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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이 끌어내린 성장 눈높이...고물가에 올해도 상저하고?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4.01.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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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2.2%로 낮추고, 물가상승률은 2.6%로 높였다. 지난해 7월 제시했던 전망치보다 성장 눈높이는 0.2%포인트(p) 떨어졌고, 물가 상승폭은 0.3%p 올랐다. 

수출 플러스 기조 확대로 외수 활력이 커지는 반면 길어지는 고물가 흐름 속에 내수 개선이 제약되면서 전반적인 경제 회복세가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세계 교역・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강화되겠지만,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내수·민생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부진에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내수 부진에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가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예상치 1.4%)보다는 0.8%p 성장세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지난해 7월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전망치(2.4%)보다는 하향 조정됐다.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과 비교할 때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같다. 한국은행(2.1%), 산업연구원(2.0%)보다는 높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3%)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잠재성장률(2%)을 다소 웃도는 수준으로나마 성장률 반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은 세계 교역 회복을 근거로 한다. 기재부는 “세계교역 및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 강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IMF가 제시한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3.0%에서 올해 2.9%로 하향 조정됐지만, 글로벌 교역은 같은 기간 0.9%에서 3.5%로 크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반도체 매출전망에 따르면 전체 매출은 지난해 9.4% 역성장에서 올해 13.1% 성장으로 개선되고, 한국의 대표 품목인 메모리(-31.%→44.9%)도 크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마지막달까지 전체 수출은 3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고,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두 달째 증가세를 두 자릿수로 키우면서 1년여 드리웠던 수출전선의 먹구름이 걷어낸 만큼 수출이 경기 둔화의 고리를 끊어내는 흐름이다. 이에 띠라 지난해 7.4% 역성장했던 수출은 올해 8.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 회복에 따라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여주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310억달러(예상치)에서 올해 500억달러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성장 눈높이를 낮춘 것은 내수 부진 때문이다. 정부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실질소득 등 소비여력을 제약하고 있고 투자도 부동산경기 하강, 건설수주·착공 부진 등으로 건설 중심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2022년 4.1% 성장한 민간소비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7월 전망 때 2023년 2.5%, 2024년 2.2%를 예상했지만, 지난해 0.7%p 떨어진 상황에서 소비 부진이 길어지자 올해도 0.4%p 하향 조정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지표인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5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내수 지표인 투자 부문에서 설비투자는 지난해 역성장(-0.2%)에서 올해는 3.0% 성장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에서 정보기술(IT),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 회복과 수출 호조의 낙수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내수의 한 축인 건설경기 침체로 지난해 2.7% 증가한 건설투자는 올해는 1.2% 감소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종전 전망치는 0.2% 증가였지만 2022년(-2.8%)에 이어 마이너스 전망으로 바뀐 것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잠재 리스크로 꼽히는 가운데 어두운 건설경기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정부의 경제전망 [그래픽=연합뉴스]
올해 정부의 경제전망 [그래픽=연합뉴스]

수출과 내수의 회복이 균형을 잡지 못하면서 그간 호조를 보였던 취업자 증가세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32만명(예상치)에서 올해 23만명으로 앞자리가 바뀔 것이라는 예상이다.

진정세가 더딘 물가 상황과 맞물려 소비 위축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내수 부진은 경제성장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년 만에 맞은 2년 연속 3% 이상의 고물가에서 벗어나 올해는 2%대 중반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직전 전망치 2.3%에서 2.6%로 올리면서 한국은행의 눈높이와 같아졌다. 기재부는 “소비자물가는 국제 원자재가격 안정세와 함께 기대 인플레이션율 하락 등 수요압력 완화 영향으로 서서히 둔화할 것”이라며 “다만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더라도 상반기까지는 비교적 높은 (3% 내외) 물가 수준이 이어지며 서민의 체감경기 회복에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유럽·중동 등의 지정학적 갈등, 기상여건 등에 따른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내·외수의 회복 속도 불균형이 두드러지고 고물가까지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면서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본격적으로 경제 활력이 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수렴된다. 지난해 경기 하강 국면에서 정부가 제시했던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하반기 회복)’의 시나리오가 올해는 내수 부문에서 다시 소환되는 이유다. 기재부는 “상반기까지는 비교적 높은 물가 수준, 고금리 영향이 이어지며 소비 회복세가 제약될 것”이라며 “다만 견조한 고용률, 점진적 물가 상승세 둔화, 코로나 이후 축적된 가계저축 등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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