과가 성장 모멘텀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저효과로도 GDP 성장률의 반등은 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원년인 2020년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최저수준인 2.2%으로 추락한 뒤 이듬해 기저효과로 8.4%나 반등했지만, 정부의 목표치(5.5% 내외)를 역대 최대 폭으로 밑돌았던 2022년 3.0% 저성장에 비하면 지난해 반등 폭이 작았다. 기저효과에 리오프닝의 기대치까지 고려할 때 ‘5%안팎’의 눈높이가 다소 낮은 수준이었지만, 2년 연속 목표 미달에 대한 부담을 의식해 보수적으로 잡은 공식 목표치는 초과 달성한 것이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 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의 주티안 경제학 교수는 "연간 5.2% 성장은 전년도의 낮은 기반에서 달성된 것이며, 지난해 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확산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6% 증가했고,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는 7.2% 늘어났다. 연간 고정자산 투자는 4.6% 증가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월간 경제지표에서 지난해 12월 생산은 6.8% 증가로 시장 예상치(6.5%)를 웃돌았지만, 소매판매는 7.4% 증가로 예상치(8%)를 밑돌면서 석 달 만에 악화됐다. 고정자산 투자 내에서 부동산 개발 투자는 9.6% 감소했다.

로이터는 “공장 생산량 증가세는 2022년 2월 이후 최고로 빨라졌지만,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나타났고, 투자 증가세는 여전히 미미했다”며 “한때 세계 2위 경제의 주요 원동력이었던 부동산 부문의 지속적인 약세는 광범위한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지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CNBC에  “부동산 부문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면서 경제는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에 더욱 의존하게 됐다”며 “이 전환이 완료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도 키운다. 소비자물가가 12월(-0.3%)까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같은 기간 내내 '기준치 50'를 하회하면서 경기 수축 국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 [사진=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홈페이지 캡처]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 [사진=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5%대 성장 목표 달성에도 시장의 관심은 민간소비 위축, 부동산 시장 침체, 디플레이션 위험 등으로 수위가 조정된 2024년 성장 전망으로 옮겨진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 WB(4.4%), IMF(4.6%), OECD(4.7%) 등의 전망치는 4%대 중반으로 수렴되면서 성장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로 4.5%를 제시했다.

반면 중국 매체 제멘신원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는 '2024년 중국 경제 예측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제기관의 예상치보다 낙관적인 5.3% 성장을 예상했다. 전망 경로를 1분기 5.0%, 2분기 5.3%, 3분기 5.5%, 4분기 5.4%로 관측하면서 올해 성장의 특징을 하반기에 더 높아지는 ‘전저후고(前低後高)’로 잡았다. 중국은 오는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할 예정인데, 중국의 최상위 싱크탱크인 중국과학원의 전망치와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NBS는 “2023년에는 대외 압력을 이겨내고 내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국민경제가 반등하고 질적 발전이 안정적으로 추진되며, 주요 기대 목표가 성공적으로 달성되고 중국 현대화 건설에서 견고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총평했지만, 중국 경제 진단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차도 상존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서구 분석가들 사이에선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4.5% 이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데, 이는 경기 침체의 결과가 아니라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 급격한 하락세의 결과”라며 “경제학자들은 이를 ‘장기 침체’라고 부른다”고 짚었다. 물가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점차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빚이 많은 가계와 기업이 파산할 수 있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경제 침체가 서구와 동조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NYT와 인터뷰에서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이렇게 진단했다. “성장 둔화, 디플레이션, 자산 거품, 금융 위기로 이어지는 '만성적 저축 과잉'을 뜻하는 장기 침체가 서구에서 중국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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